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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20일조회 6

이율을 적지 않은 차용에도 이자가 생기나

지인에게 돈을 건네면서 종이 한 장을 받아 두는 일이 있습니다. 금액과 날짜는 적혀 있는데 이자에 관한 줄이 비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몇 해가 지나 돌려받을 때가 되면 그 빈칸을 두고 말이 갈립니다. 한쪽은 당연히 이자가 붙는다고 하고, 다른 쪽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민법은 이 빈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여러 조문에 나누어 적어 두었습니다. 순서대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빌려준다는 약속만으로 이자가 붙나

붙지 않습니다. 제598조는 소비대차를 이렇게 그려 놓았습니다. 한쪽이 돈이나 대체물을 건네 그 소유를 넘기고, 받은 쪽은 뒷날 같은 만큼을 되돌려 주기로 하는 약속입니다. 대가에 관한 말은 이 정의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자는 따로 약속해야 생깁니다. 돈을 빌려주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법이 이자 없는 형태를 예정하고 있다는 점은 제601조에서도 드러납니다. 이자 없는 소비대차의 당사자는 목적물을 건네기 전이라면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다만 상대에게 생긴 손해는 배상해야 합니다. 무상으로 빌려주기로 한 약속에 사람을 단단히 묶어 두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자와 지연손해금
이자는 돈을 쓰게 해 준 대가이고, 지연손해금은 갚기로 한 날을 넘긴 데 대한 배상입니다. 이름이 비슷해 한 덩어리로 계산하기 쉽지만 근거 조문과 발생 시점이 서로 다릅니다.

이자는 주기로 했는데 이율이 비어 있다면

이때 제379조가 빈칸을 메웁니다. 이자 있는 채권의 이율은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푼으로 합니다.

조문이 읽히는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1. 그 채권의 이율을 정한 다른 법률의 규정이 있는지 먼저 봅니다.
  2. 없으면 당사자가 약정해 둔 이율을 찾습니다.
  3. 그것도 없을 때 비로소 연 5푼이 적용됩니다.

그러니 차용증에 이자를 준다는 말이 적혀 있고 숫자만 빠져 있다면 이 이율로 계산하게 됩니다. 반대로 이자에 관한 언급이 아예 없으면 메울 빈칸 자체가 없습니다. 제379조는 이자 있는 채권을 전제로 한 규정이기 때문입니다.

거래 상대가 상인으로 평가되는 사안이라면 상법이 앞에 놓여 결론이 바뀌기도 합니다.

언제부터 세기 시작하나

기산점은 제600조 앞부분이 정합니다. 이자 있는 소비대차는 차주가 목적물의 인도를 받은 때부터 이자를 계산하여야 합니다.

계약서에 서명한 날이 아닙니다. 실제로 돈이 건너간 날이 기준입니다.

분할해 건넨 사안에서는 이 차이가 커집니다. 약정일에 절반, 두 달 뒤에 나머지를 보냈다면 각 금액마다 인도 시점이 달라 이자의 시작일도 갈립니다. 이체 내역을 날짜별로 정리해 두어야 계산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받기를 미룬 쪽이 빌리는 사람이라면

제600조 뒷부분이 이 국면을 다룹니다. 차주가 자기 책임 있는 사유로 수령을 지체한 때에는 대주가 이행을 제공한 때부터 이자를 계산합니다.

빌리기로 해 놓고 받기를 미뤄 이자 시점을 늦추는 일을 막는 규정입니다.

다만 요건이 둘입니다. 차주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하고, 대주가 실제로 이행을 제공했어야 합니다. 송금하려 했으나 계좌를 알려 주지 않았다거나, 만나기로 한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는 사정이 여기에 놓입니다. 그 정황을 남겨 두지 않으면 이 조문을 쓰기 어렵습니다.

갚을 날을 비워 두었다면

기한이 없는 차용증도 적지 않습니다. 제603조 제1항은 정해 둔 때가 오면 빌린 것과 동등한 물건으로 갚으라고 하고, 그 시기를 비워 둔 경우는 제2항이 따로 받습니다.

이때 빌려준 쪽은 돌려 달라고 알리면서 상당한 기간을 함께 주어야 합니다. 오늘 당장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반대 방향은 자유롭습니다. 빌린 쪽은 기한을 기다리지 않고 미리 정리해도 됩니다. 여유가 생겼을 때 앞당겨 갚는 데 제약이 없습니다.

촉구는 내용증명으로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언제 얼마의 기간을 주었는지가 뒤에 이어질 계산의 출발점이 됩니다.

갚지 않아서 붙는 돈은 이자가 아니다

기한이 지난 뒤에 붙는 금액은 성격이 다릅니다. 제397조 제1항이 금전채무의 불이행에 관하여 손해배상액을 법정이율에 의하도록 하고, 법령의 제한을 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따르게 합니다.

제2항이 실무에서 큰 역할을 합니다. 채권자는 손해를 증명할 필요가 없고, 채무자는 과실이 없었다고 항변하지 못합니다. 돈을 제때 받지 못하면 그만큼 손해가 있다고 법이 미리 정해 둔 셈입니다.

차용증의 상태기한 전기한이 지난 뒤
이자 약정도 이율도 없음이자가 발생하지 않습니다.제397조로 법정이율만큼 붙습니다.
이자는 주기로 했으나 이율이 빈칸제379조의 이율로 계산합니다.같은 이율이 이어집니다.
이율을 숫자로 적어 둠적은 이율대로 계산합니다.제한을 넘지 않으면 그 이율이 기준입니다.
갚을 날이 비어 있음제603조 제2항의 촉구가 먼저입니다.준 기간이 지나야 지체가 시작됩니다.

이율의 상한과 빌려준 물건의 하자

약정이 있다고 무한정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제397조 제1항도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일 것을 조건으로 달고 있습니다.

이 제한은 민법 밖에 있습니다. 이자제한법과 대부업 관련 법률이 최고이율을 정하고 있으므로, 숫자를 적기 전에 그 시점의 상한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상한을 넘긴 부분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돈이 아닌 물건을 빌려준 경우에는 제602조가 하나 더 붙습니다. 이자 있는 소비대차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면 매도인의 담보책임 규정이 준용되고, 이자 없는 소비대차라면 차주가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으로 반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주가 하자를 알면서 알려 주지 않았다면 이자 있는 경우와 같게 다룹니다.

확인할 것
· 이자를 주기로 한 문구가 어디엔가 남아 있는지
· 돈이 실제로 건너간 날짜와 금액이 이체 내역으로 확인되는지
· 갚기로 한 날이 적혀 있는지, 없다면 촉구를 보냈는지
· 적어 둔 이율이 그 시점의 법정 상한 안에 있는지
· 일부를 갚은 기록이 있는지와 그것을 어디에 충당했는지

정리

빌려주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자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자를 주기로 한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하고, 이율이 비어 있을 때 제379조가 대신 채워 줍니다.

세기 시작하는 날은 서명한 날이 아니라 돈이 건너간 날입니다.

기한을 넘긴 뒤의 금액은 이자가 아니라 배상이며, 제397조가 증명의 부담을 덜어 줍니다. 오래된 차용증이라면 소멸시효까지 함께 따져야 하므로, 금액이 크다면 계산 근거를 정리해 변호사와 함께 청구 범위를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79조, 제397조, 제598조, 제600조, 제601조, 제602조, 제603조 · 이자제한법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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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차용증에 이자 이야기가 한 줄도 없습니다. 이자를 받을 수 있나요?

기한 전 구간의 이자는 약정이 있어야 발생하므로 청구가 어렵습니다. 다만 갚기로 한 날을 넘긴 뒤에는 제397조 제1항에 따라 법정이율에 의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으니 기한과 촉구 시점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자를 준다고만 적고 비율은 안 적었습니다.

제379조가 적용되어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약정이 없는 한 연 5푼으로 계산합니다. 다만 양쪽이 상인으로 평가되는 거래라면 상법의 이율이 앞에 놓이므로 거래의 성격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계약서를 쓴 날과 돈을 보낸 날이 다릅니다.

제600조는 차주가 인도를 받은 때부터 이자를 계산하도록 정하므로 실제로 돈이 건너간 날이 기준입니다. 나누어 보냈다면 각 금액마다 시작일이 달라지니 이체 내역을 날짜별로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갚을 날짜를 안 적었는데 바로 달라고 할 수 있나요?

제603조 제2항은 상당한 기간을 주면서 돌려 달라고 알리도록 하므로 즉시 청구는 어렵습니다. 그 통지는 도달이 확인되는 방법으로 남기시고, 빌린 쪽은 기한 전에 앞당겨 갚아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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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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