계약이 깨졌을 때 손해를 계산해 보면 생각보다 항목이 많습니다. 못 받은 대금, 다시 구하느라 더 든 비용, 그 사이 놓친 거래, 신용이 떨어져 생긴 불이익까지 줄줄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모두를 상대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배상 범위에 선을 그어 두었고, 그 선의 이름이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입니다. 어느 쪽에 속하느냐에 따라 증명해야 할 것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선은 어디에 그어져 있나
원칙은 통상의 손해까지입니다. 그런 일이 생기면 보통 이런 손해가 따라온다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합니다. 물건을 제때 넘겨받지 못해 다른 곳에서 더 비싸게 사야 했다면, 그 차액은 전형적인 통상손해입니다.
반면 그 사건에만 있던 특별한 사정 때문에 생긴 손해는 다릅니다. 이때는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해서만 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같은 납품 지연이라도, 그 물건이 없어 대형 거래가 통째로 무산됐다면 그 부분은 특별손해로 다뤄집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손해가 크다고 특별손해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준은 금액이 아니라 예견 가능성입니다. 액수가 작아도 특별한 사정에서 비롯됐다면 특별손해이고, 액수가 커도 누구나 예상할 만한 것이면 통상손해입니다.
예견 가능성은 언제를 기준으로 보나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는 지점입니다. 계약을 맺을 때 몰랐더라도, 채무를 이행해야 할 시점까지 알게 됐다면 예견 가능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그래서 계약 도중에 사정을 알린 기록이 중요해집니다. 이 물건이 언제까지 필요하고 늦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미리 문자나 메일로 알려 두었다면, 나중에 그 손해가 특별손해로 분류되더라도 예견 가능성을 증명할 자료가 남습니다.
계약서에 미리 적어 두는 방법
다툼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서입니다. 지연 하루당 얼마를 배상한다는 식으로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 두면 실제 손해를 일일이 증명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금액이 지나치게 크면 법원이 줄일 수 있지만, 기준선이 있다는 것만으로 협상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다만 미리 정한 금액이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면 그 금액으로 배상이 끝나지만, 위약벌로 보면 실제 손해를 따로 청구할 여지가 남습니다. 계약서에 어느 쪽인지 분명히 적어 두지 않으면 대체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계약서에 특별한 사정을 적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납품이 늦으면 어떤 후속 계약에 영향이 있는지 한 줄만 넣어도, 그 사정은 상대가 알았던 것이 됩니다.
실제로 자주 문제 되는 항목들
- 영업손실 : 사업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통상인지 특별인지 갈립니다
- 대체 조달 비용 : 대체로 통상손해로 인정되는 편입니다
- 전매 이익 : 되팔 계획을 상대가 알고 있었는지가 관건입니다
- 위약금과 지체상금 : 계약서에 있으면 그대로, 없으면 실제 손해를 따집니다
- 변호사 비용 : 원칙적으로 소송비용 산입 범위에서만 회수됩니다
이 중 영업손실은 증명 부담이 가장 무거운 항목입니다. 과거 매출 자료, 취소된 주문서, 거래처의 확인서처럼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어야 인정 범위가 넓어집니다.
반대로 자료가 부족하면 법원이 손해액을 직권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해가 발생한 것은 분명한데 액수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사안에서 쓰이는 방식인데, 이때 인정되는 금액은 청구액보다 낮게 잡히는 것이 보통입니다. 자료를 모으는 수고가 결국 금액으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불법행위에서도 같은 기준이 쓰입니다
이 구분은 계약 위반에만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교통사고나 폭행 같은 불법행위 배상에도 그대로 준용됩니다. 사고로 다쳐 치료비와 휴업손해가 생겼다면 통상손해이고, 그 사고 때문에 예정돼 있던 해외 공연이 취소돼 위약금을 물었다면 특별손해로 다뤄집니다.
다만 불법행위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특별한 사정을 알기 어려웠던 경우가 많아 특별손해가 인정되는 폭이 좁습니다. 계약 관계에서는 서로 사정을 알릴 기회가 있었지만, 길에서 마주친 사고에는 그런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금전 채무가 늦어진 경우는 계산이 다릅니다
돈을 제때 주지 않은 경우에는 별도의 규칙이 적용됩니다. 채권자는 손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아도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고, 채무자는 불가항력이었다는 항변으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율은 약정이 있으면 약정대로, 없으면 법정이율에 따릅니다. 소송을 제기한 뒤에는 소송촉진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높은 이율이 적용되는 구간이 생기므로, 청구 시점을 앞당기는 것 자체가 실익이 됩니다.
청구서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항목을 뭉뚱그리지 마십시오. 통상손해에 해당하는 부분과 특별손해에 해당하는 부분을 나누어 적고, 특별손해에는 예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각각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가 과실상계를 주장할 가능성도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손해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는데 방치했다면 그만큼 감액될 수 있습니다. 손해 확대를 줄이려 노력한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결국 인정 금액을 지키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청구 시점을 놓치지 마십시오.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은 시간이 지나면 청구 자체가 막힙니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기간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손해 항목을 모두 적어 본 뒤 각각을 통상과 특별로 나누고, 특별로 분류된 항목에는 상대가 사정을 알았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붙입니다. 자료를 붙일 수 없는 항목은 청구에서 빼는 편이 낫습니다. 근거 없는 항목이 섞이면 청구 전체의 신빙성이 떨어져 인정 금액이 오히려 줄어드는 일이 있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93조(손해배상의 범위) · 민법 제397조(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 · 민법 제398조(배상액의 예정)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자주 묻는 질문
손해가 아주 크면 특별손해가 되나요?
금액의 크기는 기준이 아닙니다. 그 사건에만 있던 특별한 사정에서 비롯됐는지가 기준이고, 특별손해라면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계약할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려줬으면 인정되나요?
이행해야 할 시점까지 알게 됐다면 예견 가능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정을 알린 문자나 메일 기록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계약서에 배상액을 미리 정해 두면 그대로 받나요?
원칙적으로 실제 손해를 증명하지 않아도 정한 금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금액이 지나치게 과다하면 법원이 적당한 선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돈을 늦게 받은 경우에도 손해를 증명해야 하나요?
금전 채무의 지연에는 별도 규칙이 적용되어 손해 발생을 증명하지 않아도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 제기 이후에는 더 높은 이율이 적용되는 구간이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민사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