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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13일조회 6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가 위약벌인가

계약서 끝자락에 위반하면 계약금의 두 배를 위약금으로 한다는 한 줄이 들어 있습니다. 막상 일이 틀어지고 나면 이 한 줄을 두고 양쪽의 말이 갈립니다. 손해가 훨씬 큰데 이 금액만 받아야 하느냐, 손해가 거의 없었는데도 이 금액을 다 물어야 하느냐. 답은 그 위약금이 어느 쪽 성격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아니면 위약벌인지가 모든 것을 가릅니다.

같은 단어 안에 서로 다른 두 가지가 있다

위약금은 계약을 어겼을 때 주기로 미리 정해 둔 돈입니다. 그런데 그 돈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성격이 갈립니다. 계약서에 적힌 말은 같아도 속은 다를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
위반으로 생길 손해가 얼마인지를 미리 정해 둔 것입니다. 손해배상을 대신하는 돈입니다.

위약벌
약속을 지키게 만들기 위한 제재금입니다. 손해배상과는 별개의 돈입니다.

둘 다 위약금이라고 부르지만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실제 손해와의 관계, 법원이 깎아 줄 수 있는지, 손해배상을 따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모두 갈라집니다.

그래서 첫 번째 질문은 언제나 같습니다. 이 조항은 둘 중 어느 쪽인가. 이 물음에 답하지 않으면 청구도 방어도 방향을 잡지 못합니다.

법은 일단 예정으로 본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기본값이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계약서에 위약금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그것은 예정입니다. 위약벌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그렇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고, 증명하지 못하면 추정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애매하면 예정이라고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실무에서 위약벌 주장이 자주 무너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계약서를 쓸 때는 제재의 의미로 넣었다고 하더라도, 문구에 그 뜻이 남아 있지 않으면 법원은 예정으로 읽습니다.

예정이면 무엇이 달라지나

청구하는 쪽은 편해집니다. 위반 사실과 조항의 존재만 보이면 되고, 손해가 얼마나 생겼는지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가 손해는 하나도 없지 않았느냐고 따져도 그 사정만으로 지급을 거부하지 못합니다. 손해액을 놓고 벌이는 지루한 다툼을 건너뛴다는 것이 이 조항의 본래 쓸모입니다.

대신 천장이 생깁니다.

실제 손해가 예정액보다 훨씬 컸더라도 그 초과분은 원칙적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미리 정해 둔 금액이 위반의 값으로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유리한 조항이라고 넣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구분손해배상액의 예정위약벌
손해의 증명필요 없음별도 배상은 증명 필요
초과 손해원칙적으로 청구 불가따로 청구 가능
과다할 때법원이 감액공서양속 위반 부분이 무효
인정되는 정도추정되는 기본값문구가 분명해야 인정

한 가지 덧붙이면, 손해배상액을 예정해 두었다고 해서 이행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398조 제3항이 그렇게 정하고 있으므로, 위약금을 받았으니 계약은 그대로 살아 있다는 식의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과다하면 법원이 깎는다

제398조 제2항은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당사자가 깎아 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으니 그대로 가야 한다는 말이 언제나 통하지는 않습니다.

무엇을 보고 정하는가. 계약의 목적과 내용, 당사자들의 지위와 협상력, 실제로 생긴 손해의 규모, 그리고 그 손해와 예정액 사이의 비율을 종합합니다.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전체를 놓고 판단합니다.

실제 손해의 몇 배에 이르는 금액이라면 깎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액은 예외가 아니라 자주 등장하는 국면입니다. 청구하는 쪽도 이 다툼을 미리 염두에 두고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조항만 믿고 아무것도 챙기지 않으면 법정에서 할 말이 없어집니다.

다만 방향은 한쪽뿐입니다. 법원은 과다한 예정액을 줄일 수 있을 뿐, 너무 적다는 이유로 올려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조항을 넣는 쪽에서는 금액을 크게 적어 두면 그만이라는 생각도, 적게 적어 두어도 나중에 더 받으면 된다는 생각도 모두 어긋납니다.

위약벌은 왜 다르게 취급되나

위약벌은 손해를 메우는 돈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게 하려는 제재금입니다. 성격이 다르니 손해배상과 나란히 설 수 있습니다.

즉 위약벌을 받고도 실제로 입은 손해를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하는 쪽에는 확실히 유리한 구조입니다. 같은 위반으로 두 갈래의 돈을 받게 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인정은 까다롭습니다.

또 하나 알아 둘 것은 조정 방식의 차이입니다. 위약벌에는 제398조 제2항의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대신 그 액수가 지나쳐 민법 제103조가 말하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할 정도에 이르렀을 때 그 부분이 무효가 되는 방식으로 걸러집니다. 법원은 이 무효를 신중하게 인정하는 편이어서, 조정의 폭은 예정보다 오히려 좁습니다.

계약금은 그 자체로 위약금이 아니다

가장 오해가 많은 지점입니다. 계약금을 걸었으니 위약금 약정이 있는 것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민법 제565조에 따라 계약금은 해약금으로 추정됩니다. 상대가 이행에 착수하기 전이라면 준 쪽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받은 쪽은 배액을 돌려주고 계약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잘못이 없어도 쓸 수 있는 해제입니다. 손해배상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계약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위약금 조항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삼으려면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따로 있어야 합니다. 그 조항이 있어야 비로소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되어, 상대가 어겼을 때 손해를 증명하지 않고도 그 돈을 갖거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조항이 없다면 계약금은 해약금에 그칩니다. 상대의 채무불이행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그 손해를 하나하나 증명해 청구해야 합니다. 한 줄의 유무가 이만큼 다릅니다.

어떻게 적고, 어떻게 다투나

계약서를 쓰는 단계에서 성격을 분명히 해 두는 것이 가장 싸게 끝내는 방법입니다.

  1. 예정으로 하려면 위반 시 얼마를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하고 그 밖의 손해배상은 청구하지 않는다고 적습니다.
  2. 위약벌로 하려면 손해배상과 별도로 위약벌로 얼마를 지급한다고 적습니다.
  3. 둘을 함께 둘 수도 있으나, 어느 금액이 어느 성격인지 문구에서 갈라져 있어야 합니다.
  4. 일부만 이행한 뒤 어긴 경우의 처리를 미리 단계별로 정해 둡니다.
  5. 지체상금과 위약금을 함께 둔다면 같은 손해를 두 번 받는 구조가 아닌지 확인합니다.

지연 하루당 얼마씩을 정하는 지체상금도 손해배상액의 예정입니다. 총액이 불어나 과다해지면 마찬가지로 감액의 대상이 됩니다. 공사가 길어질수록 이 금액이 원금에 육박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확인할 것
· 조항에 위약벌이라는 취지가 분명히 적혀 있는지
·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별도 조항이 있는지
· 상대가 일부라도 이행한 부분이 있는지
· 지체상금과 위약금이 같은 손해를 겨냥하고 있지는 않은지
· 그 계약서가 미리 만들어진 약관은 아닌지

청구하는 쪽은 위반 사실과 조항만 증명하면 됩니다. 다만 상대가 감액을 구할 것이 뻔하므로, 실제로 어떤 손해가 얼마나 생겼는지를 함께 정리해 두면 훨씬 유리합니다. 예정액이 실제 손해와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을 보이는 작업입니다.

방어하는 쪽은 반대로 갑니다. 위반이 자기 귀책이 아니라는 점, 실제 손해가 적거나 거의 없다는 점, 이미 상당 부분을 이행했다는 점을 모아 감액을 구합니다. 상대가 위약벌이라고 주장한다면 문구가 그만큼 분명하지 않다는 점부터 짚어야 합니다.

계약서가 한쪽이 미리 만들어 둔 약관이라면 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는 조항을 무효로 하고 있습니다.

정리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손해를 증명하지 않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손해가 더 커도 초과분은 받지 못하고, 과다하면 법원이 깎습니다.

위약벌은 제재금이어서 손해배상을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신 문구가 분명해야 인정되고, 감액이 아니라 일부 무효라는 좁은 문으로만 조정됩니다.

계약금은 위약금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어야 예정이 됩니다. 그 한 줄이 없으면 해약금에 머뭅니다. 계약서를 다시 펼쳐 그 문장이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십시오.

결국 결과를 정하는 것은 계약서의 문구입니다. 쓸 때는 성격을 분명히 적고, 다툴 때는 청구하는 쪽이면 실제 손해를, 방어하는 쪽이면 귀책과 손해의 부존재를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조항 하나를 고쳐 두는 수고가 나중의 소송 하나를 줄입니다.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참조 조문

민법 제398조, 제565조, 제103조, 제390조, 제393조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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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실제 손해가 위약금보다 훨씬 큰데 더 받을 수 없나요?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면 원칙적으로 예정액만 받을 수 있습니다. 위약벌로 정해져 있었다면 별도로 실제 손해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계약서 문구를 확인합니다.

제가 위반했지만 상대 손해는 거의 없는데 전액 물어야 하나요?

예정액은 손해 증명 없이 청구되지만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합니다. 실제 손해가 적거나 없다는 점과 일부 이행 사실을 정리해 감액을 구합니다.

계약금을 그냥 두 배로 물어 주면 되나요?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어야 예정이 됩니다. 조항이 없으면 계약금은 해약금일 뿐이고 이행에 착수한 뒤의 위반에는 실제 손해를 별도로 청구당할 수 있습니다.

위약벌로 정하면 감액이 안 되나요?

예정의 감액 규정은 적용되지 않지만 공서양속에 반할 정도로 과다하면 그 부분이 무효가 됩니다. 폭은 좁지만 조정의 여지는 있으며 위약벌임이 문구에서 분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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