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고, 같은 계약 위반이라도 받아 낼 수 있는 금액은 사람마다 크게 달라집니다. 피해를 본 쪽에서는 겪은 일 전부가 손해로 느껴지지만, 법은 배상해야 할 손해의 범위를 따로 그어 두었습니다. 그 선이 통상의 손해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를 나누는 기준입니다. 어디까지가 당연히 인정되고, 어디부터는 따로 증명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정이 금액을 깎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손해는 무엇을 기준으로 세나
출발점은 비교입니다. 그 일이 없었다면 있었을 재산 상태와 지금의 재산 상태를 견주어 그 차이를 손해로 봅니다.
그래서 손해는 세 덩어리로 나뉩니다. 이미 나간 돈인 적극적 손해, 얻을 수 있었는데 얻지 못한 소극적 손해,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입니다. 치료비와 수리비가 앞의 것이고, 일하지 못해 받지 못한 소득이 가운데 것입니다.
청구서를 쓸 때 이 구분을 먼저 해 두어야 합니다. 항목을 뭉뚱그리면 어느 부분이 왜 인정되지 않았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됩니다.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는 어디서 갈리나
민법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책임이 있다고 이어집니다.
통상의 손해란 그런 종류의 일이 생기면 사회 일반의 관념에 비추어 보통 따라오는 손해를 말합니다. 물건이 제때 오지 않아 다시 사느라 더 든 돈, 공사가 늦어져 추가로 낸 임대료가 여기에 듭니다. 이 부분은 따로 예견가능성을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다릅니다. 그 계약이나 사고에 얽힌 개별 사정 때문에 생긴 손해여서,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비로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선을 긋기 어려운 사안도 많습니다. 같은 항목이 어떤 거래에서는 통상의 손해로, 다른 거래에서는 특별한 사정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 구분 | 내용 |
|---|---|
| 통상의 손해 | 그런 일이 생기면 보통 따라오는 손해. 예견가능성을 따로 묻지 않습니다. |
|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 개별 사정에서 비롯된 손해.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합니다. |
| 적극적 손해 | 치료비, 수리비, 대체물 구입비처럼 실제로 지출된 금액입니다. |
| 소극적 손해 | 휴업으로 받지 못한 소득, 영업을 하지 못해 잃은 이익입니다. |
특별손해를 인정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열쇠는 한 단어입니다.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입니다.
그러므로 다툼은 사후가 아니라 사전으로 옮겨 갑니다. 계약을 맺을 당시에 용도와 납기의 의미를 알렸는지, 지연되면 어떤 손해가 생기는지 설명했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회의록, 견적 요청서, 주고받은 메일이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실무에서 권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거래라면 계약서에 그 사정을 한 줄 적어 두는 것입니다.
예견가능성
손해가 생긴 뒤에 예견했느냐가 아니라, 채무를 부담할 당시에 그런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느냐를 봅니다. 알렸다는 사실을 남겨 두는 일이 곧 배상 범위를 넓히는 준비가 됩니다.
왜 돈으로만 배상하나
민법은 다른 의사표시가 없으면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한다고 정합니다. 부서진 물건을 똑같이 고쳐 놓으라고 청구하는 것이 원칙적인 형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당사자가 달리 정할 수는 있습니다. 원상회복을 약정했다면 그에 따릅니다. 다만 그런 약정은 계약서에 분명히 적혀 있어야 뒤에 다툼이 없습니다.
금전배상 원칙 때문에 실무의 무게는 금액 산정으로 쏠립니다. 수리비 견적, 감정 결과, 소득을 보여 주는 자료가 곧 결론의 크기를 정합니다. 같은 사고라도 자료를 갖춘 쪽이 더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 잘못이 있으면 얼마나 깎이나
채권자에게도 과실이 있으면 법원은 배상의 책임과 그 금액을 정하면서 이를 반드시 참작해야 합니다. 재량이 아니라 의무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과실상계는 사고의 원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손해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는데 그대로 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누수를 알고도 몇 달을 방치해 바닥 전체를 교체하게 된 사안이 그런 예입니다.
그래서 피해를 본 쪽에도 할 일이 남습니다.
- 피해를 확인한 즉시 상대에게 알리고 그 날짜를 남깁니다.
-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응급 조치를 먼저 합니다.
- 조치에 든 비용의 영수증을 따로 보관합니다.
- 상대가 수리나 교체를 제안했다면 거절한 이유를 기록해 둡니다.
불법행위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
그렇습니다. 민법은 손해배상의 범위, 금전배상 원칙, 과실상계에 관한 규정을 불법행위에도 준용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계약 위반이든 교통사고든 범위를 정하는 틀은 같습니다.
다만 불법행위에는 재산 이외의 손해가 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신체나 자유, 명예를 해하거나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도 배상해야 합니다. 생명을 해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배우자가 재산상 손해가 없어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위자료를 정기금으로 지급하도록 명하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담보 제공을 명할 수도 있습니다.
배상액이 더 줄어드는 경우도 있나
있습니다. 민법에는 배상액 경감청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불법행위로 배상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그 손해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생긴 것이 아니고 배상 때문에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받게 될 경우 법원에 경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양쪽의 경제 상태와 손해의 원인을 참작해 금액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판결문에 적히는 금액은 손해액에서 과실상계를 거치고, 사안에 따라 경감까지 지난 결과입니다. 처음 계산한 숫자가 그대로 남는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주의
합의서에 앞으로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으면 그 뒤에 드러난 손해까지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가 끝나지 않았거나 피해 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문구의 범위를 좁혀 두어야 합니다.
정리
배상해야 할 손해는 통상의 손해를 한도로 하고, 개별 사정에서 비롯된 손해는 상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더해집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은 일이 생긴 뒤가 아니라 계약을 맺을 때 알려 두어야 합니다.
배상은 원칙적으로 금전으로 이루어지므로 견적과 감정, 소득 자료의 두께가 곧 금액이 됩니다. 여기에 과실상계와 경감청구가 더해져 최종 금액이 정해집니다. 항목을 어떻게 나누어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청구서를 쓰기 전에 변호사와 함께 손해의 목록부터 짜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751조, 제752조, 제763조, 제765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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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영업을 못 해서 생긴 손실도 청구할 수 있나요?
얻지 못한 이익은 소극적 손해로 청구 대상이 됩니다. 다만 그런 종류의 일에서 보통 따라오는 범위인지, 아니면 개별 사정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따라 증명의 부담이 달라지므로 매출 자료와 계약 취소 내역을 함께 준비하셔야 합니다.
상대가 제 잘못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법원이 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하면서 이를 참작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고 자체의 원인뿐 아니라 손해가 커지는 것을 막지 않은 사정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피해를 알게 된 뒤 어떤 조치를 했는지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받을 수 있습니까?
신체나 자유, 명예를 해하거나 정신상 고통을 가한 경우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인정됩니다. 생명을 해한 경우라면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배우자가 재산상 손해가 없더라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납기가 늦어져 큰 계약을 놓쳤습니다.
개별 사정에서 비롯된 손해로 분류될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가 그 계약의 존재와 납기의 의미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관건이므로, 주문 당시 주고받은 메일과 회의록에서 그 사정을 알린 기록을 찾아보셔야 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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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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