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실수로 남에게 큰 손해를 입히는 일이 있습니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불이 번지거나, 작업 중에 떨어뜨린 물건이 남의 설비를 부수는 경우입니다. 손해를 물어 주어야 한다는 것까지는 다툴 여지가 없는데, 계산된 금액이 가진 재산을 전부 털어도 모자란 수준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민법은 이런 자리에 마지막 조절 장치를 하나 두었습니다. 배상액 자체를 줄여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길이며, 아무에게나 열려 있지는 않습니다.
이 조문은 어디에 놓여 있나
민법 제765조입니다.
제1항은 본장의 규정에 의한 배상의무자라는 말로 대상을 한정합니다. 여기서 본장은 불법행위를 다루는 장이므로, 교통사고나 화재, 폭행처럼 계약 밖에서 생긴 손해가 주된 무대가 됩니다.
계약을 어겨 생긴 배상에는 이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물건을 제때 넘기지 못해 물어 주어야 하는 돈은 아무리 커도 이 조문으로 깎이지 않습니다. 조문이 놓인 위치가 곧 적용 범위를 말해 주는 셈입니다.
자기 사건이 어느 쪽에서 나온 것인지부터 가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사고라도 계약 위반으로 구성하느냐 불법행위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쓸 수 있는 카드가 달라집니다.
첫 번째 문턱, 고의도 중대한 과실도 아닐 것
조문은 손해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닐 것을 요구합니다. 일부러 한 일이거나 그에 가까운 부주의였다면 아무리 사정이 딱해도 이 길이 막힙니다.
그래서 다툼은 부주의의 무게를 재는 쪽으로 옮겨 갑니다.
중대한 과실이라는 말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쉽게 막을 수 있었던 상태를 가리킵니다. 소화기가 놓인 자리에서 불씨를 그대로 두고 자리를 뜬 경우, 안전장치를 일부러 꺼 놓고 기계를 돌린 경우가 여기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절차를 지켰는데도 예측하기 어려운 사정이 겹쳐 사고가 난 경우라면 가벼운 과실 쪽으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이 판단은 결국 사고 당시의 기록에서 나옵니다. 작업일지, 점검표, 현장 사진이 그대로 근거가 됩니다.
배상액 경감청구
불법행위로 배상할 의무를 지게 된 사람이 법원에 금액을 줄여 달라고 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책임이 있는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인정한 상태에서 금액만 조절해 달라는 신청이라는 점이 다른 주장과 구별됩니다.
두 번째 문턱, 생계가 흔들릴 정도일 것
금액이 크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조문은 그 배상으로 배상자의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라고 적었습니다.
따라서 비교 대상은 손해액이 아니라 배상할 사람의 형편입니다. 같은 3,000만원이라도 누구에게는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고 누구에게는 집을 잃는 금액입니다.
무엇을 보여 주어야 하는지도 여기서 정해집니다. 소득과 재산, 부양해야 할 가족, 이미 지고 있는 빚, 건강 상태가 한 묶음으로 제출됩니다.
생계가 어렵다는 말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법원은 스스로 깎아 주지 않는다
제1항의 술어가 청구할 수 있다입니다. 누군가 요구해야 절차가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제2항은 그 청구가 있는 때에 법원이 무엇을 볼지 적어 두었습니다. 채권자 및 채무자의 경제상태와 손해의 원인을 참작하여 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깎는 쪽의 사정만 보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피해를 본 사람이 그 돈으로 치료를 이어 가야 하는 처지라면 경감의 폭은 좁아집니다.
조문이 경감할 수 있다고 적은 것도 그대로 읽어야 합니다.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반드시 깎이는 것은 아니며, 얼마를 줄일지도 법원이 정합니다.
과실상계와는 어떻게 다른가
출발점이 다릅니다. 과실상계는 피해자 쪽의 잘못을 반영하는 장치이고, 경감청구는 배상할 사람의 형편을 반영하는 장치입니다.
민법 제396조는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 법원이 손해배상의 책임과 금액을 정하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제763조가 이 규정을 불법행위에 준용합니다. 술어가 참작하여야 한다이므로 당사자가 말하지 않아도 법원이 따집니다.
| 구분 | 과실상계 | 배상액 경감청구 |
|---|---|---|
| 근거 | 제396조, 제763조 | 제765조 |
| 보는 대상 | 피해자의 과실 | 배상자의 생계와 양쪽의 경제상태 |
| 시작 | 법원이 직권으로 참작 | 배상의무자의 청구가 필요 |
| 막히는 경우 | 피해자에게 잘못이 없을 때 |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손해일 때 |
둘은 겹쳐서 쓸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어 금액이 한 번 줄고, 그 뒤에 형편을 들어 한 번 더 줄이는 사건이 있습니다.
무엇을 갖추어 내야 하나
자료의 두께가 결론을 만들고, 주장만 적은 서면은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 최근 몇 해의 소득을 보여 주는 원천징수영수증이나 소득금액증명
- 부동산과 예금, 차량 등 재산의 전부를 정리한 목록과 등기사항증명서
- 부양하는 가족의 수와 상황을 보여 주는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 이미 지고 있는 채무의 잔액과 매달 나가는 상환액
-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있다면 진단서와 진료비 내역
사고의 원인 쪽 자료도 함께 냅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아니었다는 점을 보여 주어야 첫 번째 문턱을 넘기 때문입니다. 형사 사건이 함께 진행되었다면 그 처분 결과도 참고 자료가 됩니다.
주의
재산을 미리 가족 명의로 옮겨 두고 형편이 어렵다고 주장하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처분 시점과 대가가 기록에 남고, 피해자 쪽이 그 처분을 문제 삼아 별도의 절차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형편을 보여 주는 일과 재산을 감추는 일은 전혀 다릅니다.
깎여도 그대로 남는 것
책임 자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경감은 금액을 조절할 뿐이어서, 판결에 적힌 액수만큼은 그대로 갚아야 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집행이 따라옵니다. 청구권의 수명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제766조 제1항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제2항은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라는 기간을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얽힌 사고에서는 한 번 더 살펴야 합니다. 경감은 청구한 사람의 사정을 보는 것이라, 같이 책임지는 사람 전부의 금액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래서 언제, 누구의 이름으로 청구할지가 실제 전략이 됩니다.
정리
배상액 경감청구는 불법행위로 생긴 배상에만 열리는 문입니다.
손해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어야 하고, 그 배상으로 생계가 흔들릴 정도라야 합니다. 법원은 청구가 있을 때 비로소 움직이며 양쪽의 경제상태와 손해의 원인을 함께 봅니다. 피해자 쪽의 사정이 무거운 사건에서는 요건을 갖추어도 폭이 크지 않습니다.
결국 소득과 재산, 부양 관계를 얼마나 정확히 보여 주느냐에서 갈립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청구받으셨다면 변호사와 함께 자료 목록부터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96조, 제763조, 제765조, 제766조
법무법인 대한중앙은 부산 해운대 사무소를 거점으로 영남권·제주 사건을 전담 처리합니다.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도 가능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실수로 남의 창고를 태웠는데 배상액이 재산보다 큽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아니었다면 민법 제765조에 따라 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해 볼 수 있습니다. 소득과 재산, 부양 가족을 보여 주는 자료를 갖추어 변론 과정에서 주장하셔야 합니다.
계약을 어겨 물어 줄 돈이 너무 큰데 같은 청구가 되나요?
제765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의무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계약 위반에서 생긴 배상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손해의 범위나 배상액 예정의 감액 같은 다른 주장을 검토하게 됩니다.
경감을 청구하면 책임이 없다고 인정받는 건가요?
아닙니다. 책임을 전제로 금액만 줄여 달라는 신청이므로, 책임 자체를 다투는 주장과는 별개로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두 주장을 함께 펼칠 수는 있습니다.
상대방도 형편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도 깎일까요?
제765조 제2항이 채권자와 채무자의 경제상태를 함께 참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쪽이 배상금으로 치료나 생계를 이어 가야 하는 사정이라면 경감의 폭은 좁아집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5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민사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