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3년 전에 지인에게 2,000만원을 빌리면서 차용증을 써 주었는데, 지난달에 이자까지 모두 갚았습니다. 그런데 차용증 원본을 돌려달라고 하니 어디 뒀는지 모르겠다며 영수증만 써 주겠다고 합니다. 영수증만 받아 두어도 나중에 문제가 없을까요?
본인 사안은 갚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문제와, 상대 손에 남은 문서가 뒷날 다시 쓰일 위험을 나누어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수증만으로도 변제 사실은 증명되지만 차용증서를 회수하지 못한 상태는 그대로 두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 민법은 두 가지 권리를 따로 주고 있습니다
제474조는 변제자가 변제를 받는 자에게 영수증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갚는 사람이 돈을 건네면서 그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제475조는 다른 권리를 줍니다. 채권증서가 있는 경우에 변제자가 채무 전부를 변제한 때에는 채권증서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채권이 변제 이외의 사유로 전부 소멸한 때에도 같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채권증서가 차용증이나 금전소비대차계약서입니다. 두 권리는 조건이 다릅니다. 영수증은 일부만 갚아도 달라고 할 수 있지만, 증서 반환은 전부를 갚았을 때 비로소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영수증이 있으면 갚은 사실은 증명됩니다
돈을 갚았다는 점은 영수증과 계좌 이체 내역만으로도 충분히 드러납니다. 특히 이체를 하셨다면 은행 거래내역서에 날짜와 금액, 받는 사람의 이름이 남아 있으므로 증거로서는 오히려 현금 영수증보다 낫습니다. 영수증을 받으실 때는 ① 받은 날짜, ② 금액, ③ 무슨 채무에 대한 것인지, ④ 원금과 이자 중 어디에 충당하는지, ⑤ 이로써 채무가 전부 소멸했다는 문구, ⑥ 상대의 서명이나 날인이 들어가 있는지를 확인하십시오. 특히 다섯째 문구가 들어 있으면 뒤에 남은 금액이 있다는 주장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 차용증이 상대 손에 남아 있으면 생기는 일
문제는 증명이 아니라 분쟁이 다시 열릴 가능성입니다. 차용증 원본을 가진 사람은 그것만으로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제3자에게 채권을 넘기면서 그 문서를 함께 건넬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본인은 갚았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다시 증명해야 합니다. 이의신청 기간은 2주로 짧고, 그 안에 대응하지 못하면 지급명령이 확정되어 집행까지 이어집니다. 차용증이 공증을 받은 것이라면 더 곤란해집니다. 공정증서는 그 자체로 집행권원이 되므로 소송 없이 압류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 잃어버렸다고 하면 무엇을 받아 두나
원본을 돌려받는 것이 가장 깔끔하지만 분실을 주장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그때는 대신 서면을 받아 두십시오. ① 차용증 원본을 분실했다는 사실, ② 차용 일자와 금액을 특정한 내용, ③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전액을 수령하여 채무가 전부 소멸했다는 확인, ④ 앞으로 그 차용증을 근거로 청구하거나 제3자에게 양도하지 않겠다는 약속, ⑤ 작성일과 서명 날인이 들어간 채무완제확인서면 충분합니다. 담보가 걸려 있었다면 근저당권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같은 자리에서 함께 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 상대가 아무것도 내주지 않는다면
거부가 계속되면 남은 길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내용증명으로 제474조와 제475조를 들어 영수증 교부와 차용증 반환을 요구하고 그 도달 기록을 남기는 방법입니다. 답이 없으면 그 자체가 뒷날 유리한 정황이 됩니다. 다른 하나는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내어 법원에서 소멸을 확정받는 방법입니다. 아직 갚기 전인데 상대가 수령을 거절하는 상황이라면 제487조에 따른 변제공탁을 쓰실 수 있습니다. 공탁을 하면 그 시점에 채무를 면하게 되고 공탁서가 변제의 증거로 남습니다.
■ 지금 순서대로 하실 일
① 이체 내역과 영수증, 문자 대화를 날짜순으로 모아 총 지급액이 원금과 이자를 덮는지 계산합니다. ② 상대에게 차용증 원본 반환과 완제확인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③ 차용증이 공정증서인지 확인하고, 그렇다면 공증사무소에서 정본 발급 이력을 조회해 둡니다. ④ 근저당이나 질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말소 서류를 함께 요구합니다. ⑤ 2주가 지나도 답이 없으면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나 공탁 등 다음 수단을 검토합니다. 금액이 크거나 공정증서가 얽혀 있다면 대응 순서를 변호사와 함께 잡으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474조, 제475조, 제48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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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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