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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5일조회 0

업무 대행을 도중에 끊을 때 물어 줄 손해

정부 지원사업 신청을 맡긴 컨설팅 업체에서 마감을 10일 앞두고 문자가 왔습니다. 내부 사정으로 더는 진행이 어렵다며 받아 간 착수금 300만 원 가운데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업계획서는 절반쯤 써 있고, 증빙 서류 원본은 업체 사무실에 있습니다. 지금 다른 곳을 찾으면 급행 수수료를 얹어야 하고, 그래도 마감을 맞출지 알 수 없습니다. 대행 계약은 원래 어느 쪽이든 언제든 끝낼 수 있는 계약입니다. 그러나 끊는 시기와 이유에 따라 끊은 쪽이 손해를 물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행 계약은 정말 아무 때나 끊을 수 있나

원칙은 그렇습니다.

남의 일을 대신 처리해 주기로 하는 계약을 민법은 위임이라고 부르고,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서로 믿고 맡기는 관계라서, 믿음이 깨진 뒤에도 억지로 붙잡아 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 것입니다. 해지에 이유를 댈 필요도 없습니다.

인허가 대행, 세무 기장, 지원사업 서류 작성, 부동산 매각 대행처럼 사무 처리를 맡기는 계약은 대개 여기에 들어갑니다. 다만 계약서에 중도 해지를 제한하거나 해지할 때 위약금을 정해 둔 조항이 있다면 그 조항부터 읽어야 합니다. 당사자가 따로 약속한 내용은 그것대로 다툼의 기준이 됩니다.

끊은 쪽이 손해를 무는 것은 어떤 경우인가

두 조건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해지할 부득이한 사유가 없었을 것, 다른 하나는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했을 것입니다.

둘 중 하나만 있으면 배상 책임은 생기지 않습니다. 이유 없이 그만두었더라도 상대방이 다른 사람에게 넘길 시간이 충분했다면 문제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시기가 나빴더라도 상대방이 보수를 계속 미루거나 필요한 자료를 주지 않아 더는 일할 수 없었다면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황이유가 있었나시기가 불리했나배상 문제
신청 마감 10일 전 대행사가 손을 뗌없음 (다른 큰 일을 받았다는 이유)그렇다 (새 업체를 구할 시간이 없음)생길 수 있다
착수 2일 만에 대행사가 사임, 마감까지 3개월 남음없음아니다 (다른 곳에 맡길 여유 충분)생기기 어렵다
의뢰인이 약속한 착수금을 2개월째 주지 않아 사임있다따지지 않음생기지 않는다
의뢰인이 대행사가 다른 일을 모두 거절한 직후 해지없음그렇다의뢰인 쪽에 생길 수 있다

표의 첫째 줄이 앞의 사례입니다. 다른 큰 일을 받았다는 것은 업체 사정일 뿐이고, 마감 열흘 전은 의뢰인이 새 업체를 구해 서류를 처음부터 다시 맞추기에 빠듯한 때입니다. 두 조건이 모두 걸립니다.

무엇을 얼마나 물어 달라고 할 수 있나

조문이 문제 삼는 것은 해지 자체가 아니라 불리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청구할 수 있는 것도 그 시기에 끊겼기 때문에 더 든 손해로 좁혀 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실무에서도 그렇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이 끝까지 갔다면 얻었을 이익 전부를 달라는 식의 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의뢰인 쪽에서 흔히 청구하는 항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원래 수수료가 400만 원이었는데 급히 구한 업체가 550만 원을 불렀다면 차액 150만 원이 첫 번째 후보입니다.

  • 급하게 다른 업체를 쓰느라 더 낸 수수료의 차액
  • 서류를 다시 떼고 번역·공증하느라 든 비용
  • 기한 안에 내지 못해 입은 불이익

셋째 항목은 증명이 가장 어렵습니다. 지원사업에 떨어졌다는 결과만으로는 부족하고, 제때 냈다면 선정될 수 있었다는 사정까지 보여 줘야 합니다.

영수증은 전부 모아 두십시오.

손을 뗀 대행사에게 당장 요구할 것은 무엇인가

배상보다 급한 것이 있습니다. 일을 이어 가는 것입니다.

민법은 위임이 끝났더라도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수임인이 위임인 쪽에서 그 사무를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처리를 계속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마감이 3~4일 남은 신청서처럼 손을 놓으면 곧바로 피해가 나는 일이라면, 해지를 통보한 대행사라도 새 담당자에게 넘어갈 때까지는 그 일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행사는 처리 경과를 보고하고, 대행하면서 받은 돈과 물건을 넘겨줄 의무도 집니다. 인수인계를 요청할 때 이 의무들을 근거로 적어 보내면 대답이 빨라집니다.

대행사에 서면으로 요구할 것
· 지금까지 처리한 내용과 남은 일의 목록
· 맡겼던 원본 서류, 인감, 계정 접속 정보
· 대행 중에 받아 둔 돈과 영수증
· 마감이 코앞인 일은 새 담당자가 이어받을 때까지 처리해 달라는 요청

맡긴 쪽이 먼저 끊을 때는 무엇을 조심하나

의뢰인도 같은 규칙을 적용받습니다. 대행사가 이 일 때문에 다른 의뢰를 모두 거절해 두었는데 착수 1주일 만에 아무 이유 없이 해지하면, 이번에는 의뢰인이 불리한 시기의 손해를 물어 줄 수 있습니다. 해지 사유가 있다면 통지서에 그 사유를 적어 두십시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막연한 이유보다 약속한 일정을 2주씩 두 번 넘겼다는 식의 구체적인 사정이 나중에 힘이 됩니다.

보수 문제도 따라옵니다. 대행사 잘못이 아닌 사정으로 중간에 끝났다면 대행사는 이미 처리한 만큼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해지를 통지하기 전에 지금까지 진행된 분량을 서로 확인해 두는 것이 정산 다툼을 줄입니다.

주의
대행사에 거래처와 계약하거나 돈을 받을 권한까지 주었다면, 해지 뒤에도 그 사실을 모르는 거래처는 여전히 대행사를 믿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해지했다는 사실을 거래처에도 따로 알려 두지 않으면 대행사가 그 뒤에 한 일의 결과를 떠안을 위험이 남습니다.

해지 통지는 문자 한 줄보다 이메일과 내용증명을 함께 쓰는 편이 낫습니다. 위임이 끝난 사유는 상대방에게 알리거나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어야 그 상대방에게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행이 아니라 공사나 제작을 맡긴 것이라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인테리어 시공, 홈페이지 제작처럼 완성된 결과물을 넘겨받기로 한 계약은 도급입니다. 도급에서는 일이 완성되기 전이라면 맡긴 쪽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지만, 그 대신 시기와 이유를 묻지 않고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위임처럼 불리한 시기인지를 따지는 단계가 없습니다.

하나의 계약에 두 성격이 섞여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계약서 제목보다 보수가 결과물에 붙어 있는지 처리 과정에 붙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합니다.

정리

대행 계약은 누구든 언제든 끊을 수 있습니다. 끊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배상이 문제 되는 것은 이유 없이, 상대방에게 나쁜 때 끊었을 때이고, 그때도 그 시기 때문에 더 생긴 손해가 중심입니다.

대행사가 갑자기 손을 뗐다면 먼저 급한 일의 처리와 서류 반환을 서면으로 요구하고, 추가로 든 비용의 증빙을 모으십시오. 반대로 의뢰인이 끊는다면 사유와 진행 분량을 정리한 뒤 통지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계약서에 위약금이나 해지 제한 조항이 있다면 그 문구가 결론을 바꿀 수 있으니 변호사와 함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29조, 제673조, 제683조, 제684조, 제686조, 제689조, 제691조, 제692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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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에 중도 해지 불가라고 적혀 있으면 끊을 수 없나요?

그런 조항이 있으면 먼저 그 약정이 어디까지 효력을 가지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조항의 문구, 보수 구조, 해지하려는 사유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일방적으로 끊기 전에 계약서를 검토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행사가 손을 떼면서 착수금을 전부 가져갔습니다.

대행사 쪽 사정으로 그만둔 것이라면 처리한 분량을 넘는 착수금은 돌려받을 대상이 됩니다. 처리 경과 보고를 먼저 요구해 실제로 진행된 분량을 확인한 뒤 정산을 청구하십시오.

구두로만 맡긴 일도 같은 규칙이 적용되나요?

위임은 서면이 없어도 성립합니다. 다만 무엇을 언제까지 맡겼는지가 증명의 문제가 되므로, 문자나 메신저로 주고받은 요청과 견적을 모아 두십시오.

불리한 시기였다는 것은 누가 증명하나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쪽이 증명합니다. 마감 일정, 다른 업체를 구하려고 연락한 기록, 추가로 낸 수수료의 견적과 영수증이 그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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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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