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흔들리던 해, 집이 압류될까 걱정되어 처남 명의로 매매계약서를 쓰고 등기를 넘겼습니다. 돈은 오가지 않았고 그 집에는 그대로 살았습니다. 3년이 지나 형편이 풀려 등기를 돌려 달라고 하자 처남이 머뭇거립니다. 알고 보니 반년 전에 그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두 달 전에는 아예 다른 사람에게 팔아 버린 뒤였습니다. 산 사람은 처남이 진짜 주인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겉으로만 꾸민 매매가 어디까지 무효이고 어디서부터 효력을 갖는지, 제108조의 두 항을 따라 분석했습니다.
짜고 쓴 매매계약은 어떤 상태인가
민법 제108조 제1항은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고 정합니다. 통정이란 두 사람이 서로 알고 맞추었다는 뜻이고, 허위란 표시된 내용과 실제 뜻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처남과의 매매가 정확히 이 모양입니다.
팔 뜻도 살 뜻도 없이 서류만 만들었고, 그 사정을 둘 다 알았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서 그 매매는 처음부터 없는 것입니다. 등기가 처남 앞으로 되어 있어도 제186조가 말하는 법률행위 자체가 무효이므로 소유권은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만 보면 집은 여전히 원래 주인의 것입니다.
가장 매매
실제로 소유권을 옮길 뜻 없이 겉모습만 매매로 꾸민 계약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제108조 제1항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경우로, 명의만 옮겨 두려는 목적에서 자주 생깁니다. 대금이 오가지 않았고 종전 소유자가 그대로 살고 있다는 사정이 가장 매매를 드러내는 흔한 정황입니다.
왜 처남에게는 되찾을 수 있나
무효의 효과는 처남을 향해서는 온전히 작동합니다. 소유자는 제213조에 따라 자기 물건을 점유한 사람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제214조에 따라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게 그 제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처남 명의의 등기는 실체 없는 등기이므로 말소를 구하는 것이 그 방해의 제거입니다.
처남은 통정한 당사자이므로 선의를 주장할 자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등기가 이미 다른 사람 앞으로 가 있다는 점입니다. 처남을 상대로 말소를 구해도 실익이 없으니 시선은 제2항으로 옮겨 갑니다.
제3자 앞에서 무효가 멈추는 이유
제108조 제2항은 전항의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당사자 사이에서는 무효이지만, 그 겉모습을 믿고 새로 거래한 사람에게는 무효를 들이댈 수 없다는 구조입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등기부에 처남이 소유자로 적혀 있는 것은 두 사람이 스스로 만든 모양입니다. 그 모양을 믿은 사람과 만든 사람 가운데 손해를 안아야 할 쪽은 만든 쪽입니다.
그래서 처남에게서 집을 산 사람이 가장 매매 사실을 몰랐다면 원래 주인은 그 사람에게 등기 말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담보로 잡은 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근저당권을 설정받을 때 사정을 몰랐다면 그 저당권은 원래 주인에게도 유효한 것으로 남습니다.
제3자란 누구이고 선의는 어디까지인가
조문은 제3자를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매매의 두 당사자가 아니면서 그 매매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으로 읽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처남에게서 산 매수인, 저당권을 받은 은행, 처남의 지분을 압류한 채권자가 여기 들어갑니다.
선의는 가장 매매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뜻입니다.
조문에는 과실을 묻는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몰랐다면 부주의가 있었더라도 보호된다고 읽는 편이 문언에 가깝고, 실무에서도 제3자가 알았다는 점을 원래 주인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수인이 처남과 가까운 사이였는지, 대금이 시세와 동떨어졌는지, 원래 주인이 계속 살고 있는데도 묻지 않았는지 같은 정황을 모아야 합니다.
| 상대 | 무효 주장 | 원래 주인이 할 수 있는 것 |
|---|---|---|
| 처남 (통정 당사자) | 가능 | 제214조 등기 말소, 제213조 반환 |
| 사정을 알고 산 매수인 | 가능 | 등기 말소 청구 |
| 사정을 모르고 산 매수인 | 불가 (제108조 제2항) | 처남에게 금전 청구만 |
| 사정을 모르고 저당권을 받은 은행 | 불가 (제108조 제2항) | 저당권 부담을 안은 채 처남에게 책임 추궁 |
집을 잃은 원래 주인에게 남는 길은
선의의 매수인에게 집을 돌려받지 못하면 원래 주인은 처남에게 돌아섭니다. 처남은 자기 것이 아닌 집을 팔아 대금을 챙겼으므로 제741조에 따라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을 돌려주어야 하고, 고의로 남의 재산을 처분한 것이므로 제750조의 손해배상 책임도 집니다.
그러나 여기에 걸림돌이 하나 있습니다.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처남 명의로 등기를 넘긴 동기가 채권자의 압류를 피하려는 것이었다면, 처남 쪽에서 이 조문을 들고 나올 수 있습니다. 가장 매매 자체는 제108조로 무효이지만, 그 동기가 제103조의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평가되면 돌려받는 길이 좁아질 위험이 있습니다. 명의를 옮긴 이유가 무엇이었는지가 뒤에 와서 발목을 잡는 대목입니다.
채권자 쪽에서 보면 어떤 그림인가
원래 주인의 채권자는 집이 처남에게 넘어간 것을 보고 두 가지를 고를 수 있습니다.
- 제108조 제1항의 무효를 주장하여 등기가 여전히 채무자의 것임을 전제로 집행하는 길
- 매매가 유효하더라도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으로 그 매매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구하는 길
둘째 길에는 기간이 있습니다. 제406조 제2항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안에 소를 내도록 합니다. 첫째 길은 무효 주장이어서 그런 기간이 없는 대신 통정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어느 길이든 선의의 제3자 앞에서는 멈춥니다. 제406조 제1항 단서도 전득한 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를 빼 두었습니다.
주의
명의를 맡긴 상태라면 상대가 처분하기 전에 움직여야 합니다. 등기가 선의의 제3자에게 넘어간 순간 집을 되찾는 길은 사실상 닫히고 금전 청구만 남습니다.
정리
짜고 꾸민 매매는 민법 제108조 제1항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서 무효이고, 명의를 받은 쪽에게는 제213조와 제214조로 등기 말소와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조 제2항이 선의의 제3자를 빼 두었기 때문에, 사정을 모르고 그 집을 사거나 저당권을 받은 사람에게는 무효를 주장하지 못합니다.
집을 잃으면 처남에게 부당이득과 손해배상을 묻게 되지만, 명의를 옮긴 동기가 제746조의 불법원인에 닿으면 그 길마저 좁아집니다.
명의를 맡겨 둔 재산이 있다면 처분되기 전에 되돌리는 것이 먼저이고, 이미 넘어갔다면 매수인이 사정을 알았다는 정황을 모아 민사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03조, 제108조, 제186조, 제213조, 제214조, 제406조, 제741조, 제746조, 제750조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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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처남이 아직 집을 팔지 않았습니다. 지금 돌려받을 수 있나요?
제108조 제1항에 따라 두 사람 사이의 매매는 무효이므로 제214조에 따라 처남 명의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처남이 처분하기 전에 보전 조치를 함께 검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산 사람이 처남과 친척이고 시세보다 싸게 샀습니다. 선의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제108조 제2항의 보호는 가장 매매를 몰랐던 제3자에게만 미칩니다. 가까운 관계와 낮은 대금은 알았다는 정황이 될 수 있지만, 실무에서는 알았다는 점을 원래 주인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황을 여럿 모아야 합니다.
압류를 피하려고 명의를 옮긴 것인데 처남에게 돈이라도 받을 수 있나요?
제741조의 부당이득과 제750조의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지만,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한 재산의 반환을 막습니다. 명의를 옮긴 동기가 어떻게 평가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사정을 그대로 정리해 상담받으셔야 합니다.
은행이 처남에게 돈을 빌려 주며 저당권을 잡았습니다. 저당권도 없앨 수 있나요?
은행도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가장 매매를 몰랐다면 저당권은 유효하게 남습니다. 집을 되찾더라도 그 저당권의 부담을 안은 채 돌려받게 되고, 그 손해는 처남에게 청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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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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