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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9월 21일조회 4

무상으로 빌려 간 물건, 언제든 반환을 요구할까요?

Q. 질문 내용

2년 전에 조카가 일을 시작한다기에 제 이름으로 된 1톤 트럭을 그냥 쓰라고 내주었습니다. 기한은 따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보니 조카는 손을 뗐고 조카 친구가 그 차를 몰고 다닙니다. 이제 제가 쓸 일이 생겨 돌려받고 싶은데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값을 받지 않고 내준 물건에 관하여 돌려받을 시기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한을 정해 두지 않았더라도 아무 때나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쓰기에 넉넉한 기간이 지났거나 약속을 어긴 사정이 있으면 해지가 열립니다.

■ 공짜로 내준 것도 계약입니다

제609조는 사용대차를 이렇게 그려 놓았습니다. 한쪽이 상대방에게 무상으로 사용하고 수익하게 하려고 목적물을 인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그것을 쓰고 난 뒤 물건을 반환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는 내용입니다. 차임이나 사용료가 오가면 임대차가 되고, 한 푼도 오가지 않으면 이 조문 쪽으로 넘어옵니다. 친척이나 이웃 사이에 종이 한 장 없이 주고받았더라도 계약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사용대차가 성립한 상태로 다루어집니다. 그래서 반환을 구할 근거도 소유권만이 아니라 이 계약에서 나옵니다.

■ 돌려받는 시기는 어떻게 정해지나

제613조가 두 갈래를 놓았습니다. 제1항은 간단합니다. 정해 둔 시기가 있으면 그때 돌려주어야 합니다. 어려운 쪽은 제2항인데,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면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에 따른 사용과 수익이 끝난 때에 반환하도록 합니다. 이사 갈 동안 쓰라고 빌려준 사다리라면 이사가 끝난 시점이 그 자리입니다. 여기에 단서가 하나 붙어 있고 실무에서는 이 단서가 자주 쓰입니다. 사용하고 수익하기에 족한 기간이 지난 때에는 대주가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문장입니다. 목적을 특정하지 않고 내준 물건이라면 이 단서로 정리하게 됩니다.

■ 용법을 어기거나 남에게 넘겼다면

제610조가 차주 쪽에 두 가지 선을 긋습니다. 제1항은 계약이나 그 목적물의 성질로 정하여진 용법에 따라 써야 한다고 하고, 제2항은 대주의 승낙이 없으면 제삼자에게 사용하거나 수익하게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 두 항을 어기면 제3항이 곧바로 해지권을 줍니다. 승낙 없이 남에게 넘겨 쓰게 한 사정이 확인되면 넉넉한 기간이 지났는지를 따질 필요도 없이 계약을 끝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승낙은 말로도 가능하지만 나중에 다투어지므로, 허락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면 문자로라도 의사를 남겨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 그 밖에 계약이 끝나는 사유와 비용

제614조는 차주가 사망하거나 파산선고를 받은 때 대주에게 해지권을 줍니다. 공짜로 빌려주는 관계가 그 사람을 믿고 맺어진 것이라는 성격이 드러나는 조문입니다. 비용은 제611조가 나눕니다. 제1항은 차용물의 통상의 필요비를 차주가 부담하게 하므로 기름값이나 소모품 교체는 빌려 쓴 쪽 몫입니다. 그 밖의 비용은 제2항이 제594조 제2항을 준용해 처리합니다. 돌려줄 때의 상태는 제615조가 정하는데, 원상으로 회복하여야 하고 붙여 놓은 물건은 떼어 갈 수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빌려 갔다면 제616조에 따라 연대하여 의무를 집니다.

■ 지금 순서대로 하실 일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① 언제 무엇을 어떤 상태로 건넸는지, 쓰라고 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문자와 사진으로 모읍니다. ② 지금까지 지난 기간이 그 용도에 쓰기에 넉넉했다고 볼 만한지 따져 봅니다. ③ 승낙 없이 다른 사람이 쓰고 있다면 그 정황을 사진과 목격자 진술로 남깁니다. ④ 해지한다는 뜻과 반환할 기한, 반환 장소를 적어 내용증명으로 보내고 도달일을 확보합니다. ⑤ 반환받은 뒤 파손이나 개조가 확인되면 제617조가 정한 기간을 놓치지 마십시오. 용법에 위반한 사용으로 생긴 손해배상 청구와 차주가 지출한 비용의 상환 청구는 모두 대주가 물건을 돌려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상대가 끝내 응하지 않으면 인도를 구하는 소로 넘어가게 되므로, 물건의 값이 크다면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잡으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609조, 제610조, 제611조, 제613조, 제614조, 제615조, 제616조, 제61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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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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