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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9월 16일조회 2

부모를 모시기로 하고 집을 넘겼는데 약속을 안 지킵니다, 증여를 무를 수 있을까요?

Q. 질문 내용

혼자 사시던 어머니가 아파트를 큰아들에게 넘기셨습니다. 모시고 살면서 병원비도 대겠다고 해서 등기까지 마쳤는데, 이전을 받은 뒤로는 연락도 잘 되지 않고 생활비도 전혀 주지 않습니다. 집을 다시 어머니 앞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본인 사안은 넘겨준 집이 조건 없는 증여였는지 조건이 붙은 증여였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양을 조건으로 준 것이 확인되면 되돌릴 여지가 있습니다. 조건이 붙은 증여에는 민법이 일반 증여와 다른 규정을 적용하도록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 조건이 붙은 증여인지부터 가릅니다

갈림길은 제561조입니다. 상대에게 부담이 있는 증여에 대하여는 증여에 관한 규정 외에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여기서 부담이란 재산을 받는 사람이 그 대가로 무엇인가를 하기로 한 약속을 말하며, 모시고 살겠다거나 병원비와 생활비를 대겠다는 약속이 전형적입니다. 그냥 물려준 것이라면 이 조문이 작동하지 않고, 조건을 붙여 준 것이라면 매매나 임대차처럼 서로 의무를 지는 계약의 규정이 따라 붙습니다. 그래서 등기 서류에 무엇이라고 적었는지보다, 넘겨줄 당시에 어떤 약속이 오갔는지를 먼저 정리하셔야 합니다.

■ 부양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무르는 길

조건을 붙이지 않았더라도 길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제556조 제1항 제2호는 증여자에 대하여 부양의무 있는 경우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런데 두 가지 제약이 따릅니다. 하나는 기간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해제원인이 있음을 안 날부터 6월이 지나거나 증여자가 용서의 의사를 표시하면 이 해제권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다른 하나가 더 큽니다. 제558조는 앞의 세 조문에 의한 해제가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하므로, 등기까지 넘어간 집은 이 길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 조건이 붙어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제558조가 가리키는 세 조문은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 수증자의 행위, 증여자의 재산상태 변경에 관한 것입니다. 부담을 이행하지 않아서 하는 해제는 그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제561조가 쌍무계약의 규정을 끌어오므로 근거는 제544조가 됩니다.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안에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문입니다. 해제가 인정되면 제548조 제1항에 따라 원상회복의 의무가 생기고, 이미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는 방향으로 정리하게 됩니다.

■ 무엇을 모아 두어야 합니까

이 사건의 승부는 조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일 수 있는지에서 갈립니다. ① 증여계약서나 각서에 모시겠다는 문장이 있으면 가장 분명합니다. ② 문서가 없다면 그 무렵의 대화 녹음, 문자메시지, 가족 단체방 기록을 찾아봅니다. ③ 다른 형제나 이웃처럼 그 약속을 들은 사람의 진술도 자료가 됩니다. ④ 받은 뒤에 실제로 부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통장 거래 내역, 요양병원 입원 기록, 진료비 영수증으로 보입니다. ⑤ 넘겨줄 당시 다른 재산이 있었는지도 정리해 두십시오.

■ 절차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내용증명으로 부양 의무의 이행을 구하면서 기한을 정합니다. 한 달 정도를 주고 그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증여계약을 해제한다는 문장을 함께 적습니다. 기간이 지나도 변화가 없으면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합니다. 상대가 집을 팔아 버릴 우려가 있다면 소를 내기 전에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신청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족 사이의 사건이라 조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등기가 이미 넘어간 상태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이 어려워지므로, 자료를 정리하신 뒤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544조, 제548조, 제556조, 제558조, 제56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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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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