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아이들 사이에 사고가 나면 부모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처벌이 아니라 돈입니다. 치료비는 누가 내는지, 합의금을 어디까지 부담해야 하는지가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형사 절차와 민사 배상은 완전히 다른 저울로 움직이고, 미성년자가 얽힌 사건에서는 그 차이가 특히 크게 벌어집니다. 아이가 책임을 지는 구간과 부모가 책임을 지는 구간이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 스스로 책임을 지는 나이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형사에서는 나이가 숫자로 딱 잘려 있습니다. 만 14세가 되지 않으면 형사 처벌을 받지 않고, 만 10세 이상이면 보호처분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민사 배상 책임에는 그런 숫자가 없습니다.
기준은 자기 행동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 만한 지능이 있었는지입니다. 이를 책임변식능력이라고 부르며, 같은 나이라도 사건의 성격과 아이의 성숙도에 따라 다르게 판단됩니다. 실무에서는 대체로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부터 인정되는 흐름이지만, 사안마다 결론이 갈립니다.
이 판단이 갈림길인 이유는 결과가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능력이 없다고 보면 아이는 배상 책임을 지지 않고 감독의무가 있는 부모가 대신 책임을 집니다. 능력이 있다고 보면 아이 본인이 책임을 집니다.
아이에게 책임이 있어도 부모가 빠지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아이가 책임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면 부모는 관계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가 감독을 게을리한 것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면 부모도 함께 책임을 집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낸 사고에서 부모가 배상 책임을 지는 판결이 계속 나오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다만 이 경우 부모의 책임은 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잘못에 근거하므로, 피해자가 그 사정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반대로 아이에게 책임능력이 없어 부모가 대신 책임지는 구조에서는 부모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증명의 부담이 어느 쪽에 있느냐가 뒤집히는 셈입니다.
감독의무를 다했다는 것은 무엇으로 보여주나
실무에서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막연히 평소 잘 가르쳤다는 주장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정이 필요합니다.
- 같은 문제로 이전에 지도한 기록이 있는지
- 학교나 상담기관과 협력한 이력이 있는지
- 사고 당시 아이가 부모의 관리 범위를 벗어나 있었는지
- 사고가 예측 가능한 유형이었는지, 돌발적이었는지
- 사고 이후 부모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특히 마지막 항목이 금액에 크게 반영됩니다. 사고를 알고도 방치했는지, 곧바로 피해자를 찾아 치료비를 부담했는지에 따라 위자료 액수가 달라집니다.
학교와 교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학교 안에서 벌어진 사고라면 교사와 학교법인의 책임도 함께 문제 됩니다. 부모를 갈음해 아이를 감독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책임 범위는 무한하지 않고, 학교의 교육활동과 밀접한 시간과 장소에서 예측 가능했던 사고인지가 기준이 됩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의 사고는 인정되는 경우가 많고, 등하굣길이나 방과 후 사적인 만남에서 벌어진 일은 인정 범위가 좁아집니다. 국공립학교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청구하는 구조가 되어 절차도 달라집니다.
배상 금액은 어떻게 잡히나
항목은 성인 사건과 같습니다.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통원 교통비 같은 실비가 하나이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다른 하나입니다. 미성년자 피해에서는 학업 손실과 전학에 따른 부담이 위자료 산정에 반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있다면 서두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성장기 아이의 상해는 경과를 지켜봐야 최종 상태를 알 수 있는데, 그전에 합의하면 나중에 나타난 증상을 다시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합의서에 향후 발생하는 후유증은 별도로 한다는 취지를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러 아이가 함께한 사고의 계산
가해자가 여럿인 경우가 실제로는 더 흔합니다. 이때는 각자의 가담 정도를 따져 책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는 전원이 전액을 책임지는 구조가 원칙입니다. 피해자는 자력이 있는 한 명에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부담을 나누는 것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전액을 물어준 쪽이 나머지에게 각자 몫을 청구하는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합의를 할 때 내가 낸 돈이 전체 중 어느 부분인지 문서에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 입장에서 준비할 것
먼저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십시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자료, 진술서, 진단서가 나중에 민사에서 그대로 쓰입니다. 형사나 보호 절차에서 한 진술이 민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초기에 정리 없이 진술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보험도 확인하십시오. 가정에서 가입한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나 학교안전공제 제도가 적용되는 사안이 적지 않습니다. 보장 범위를 먼저 확인하면 합의 협상의 폭이 넓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시효를 챙기셔야 합니다. 미성년 자녀가 피해자인 경우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때부터 기간이 진행되므로, 아이가 성년이 되기를 기다리다 기간을 넘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가해 학생의 부모라면 순서가 조금 다릅니다.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과 피해 회복에 나서는 것은 양립할 수 있습니다. 다투는 부분은 다투되 치료비는 먼저 부담하는 태도가 결과적으로 총액을 낮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치했다는 인상이 남으면 감독의무 위반 판단에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753조(미성년자의 책임능력) · 민법 제755조(감독자의 책임) ·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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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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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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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몇 살부터 아이가 직접 배상 책임을 지나요?
민사에는 형사처럼 정해진 나이 기준이 없습니다. 자기 행동의 법적 의미를 알 만한 지능이 있었는지를 사안마다 판단하며, 대체로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 인정되는 흐름이지만 결론은 사건마다 다릅니다.
아이에게 책임이 인정되면 부모는 책임이 없나요?
아닙니다. 부모가 감독을 게을리한 것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면 부모도 함께 책임을 집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피해자 쪽이 그 사정을 증명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일어난 사고는 학교가 배상하나요?
교육활동과 밀접한 시간과 장소에서 예측 가능했던 사고라면 교사와 학교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등하굣길이나 방과 후 사적인 만남에서 생긴 일은 인정 범위가 좁습니다.
가해 학생이 여러 명이면 각자 자기 몫만 물어주면 되나요?
피해자에 대해서는 전원이 전액을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라 한 명에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몫을 나누는 것은 그다음 단계이므로 합의 시 문서를 남겨 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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