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끌던 소송에서 이기고 판결문을 손에 쥐면 이제 상대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법원에 압류를 신청하면 서류가 하나 빠졌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판결문 뒤에 덧붙여 적는 짧은 문장, 집행문입니다. 이것이 왜 따로 필요한지, 어디서 어떤 서류로 받는지, 상대가 바뀌었거나 판결에 조건이 붙어 있을 때는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판결문만으로는 왜 압류가 되지 않나
민사집행법 제24조는 강제집행이 확정된 종국판결이나 가집행의 선고가 있는 종국판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다고 정합니다. 그 다음 조문이 한 겹을 더 얹습니다. 제28조 제1항은 강제집행을 집행문이 있는 판결정본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하고, 그 정본을 집행력 있는 정본이라고 부릅니다.
왜 한 단계를 더 두었을까요. 집행관이나 집행법원은 사건 기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판결이 확정되었는지, 조건이 붙어 있다면 그것이 이루어졌는지를 집행 현장에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록을 가진 쪽이 미리 확인해 한 줄로 적어 줍니다. 제29조는 집행문을 판결정본의 끝에 덧붙여 적도록 하고, 누구에 대한 강제집행을 실시하기 위하여 누구에게 준다는 취지를 적은 뒤 법원사무관등이 기명날인하게 했습니다.
집행권원과 집행문
집행권원은 청구권의 존재와 범위를 확정한 문서이고, 집행문은 그 문서가 지금 누구를 상대로 집행될 수 있는지를 표시한 부기입니다. 내용과 자격의 관계로 보시면 됩니다.
어디에 신청하고 무엇을 준비하나
제28조 제2항이 창구를 정해 두었습니다. 집행문은 신청에 따라 제1심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이 내어 주고, 소송기록이 상급심에 있는 때에는 그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이 내어 줍니다. 항소심에서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기록이 1심으로 돌아와 있으면 1심 법원이 창구가 됩니다.
절차는 무겁지 않습니다. 제28조 제3항은 신청을 말로 할 수 있다고까지 정해 두었습니다. 실제로는 신청서를 내는 방식이 일반적이고, 전자소송 사건이라면 온라인으로도 됩니다.
- 판결정본과 확정증명원을 함께 준비합니다.
- 가집행 선고가 붙은 판결이면 확정을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 조건이 붙어 있다면 그 조건이 이루어졌음을 보여 주는 서류를 냅니다.
- 당사자의 이름이나 주소가 바뀌었다면 이를 확인할 공적 서류를 붙입니다.
- 수입인지와 송달료를 납부합니다.
제37조는 집행력 있는 정본의 효력이 전국 법원의 관할구역에 미친다고 정합니다. 부산에서 받은 정본으로 다른 지역의 재산에도 집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언제 내어 주고 언제 막히나
제30조 제1항은 집행문을 판결이 확정되거나 가집행의 선고가 있는 때에만 내어 준다고 정합니다. 1심에서 이겼더라도 가집행 선고가 없고 상대가 항소했다면 그 단계에서는 받을 수 없습니다.
제2항은 조건이 붙은 판결을 다룹니다. 판결을 집행하는 데에 조건이 붙어 있어 그 조건이 성취되었음을 채권자가 증명하여야 하는 때에는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여야만 내어 줍니다. 물건을 넘겨받는 것과 맞바꾸어 돈을 지급하라는 식의 주문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단서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판결의 집행이 담보의 제공을 조건으로 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합니다.
상대가 바뀌었거나 내가 바뀌었다면
판결을 받아 둔 사이에 사람이 바뀌는 일이 생깁니다. 채무자가 사망했거나, 회사가 합병되었거나, 채권을 넘긴 경우입니다.
제31조 제1항은 집행문을 판결에 표시된 채권자의 승계인을 위하여 내어 주거나 채무자의 승계인에 대한 집행을 위하여 내어 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것을 승계집행문이라고 부릅니다. 다만 그 승계가 법원에 명백한 사실이거나 증명서로 승계를 증명한 때에 한합니다.
절차도 한 칸 무거워집니다. 제32조 제1항은 조건이 붙은 경우와 승계의 경우에 재판장의 명령이 있어야 집행문을 내어 준다고 정하고, 제2항은 재판장이 그에 앞서 채무자를 심문할 수 있게 했습니다. 가족관계증명서나 법인 등기사항증명서를 미리 갖추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집행문이 필요 없는 집행권원도 있나
판결만 집행권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56조는 항고로만 불복할 수 있는 재판, 확정된 지급명령,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취지가 적힌 공정증서, 소송상 화해와 청구의 인낙을 나란히 적어 두었습니다. 제57조는 이들에게도 집행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합니다.
예외는 지급명령입니다. 제58조 제1항은 확정된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을 집행문을 부여받을 필요 없이 지급명령 정본으로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다만 집행에 조건이 붙은 경우와 승계인을 위하여 집행하는 경우는 빠집니다. 이 두 가지는 따로 받아야 합니다.
| 집행권원 | 집행문 |
|---|---|
| 확정된 판결 | 1심 법원에서 부여받아야 합니다. |
| 가집행 선고부 판결 | 확정 전이라도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
| 확정된 지급명령 | 원칙적으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
| 공정증서 | 공증인 사무소에서 부여받습니다. |
| 소송상 화해·조정 | 조서를 기초로 부여받습니다. |
거절당하거나 부당하게 부여되었다면
다툴 길이 세 갈래로 열려 있습니다.
조건 성취나 승계를 증명할 수 없어 거절된 경우에는 제33조가 길을 냅니다. 채권자는 집행문을 내어 달라는 소를 제1심 법원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절차상의 처분 자체를 다투려면 제34조 제1항의 이의신청을 하고, 이는 법원사무관등이 속한 법원이 결정으로 재판합니다.
반대쪽에는 제45조가 있습니다. 승계가 잘못 인정되었다고 보는 채무자는 이의의 소로 그 집행력을 다툽니다.
주의
정본을 여러 통 받으려면 제35조에 따라 재판장의 명령이 필요합니다. 이미 받은 정본을 돌려주지 않고 다시 신청하는 경우도 같으며, 채무자에게 그 사유가 통지됩니다.
집행문을 받은 다음에 남는 일
정본을 손에 쥐었다고 바로 압류가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제39조 제1항은 강제집행을 신청한 사람과 집행을 받을 사람의 이름이 판결이나 집행문에 표시되어 있고 판결을 이미 송달하였거나 동시에 송달한 때에만 개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승계집행문으로 집행하는 경우에는 한 겹이 더 있습니다. 제2항은 그 집행문을 강제집행을 개시하기 전에 채무자의 승계인에게 송달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송달 증명원을 함께 발급받아 두십시오. 집행 신청 단계에서 반드시 요구되는 서류입니다.
정리
확정판결은 내용을 정한 문서이고, 그 내용을 실제로 실행할 자격을 표시하는 것이 집행문입니다. 제28조가 집행력 있는 정본을 요구하는 이상, 판결문 원본만으로는 압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창구는 제1심 법원이며 기록이 상급심에 있으면 그 법원입니다. 확정되었거나 가집행 선고가 붙어야 내어 주고, 조건부 판결과 승계 사안에서는 증명서류와 재판장의 명령이 더 필요합니다. 확정된 지급명령처럼 집행문 없이 집행하는 예외도 있습니다. 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채권이라면 순서를 짜는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사집행법 제24조, 제28조, 제29조, 제30조, 제31조, 제32조, 제33조, 제34조, 제35조, 제36조, 제37조, 제39조, 제45조, 제56조, 제57조, 제58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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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판결문 원본이 있는데도 압류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강제집행은 집행문이 붙은 정본으로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행 현장에서는 판결이 확정되었는지와 조건이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 기록을 가진 법원이 미리 확인해 정본 끝에 적어 주는 구조입니다.
집행문은 어느 법원에서 받습니까?
원칙적으로 제1심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이 내어 주고, 소송기록이 상급심에 올라가 있는 동안에는 그 법원에서 받습니다. 항소심에서 확정되었더라도 기록이 내려와 있으면 1심 창구로 가시면 됩니다.
채무자가 사망했는데 상속인에게 집행할 수 있나요?
승계집행문을 받으면 가능합니다. 승계가 법원에 명백하거나 증명서로 증명된 때에 한하여 부여되고, 이 경우에는 재판장의 명령을 거치며 집행을 시작하기 전에 승계인에게 송달까지 마쳐야 합니다.
지급명령을 받았는데도 집행문이 필요한가요?
확정된 지급명령은 원칙적으로 집행문 없이 정본만으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집행에 조건이 붙어 있거나 당사자의 승계인을 위하여 집행하는 경우에는 따로 부여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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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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