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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27일조회 4

사 온 제품에 흠이 드러났을 때 여섯 달

물건을 살 때는 겉만 봅니다. 포장을 뜯고 며칠 써 본 뒤에야 눈에 들어오는 결함이 있고, 계절이 한 번 바뀌어야 드러나는 결함도 있습니다. 판 쪽은 자기도 몰랐다고 말하고, 산 쪽은 돈을 돌려받고 싶어 합니다. 민법은 이 다툼을 판 사람의 잘못을 따지는 방식이 아니라 매매라는 계약에 붙은 책임으로 풀어 놓았습니다. 대신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간에 여섯 달이라는 짧은 선을 그어 두었습니다. 무엇이 흠이고 무엇을 요구할 수 있으며 그 여섯 달이 언제부터 흘러가는지 차례로 보겠습니다.

흠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를 가리키나

기준은 그 물건에 보통 기대되는 성질입니다.

같은 종류의 물건이라면 으레 갖추고 있을 품질과 성능을 갖추지 못한 상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냉장고가 설정한 온도까지 내려가지 않는 경우, 방수를 내세운 시계에 물이 스미는 경우가 알기 쉬운 예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흠만이 아니라 성능이 미치지 못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계약서에 적어 둔 품질이 있다면 그 약속이 기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문제 없는 수준이더라도 당사자가 특별히 정한 성질에 미치지 못하면 약정한 품질의 미달로 다룰 수 있습니다.

쓰다 보니 닳은 것은 흠이 아닙니다.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판 사람에게 고의나 과실이 있었는지를 따지지 않고, 넘긴 물건에 흠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지우는 책임입니다. 손해배상을 구할 때 상대의 잘못을 증명해야 하는 일반 원칙과 갈라지는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알고 샀다면 왜 따지지 못하나

민법 제580조 제1항 본문은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를 규율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같은 항 단서가 곧바로 문을 좁힙니다. 매수인이 하자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두 가지가 걸러집니다. 흠을 알면서 그 값에 합의한 경우가 하나이고, 조금만 살폈으면 알 수 있었을 흠을 살피지 않은 경우가 다른 하나입니다.

그러니 실무의 다툼은 흠의 존재보다 언제 알았는가에 몰립니다.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지,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흠이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판매 글과 문자 기록을 지우지 마십시오.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제580조 제1항은 곧바로 효과를 적지 않고 제575조 제1항을 준용합니다. 그 조문이 그려 놓은 구도는 두 갈래입니다.

흠 때문에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만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그 밖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쓸 수는 있지만 값어치가 떨어진 정도라면 계약을 통째로 되돌리기는 어렵고 값의 차이를 메우는 쪽으로 정리된다는 뜻입니다.

상황구할 수 있는 것
흠 때문에 산 목적 자체가 무너진 때계약 해제와 손해배상
쓸 수는 있으나 값어치가 떨어진 때손해배상
종류로 정해 산 물건에 흠이 난 때흠 없는 물건으로 바꿔 달라는 청구
흠을 알고 샀거나 부주의로 못 본 때이 책임으로는 구하지 못함

해제를 택하면 값을 돌려받고 물건을 되돌립니다. 이때 두 의무는 제583조가 제536조를 준용한 결과 맞바꾸는 관계에 놓입니다. 돈을 먼저 주지 않으면 물건도 내주지 않겠다는 주장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종류로 정해 산 물건이라면 무엇이 달라지나

선택지가 하나 늘어납니다.

제581조 제1항은 목적물을 종류로 지정한 경우에도 그 후 특정된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앞 조문을 준용하도록 합니다. 여기까지는 같습니다. 달라지는 대목은 제2항입니다. 매수인은 계약의 해제나 손해배상의 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하자없는 물건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모델명으로 주문한 가전이나 규격으로 사들인 자재가 이 자리에 들어갑니다. 특정한 중고차 한 대를 지목해 산 경우와 달리, 같은 규격의 멀쩡한 물건이 세상에 남아 있으므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성립합니다.

세 갈래 가운데 무엇을 고를지는 매수인이 정합니다.

여섯 달은 언제부터 흘러가나

제582조가 한 문장으로 못 박았습니다. 앞의 두 조문에 의한 권리는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하여야 합니다.

물건을 넘겨받은 날이 아닙니다. 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날이 출발점이므로, 인도받고 한참 뒤에 드러난 결함이라도 안 날을 기준으로 다시 여섯 달이 주어집니다. 대신 알고도 미루면 그 시간은 그대로 깎여 나갑니다.

행사한다는 말의 뜻도 짚어야 합니다. 소를 내야만 행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해제나 배상을 구하는 의사를 상대에게 알리는 것으로 족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다만 알렸다는 기록이 남아야 하므로 전화로 끝내지 마십시오.

  1. 흠을 발견한 날짜와 증상을 사진과 함께 기록합니다.
  2. 계약서, 거래명세서, 판매 화면을 갈무리해 모읍니다.
  3. 수리나 교환을 맡겼다면 접수증과 점검 결과지를 받아 둡니다.
  4. 해제와 배상 가운데 무엇을 구할지 정해 문구를 만듭니다.
  5. 내용증명으로 보내 발송일과 도달일을 남깁니다.

책임을 지지 않기로 한 특약은 통하나

대체로 통하지만 구멍이 있습니다.

제584조는 담보책임을 면하는 특약이 있어도 매도인이 알고 고지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는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제삼자에게 권리를 설정하거나 양도한 행위도 마찬가지로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현상 그대로 넘긴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적어 두는 거래가 많습니다. 그 문구가 있어도 판 쪽이 흠을 알면서 숨겼다면 이 조문이 특약을 넘어섭니다. 결국 다툼은 알았는지 몰랐는지로 옮겨 가고, 판매 당시 주고받은 대화가 증거가 됩니다.

확인할 것
· 흠을 알게 된 날짜를 특정할 자료가 있는지
· 계약서에 품질이나 성능을 적은 문구가 있는지
· 현상 그대로 넘긴다는 특약이 들어가 있는지
· 판 쪽이 흠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대화가 남아 있는지
· 종류로 지정해 산 물건인지 특정한 한 개를 지목해 산 물건인지

경매로 산 물건에도 같은 규칙이 적용되나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580조 제2항이 경매의 경우에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해 두었습니다. 법원이 진행하는 절차에서 값이 정해지고, 사려는 사람이 감정평가서와 현황조사서를 미리 열람할 기회를 가진다는 점이 바탕에 있습니다.

그래서 경매로 받은 물건의 흠은 상태를 스스로 살피지 못한 결과로 남습니다. 입찰 전에 현장을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리

산 물건에 흠이 있으면 판 쪽의 잘못을 증명하지 않고도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알고 샀거나 부주의로 놓친 흠은 제외됩니다.

구할 수 있는 것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의 해제와 그 밖의 경우의 손해배상이며, 종류로 정해 산 물건이라면 바꿔 달라는 청구가 하나 더 열립니다. 책임을 면하는 특약이 있어도 알면서 숨긴 사실까지 덮지는 못합니다.

시간이 가장 짧습니다. 흠을 안 날로부터 여섯 달이며, 그 안에 뜻을 전달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해제까지 갈 사안인지 값의 차이를 구할 사안인지는 흠의 정도에 따라 갈리므로, 통지를 보내기 전에 자료를 정리해 변호사와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575조, 제580조, 제581조, 제582조, 제583조, 제584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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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물건을 받은 지 1년이 넘었는데 이제야 흠을 발견했습니다. 늦었나요?

기산점은 인도일이 아니라 흠이 있다는 사실을 안 날입니다. 이제 알았다면 아직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안 날을 언제로 볼지에서 다투어지므로 발견 경위를 적어 두십시오.

수리를 요구했더니 판매자가 고쳐 주겠다고만 합니다. 그래도 여섯 달은 흘러가나요?

상대가 수리에 응하는 동안에도 기간은 흘러갑니다. 수리 약속을 문자로 남기고 기한을 함께 적어 두십시오.

현상 그대로 넘긴다는 문구에 서명했습니다. 아무것도 못 하나요?

그 특약이 있어도 판 쪽이 흠을 알면서 알리지 않았다면 민법 제584조에 따라 책임이 남습니다. 상대가 흠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대화나 정비 이력을 찾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같은 모델을 다시 받고 싶은데 판매자가 환불만 하겠다고 합니다.

종류로 지정해 산 물건이라면 흠 없는 물건을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선택은 매수인에게 있습니다. 주문 화면에 모델명과 규격이 어떻게 적혀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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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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