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남편이 사업하다 진 빚 때문에 집행관이 집에 와서 TV와 냉장고, 안마의자에 압류 딱지를 붙이고 갔습니다. 살림 대부분은 제 월급으로 산 것이고 카드도 제 명의로 긁었습니다. 물건이 제 것이라고 말하면 압류를 풀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집 안의 물건이 누구 것으로 다루어지고, 배우자의 이름을 내세우는 것이 집행관 앞에서 어떤 무게를 갖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함께 쓰는 살림은 배우자 것이라고 말해도 압류를 피하기 어렵고, 대신 생활필수품은 처음부터 압류 대상이 아니며 배우자는 매각대금 가운데 자기 지분만큼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집행관은 명의를 묻지 않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89조 제1항을 보면 유체동산 압류의 방법은 채무자가 갖고 있는 물건을 집행관이 넘겨받아 점유하는 것입니다. 기준이 점유이지 소유가 아닙니다. 남편이 사는 집 안에 놓인 물건은 남편이 점유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집행관은 그 자리에서 누구 돈으로 샀는지를 따지지 않고 압류할 수 있습니다. 같은 항 단서에 따라 운반이 곤란한 물건은 봉인을 붙여 채무자에게 보관시키는데, 냉장고나 소파에 붙는 빨간 딱지가 그것입니다. 제3항에 따라 집행관은 채무자에게 압류의 사유를 통지하며, 그 통지서에 집행권원과 채권자가 적혀 있으니 먼저 확인해 두십시오.
■ 배우자 공유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
제190조가 그 문을 닫아 두었습니다. 부부의 공유물이면서 채무자가 혼자 또는 배우자와 함께 점유하는 유체동산도 제189조의 방법으로 압류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부부가 함께 쓰는 물건이 공유라는 사정은 압류를 막는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압류를 허용하는 근거로 적혀 있습니다. 민법 제830조 제2항이 부부 중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재산을 부부의 공유로 추정하기 때문에, 영수증 없이 집 안에 놓인 살림은 대부분 이 조문의 범위에 들어갑니다. 아내 명의라는 말만으로는 집행관을 돌려보낼 수 없습니다.
■ 아내 몫을 지키는 길은 따로 있습니다
제221조 제1항이 마련해 둔 배우자의 지급요구입니다. 제190조로 압류된 물건에 공유지분이 있다고 주장하는 배우자가 팔린 돈 가운데 자기 지분만큼을 달라고 집행관에게 요구하는 절차입니다. 물건 자체를 빼내는 것이 아니라 대금을 나누어 받는 구조입니다. 제2항은 여기에 제218조부터 제220조까지를 준용하므로, 요구는 이유를 밝혀 집행관에게 하고 시기는 집행관이 매각대금을 받은 때까지입니다. 채권자가 공유가 아니라고 다투면 제3항에 따라 채권자가 배우자를 상대로 소를 내어 공유가 아님을 확정해야 하므로, 증명의 부담은 채권자 쪽에 놓입니다.
■ 처음부터 압류할 수 없는 물건이 있습니다
제195조가 열여섯 항목을 적어 두었습니다. 본인 사안과 맞닿는 것은 ① 제1호의 채무자와 같이 사는 친족의 생활에 필요한 의복, 침구, 가구, 부엌기구와 그 밖의 생활필수품 ② 제2호의 2월간의 식료품과 연료 ③ 제3호의 1월간 생계비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액수의 금전 ④ 제14호의 안경, 보청기, 장애보조용 바퀴의자 같은 신체보조기구 ⑤ 제13호의 자녀가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와 학습용구입니다. 집행관이 이 물건에 딱지를 붙였다면 제196조 제1항에 따라 법원에 압류 취소를 신청할 수 있으며, 생활형편을 보여 주는 자료가 판단 재료가 됩니다.
■ 진짜 아내 단독 소유라면
혼인 전에 아내가 산 물건이거나 아내 부모가 아내에게 준 물건처럼 민법 제830조 제1항의 특유재산이라는 증거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제3자의 지위에서 민사집행법 제48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를 상대로 강제집행에 대한 이의의 소를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소를 냈다고 매각이 자동으로 멈추는 것은 아니어서 제3항이 준용하는 규정에 따라 집행정지 결정을 따로 받아야 합니다. 카드 명세서, 계좌 이체 내역, 혼인신고일 이전의 구매 기록처럼 시점과 자금 출처를 보여 주는 자료가 없으면 이 길은 열리지 않습니다.
■ 지금 확인하실 것
① 압류조서에 적힌 물건 목록을 받아 두고 제195조에 해당하는 항목을 표시합니다. ② 그중 취소를 구할 물건은 제196조 신청서를 준비합니다. ③ 나머지 공유 물건은 매각 전에 집행관에게 제221조의 지급요구서를 냅니다. ④ 아내 단독 소유를 증명할 물건이 있다면 구매 시점과 자금 출처 자료를 모아 제48조의 소와 집행정지 신청을 검토합니다. 매각기일이 잡히면 시간이 촉박하므로, 목록을 정리한 뒤 변호사와 어느 물건을 어느 절차로 다툴지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사집행법 제48조, 제189조, 제190조, 제195조, 제196조, 제218조, 제220조, 제221조 · 민법 제83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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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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