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친구가 급하다고 해서 계좌로 700만 원을 빌려줬는데 차용증은 안 썼습니다. 갚기로 한 지 반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준 돈 아니냐고 합니다. 이체 내역이랑 카톡밖에 없는데 받을 수 있나요?
본인 사안은 돈이 건네진 사실과 갚기로 한 약속을 각각 무엇으로 증명할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차용증이 없어도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으로 받아 낼 수 있고, 지금이라도 상대의 인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가장 급합니다.
■ 차용증이 없어도 무엇을 증명하면 되나
증명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돈이 실제로 건네졌다는 사실과, 그 돈을 갚기로 했다는 사실입니다. 차용증은 이 둘을 종이 한 장으로 한꺼번에 증명해 주는 문서일 뿐이지, 그것이 있어야만 빌려준 것이 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민법 제598조의 소비대차는 서로 말이 오간 것만으로도 성립합니다. 차용증이 없다면 두 사실을 각각 다른 자료로 나누어 증명하면 되고, 번거로울 뿐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이 하는 일
계좌 이체 내역은 700만 원이 건네졌다는 사실을 그 자체로 증명합니다. 다만 그 돈이 빌려준 것인지 준 것인지까지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대화가 채웁니다. ①빌려 달라는 요청 ②갚겠다는 약속 ③갚아 달라는 독촉 ④거기에 대한 답이 시간 순서대로 남아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안하다거나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답도 빚이 있음을 인정하는 말입니다. 메시지는 화면 그대로 저장하고 통화는 녹음해 두십시오. 본인이 당사자로 참여한 통화를 녹음하는 것은 적법합니다.
■ 준 돈이라고 우기면
상대가 증여였다고 주장하면 법원은 금액의 크기, 두 사람의 관계와 경제 사정, 돈이 오가기 전후의 대화를 함께 놓고 판단합니다. 적지 않은 금액을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준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친구 사이에 오간 큰돈은 대여 쪽으로 기울기 쉽습니다. 실제 재판에서는 갚겠다는 취지로 답한 메시지 하나가 결론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한다면 이체 내역으로 정리됩니다.
■ 지금 당장 만들 수 있는 증거
오늘이라도 갚아 달라고 연락해 답을 받으십시오. 언제까지 갚겠다거나 사정이 어렵다는 답이 오면 그것은 채무의 승인이 되어, 증거인 동시에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사유가 됩니다. 빌린 게 아니라는 답이 와도 다툼의 기록으로 남으니 연락하지 않는 편보다 낫습니다. 관계가 아직 남아 있다면 차용 확인서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금액과 빌린 날, 갚을 날, 이자를 적고 서명이나 날인을 받으십시오. 분할로 갚겠다는 약정서라면 기한을 어길 경우 남은 전액을 한꺼번에 청구한다는 조항을 넣어 두시기 바랍니다.
■ 이자와 시효는 어떻게 되나
이자를 약정하지 않았다면 이자 자체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갚기로 한 날이 지나면 민법 제379조의 연 5% 지연이자가 붙고, 소송으로 가서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가 적용됩니다. 갚을 날을 정하지 않았다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갚아 달라고 요구한 뒤부터 지체가 시작되므로, 내용증명으로 요구한 시점을 남겨 두십시오. 개인 사이의 대여금은 10년, 상대가 영업을 위해 빌린 것이라면 상법에 따라 5년입니다.
■ 청구의 순서와 사기 고소
먼저 내용증명으로 청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갑니다. 상대가 크게 다투지 않을 것 같으면 지급명령이 빠르고, 증여라고 맞설 것이 분명하면 처음부터 소송이 낫습니다. 3천만 원 이하는 소액사건으로 진행되어 절차가 간단합니다. 판결을 받아도 상대에게 재산이 없으면 당장 회수되지는 않지만, 판결로 시효가 10년 늘어나 재산이 생길 때를 기다릴 수 있고 재산명시와 재산조회로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빌린 정황이 있다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가 문제될 수 있으나, 단순히 못 갚는 것만으로는 사기가 되지 않습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598조, 제603조, 제379조, 제387조, 제162조, 제168조, 제174조 · 상법 제64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 민사소송법 제462조 · 소액사건심판법 제2조 · 형법 제34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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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차용증이 없으면 정말 못 받나요?
아닙니다. 이체 내역으로 돈이 간 사실을, 메시지와 통화로 빌린 것임을 증명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갚겠다는 취지의 답 하나가 결론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가 준 돈이라고 우깁니다.
큰 금액을 대가 없이 주는 것은 경험칙에 반한다고 보아 법원은 대여 쪽에 무게를 둡니다. 금액과 관계, 이체 전후의 대화로 대여임을 보이면 됩니다.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갚아 달라고 연락해 상대의 답을 기록으로 남기고, 가능하면 차용 확인서나 분할 상환 약정서를 받습니다.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을 보전한 뒤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사기로 고소할 수 있나요?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정황이 있어야 합니다. 빌린 직후 연락 두절이나 여러 사람에게 같은 수법을 쓴 사실이 근거이며 단순히 못 갚는 것은 사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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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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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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