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셋이 돈을 모아 땅을 샀는데 매도인이 등기를 넘기지 않습니다. 첫째는 계약을 깨고 돈을 돌려받자고 하고, 둘째는 값이 올랐으니 끝까지 이행을 받자고 합니다. 셋째는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 첫째 혼자 해제 통지를 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민법 제547조는 당사자가 여럿인 계약의 해제를 한 사람의 뜻에 맡기지 않습니다. 전원이 함께, 전원을 상대로 하도록 못 박았고, 한 사람의 권리가 사라지면 나머지도 따라 사라지게 했습니다.
조문은 무엇을 요구하나
제547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일방 또는 쌍방이 여러 사람인 경우 계약의 해지나 해제를 그 전원으로부터 또는 전원에 대하여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해제권의 불가분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원칙입니다.
방향이 둘입니다.
해제하는 쪽이 여럿이면 전원이 함께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셋 중 둘만 보낸 통지는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해제를 당하는 쪽이 여럿이면 그 전원에게 통지가 닿아야 합니다.
제2항은 소멸의 문제를 다룹니다. 당사자 1인에 대하여 해제의 권리가 소멸한 때에는 다른 당사자에 대하여도 소멸합니다.
왜 나누어 행사하지 못하게 했나
계약을 반으로 쪼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제는 제548조에 따라 계약을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돌리고 서로 받은 것을 반환하게 합니다. 매수인 셋 중 한 사람에 대해서만 해제가 이루어진다면, 그 사람 몫은 돌려주고 나머지 둘의 몫은 그대로 이행해야 하는 반쪽짜리 계약이 남습니다. 토지 한 필지라면 어느 부분을 돌려주어야 하는지부터 정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 보호의 뜻도 있습니다. 매수인 한 사람의 변심으로 계약 일부가 무너지면 매도인과 남은 매수인들의 관계도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 됩니다. 계약은 하나로 성립했으니 그 운명도 하나여야 한다는 것이 조문의 태도입니다.
그래서 이 조문은 강행규정이 아닙니다. 각자 자기 몫에 관하여 따로 해제할 수 있다고 정했다면 그 약정이 우선합니다.
매수인이 셋인데 둘만 해제하겠다면
도입부의 형제 사례로 돌아갑니다. 첫째 혼자 보낸 해제 통지는 효력이 없습니다. 첫째와 둘째가 함께 보내도 셋째의 의사가 빠져 있어 결과는 같습니다.
해결의 순서는 안에서 밖으로 갑니다.
- 공동 매수인 사이에서 해제할지 이행을 받을지 뜻을 모읍니다.
-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의사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위임장을 받아 둡니다.
- 전원의 이름으로 된 해제 통지서를 만들고 각자 서명하거나 대리인이 대신합니다.
- 통지서를 매도인 전원에게 도달하게 보냅니다.
뜻이 끝내 모이지 않으면 해제는 되지 않습니다. 해제를 원하는 사람에게 남는 것은 이행청구와 손해배상청구이며, 제551조가 해제와 손해배상을 별개로 두므로 해제 없이도 지연에 따른 배상은 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해제를 원하지 않는 쪽이 다수라는 이유로 소수의 뜻을 누를 수도 없고, 전원의 일치가 없으면 계약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매도인이 여럿인 계약을 해제하려면
이번에는 상대가 여럿인 경우입니다. 공동상속인 다섯이 물려받은 집을 파는 계약에서 매수인이 해제하려면 다섯 명 전원에게 해제의 의사표시가 닿아야 합니다.
제543조 제1항이 해제를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도록 정하므로 도달이 기준입니다. 대표자 한 사람에게만 보내는 것은 그 사람이 나머지를 대리할 권한을 갖고 있을 때에만 통합니다.
주소를 모르는 상속인이 있다면 한 사람에게 도달하지 않은 채로는 해제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소를 제기해 소장 부본의 송달로 의사표시를 갈음하거나, 제113조의 공시송달 절차를 밟습니다.
| 장면 | 제547조의 요구 | 부족하면 |
|---|---|---|
| 매수인 3인 중 1인만 해제 통지 | 전원으로부터 | 해제 효력 없음, 계약 존속 |
| 매도인 5인 중 대표 1인에게만 통지 | 전원에 대하여 | 나머지에게 도달할 때까지 미완성 |
| 매수인 1인이 목적물을 훼손 | 제2항, 전원의 해제권 소멸 | 나머지도 해제 불가 |
| 계약서에 지분별 개별 해제 약정 | 약정이 우선 | 각자 자기 몫만 해제 가능 |
한 사람의 해제권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나
제2항이 가장 예상 밖의 결과를 만듭니다.
소멸의 사유는 여러 갈래입니다. 제553조에 따라 한 사람이 자기 과실로 목적물을 현저히 훼손한 경우, 제552조에 따라 상대의 확답 최고에 한 사람이 기간 안에 답하지 않은 경우, 한 사람이 해제권을 포기한 경우가 모두 여기에 듭니다. 어느 경우든 계약 전체의 해제권이 닫힙니다.
뒤집어 보면 상대방에게는 유리한 장치입니다. 여러 매수인 중 한 사람만 설득해 해제권을 포기시키면 나머지의 해제권까지 막을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상대와 따로 만나 서면에 서명하는 일이 곧 전원의 권리를 좌우합니다.
해제권은 여럿이 나누어 갖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권리를 여럿이 함께 쥔 것이며, 누구 하나가 놓으면 전체가 떨어집니다.
주의
공동 매수인 중 한 사람이 지분 상당의 돈을 돌려받고 계약에서 빠지겠다는 합의서에 서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문서가 해제권의 포기로 읽히면 제2항에 따라 나머지의 해제권까지 소멸할 수 있으므로, 개별 정산은 나머지 당사자와 상의한 뒤 문안을 정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 조문이 적용되지 않나
제547조가 닿지 않는 자리도 있습니다.
먼저 계약이 하나가 아닌 경우입니다. 한 장의 계약서에 세 사람의 이름이 있어도, 실제로는 각자 자기 몫의 토지를 따로 사는 세 개의 계약이라면 각자 자기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계약인지는 목적물의 특정 방식과 대금의 구분, 당사자의 의사로 가립니다.
해지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조문의 제목이 해지, 해제권의 불가분성이기 때문입니다. 공동 임차인 중 한 사람만 해지하겠다고 통지해도 효력이 없습니다.
반면 취소나 무효 주장은 이 조문의 대상이 아닙니다. 사기를 이유로 한 취소는 총칙의 규정에 따르므로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확인할 것
· 계약서에 이름이 있는 사람 전원과 각자의 연락처
· 지분별로 따로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이 있는지
· 하나의 계약인지 각자 몫의 여러 계약인지
· 공동 당사자 중 상대와 따로 접촉해 서면을 남긴 사람이 있는지
· 상대 당사자 중 주소를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는지
정리
제547조 제1항은 당사자가 여럿인 계약의 해제를 전원으로부터, 전원에 대하여 하도록 정합니다. 한 사람이 빠진 통지는 효력이 없고, 한 사람에게 닿지 않은 통지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제2항은 한 사람의 해제권이 소멸하면 나머지의 해제권도 소멸하게 합니다. 다만 당사자의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이 앞서고, 실질이 여러 계약이라면 각자 해제할 수 있습니다.
공동으로 계약한 물건에 문제가 생겼다면 통지를 보내기 전에 전원의 뜻부터 모으시고, 한 사람이라도 상대와 따로 정리한 일이 있다면 그 문서의 문안을 변호사와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13조, 제543조, 제547조, 제548조, 제551조, 제552조, 제55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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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공동 매수인 중 한 명이 연락이 끊겼습니다. 나머지만으로 해제할 수 없나요?
제547조 제1항에 따라 전원으로부터 해야 하므로 나머지만으로는 효력이 없습니다. 위임장이나 각자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없다면 그 사람의 의사를 확인할 방법을 먼저 찾으셔야 합니다.
매도인이 부부 공동명의인데 남편에게만 해제 통지를 보냈습니다.
전원에 대하여 해야 하므로 아내에게도 도달해야 해제가 완성됩니다. 남편이 아내를 대리할 권한을 갖고 있었다면 통할 수 있지만 그 증명이 없다면 아내에게 다시 통지를 보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공동 매수인 중 한 사람이 매도인과 따로 합의서를 썼습니다. 저희 해제권은 어떻게 되나요?
그 합의서가 해제권의 포기로 해석되면 제547조 제2항에 따라 나머지의 해제권도 소멸할 수 있습니다. 합의서의 문안이 지분 정산에 그치는지 해제권 포기까지 담고 있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하므로 원문을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각자 자기 필지를 사는 계약인데 한 장에 같이 썼습니다. 저만 해제할 수 있나요?
목적물이 각자 특정되고 대금도 나뉘어 있어 실질이 여러 개의 계약이라면 자기 계약만 해제할 수 있습니다. 대금 지급 내역과 목적물 표시를 정리해 두시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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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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