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작년에 빌려준 돈 2,000만원을 돌려받을 때가 되었는데, 채권자 본인이 아니라 그 아들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대신 받아 갔습니다. 신분증을 보여 주기에 그대로 현금으로 건넸습니다. 그런데 최근 채권자 쪽에서 아들에게 받을 권한을 준 적이 없다며 다시 갚으라고 합니다.
본인 사안은 돈을 받아 간 사람에게 수령할 자격이 있었는지, 없었다면 민법이 마련해 둔 구제 조문에 닿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격 없는 사람에게 건넨 것은 원칙적으로 채무를 없애지 못해 한 번 더 갚아야 하지만, 제470조부터 제472조까지 세 갈래의 출구가 열려 있습니다.
■ 원칙은 한 번 더 갚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갚는 행위가 채무를 없애려면 상대가 채권자이거나 대신 받을 자격을 갖춘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 자리에 서 있지 않은 사람에게 건넸다면 빚은 줄지 않은 채 남고, 진짜 채권자가 청구서를 다시 보내와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잘못 건넨 돈은 제741조를 들어 받아 간 사람에게 돌려 달라고 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이미 소비했거나 자취를 감추면 회수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민법은 곧바로 이중 부담을 지우는 대신 세 개의 문을 따로 만들어 두었고, 본인 사안이 어느 문에 닿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 채권자로 보이는 외관을 갖춘 사람이었다면
첫 번째 문이 제470조입니다.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는 변제자가 선의이며 과실 없는 때에 한하여 효력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준점유자란 거래 관념에 비추어 채권자인 것처럼 보이는 겉모습을 갖춘 사람을 가리킵니다. 사망한 채권자의 상속인이라며 나타난 사람, 양수인이라며 통지서를 내보인 사람이 여기에 가깝습니다. 다만 요건이 둘이라는 점을 놓치시면 안 됩니다. 몰랐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확인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인정되어야 하므로,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입금 계좌의 명의를 맞춰 본 기록이 있는지가 실제 다툼의 중심에 놓입니다.
■ 영수증을 들고 온 경우는 기준이 다릅니다
두 번째 문인 제471조는 무게추를 반대쪽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영수증을 소지한 자에 대한 변제는 그 소지자에게 받을 자격이 없더라도 효력이 있고, 다만 건넨 사람이 그 자격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만 예외가 된다는 구조입니다. 앞의 조문과 달리 무과실을 스스로 내세워야 하는 부담이 가벼워집니다. 그렇다고 종이 한 장이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영수증에 채권자의 서명이나 날인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어야 하고, 채권자가 직접 오지 못한 사정을 설명하지 못하거나 계좌 이체를 마다하고 현금만 요구하는 등 이상한 정황이 있었다면 알 수 있었던 경우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 두 문에 닿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남는 것
세 번째 문은 제472조이며 앞의 두 조문에 해당하지 않는 나머지를 받습니다. 받을 자격 없는 자에 대한 변제라도 채권자가 이익을 받은 한도에서는 효력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건넸는데 받아 간 사람이 그중 400만원을 진짜 채권자에게 흘려보냈다면 그 400만원만큼은 빚이 사라지고 600만원이 남습니다. 이 한도를 주장하려면 돈이 채권자에게 실제로 닿았다는 사실을 드는 쪽에서 보여야 하므로, 받아 간 사람의 계좌 거래 내역을 확보해 두는 일이 급합니다.
■ 지금 바로 챙기실 다섯 가지
순서대로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① 건넨 날짜와 금액, 방법을 이체 내역이나 현금 수수 정황과 함께 시간순으로 적습니다. ② 제474조는 변제자에게 영수증을 청구할 권한을 주므로, 그때 받은 영수증 원본이 남아 있는지 찾아봅니다. ③ 차용증 같은 채권증서를 전부 갚으면서 돌려받았는지도 확인합니다. 제475조가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해 두었고, 증서가 상대 손에 그대로 있다면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④ 채권양도를 이유로 건넨 사안이라면 제450조 제1항이 요구하는 양도인의 통지나 채무자의 승낙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⑤ 상대의 신분과 자격을 무엇으로 확인했는지 당시 기록을 모읍니다. 금액이 크거나 이미 재청구를 받으셨다면 어느 조문으로 다툴지 정리한 뒤 변호사와 상의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450조, 제470조, 제471조, 제472조, 제474조, 제475조, 제741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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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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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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