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2년 반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았는데, 그때는 보험사에서 치료비만 처리해 주고 나머지 배상은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해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후유증이 심해져 배상을 요구하려니 사고 난 지 3년이 넘어 시효가 끝났다고 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청구할 수 없는 건가요?
본인 사안은 3년이라는 기간이 어느 날부터 세어졌는지, 그리고 그 사이에 시효를 멈춘 사정이 있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고일부터 3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청구가 막히지는 않으며, 기산일과 중단 사유에 따라 아직 열려 있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 3년은 사고 난 날이 아니라 안 날부터 셉니다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기준은 사고가 일어난 날이 아니라 손해와 가해자를 모두 안 날입니다. 뺑소니로 가해자를 뒤늦게 특정한 경우, 사고 당시에는 가벼운 타박상으로 알았다가 나중에 신경 손상이 드러난 경우처럼 안 날이 사고일보다 뒤로 밀리는 사정이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본인 사안에서도 병원 진단서와 경찰 기록에서 손해의 실체와 가해자를 언제 확인했는지부터 날짜로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 10년의 두 번째 벽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마찬가지로 소멸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안 날이 아무리 늦더라도 사고일 기준 10년을 넘기면 청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두 기간 중 먼저 차는 쪽이 적용되므로, 사고가 2024년에 있었다면 3년의 기산일이 언제인지와 별개로 2034년이라는 절대적인 한계가 따로 걸려 있습니다. 다만 제3항은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정하므로 그런 사안은 계산이 달라집니다.
■ 3년 안에 한 행동이 시효를 멈추었을 수 있습니다
제168조는 청구, 압류나 가압류·가처분, 승인을 시효 중단 사유로 정합니다. 사고 뒤 가해자나 보험사가 치료비 일부를 지급했거나 배상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면 채무의 승인에 해당할 수 있고, 그때부터 3년이 다시 시작됩니다. 제174조에 따라 내용증명 같은 최고는 6개월 안에 소 제기나 가압류 같은 후속 조치가 있어야 효력이 유지되므로, 최고만 보내 두고 멈춘 경우라면 중단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보험사와 주고받은 서류, 합의 협상 기록, 지급 내역을 모두 모아 마지막 승인이 언제였는지 찾아보십시오.
■ 불법행위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가해자와 계약 관계가 있었다면 같은 사고를 채무불이행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권은 제766조가 아니라 제162조 제1항의 10년 시효를 따르므로, 여객운송 중의 사고, 시설 이용 중의 사고, 진료 중의 사고처럼 계약이 깔려 있는 사안에서는 3년이 지났어도 별도의 길이 남습니다. 자동차 사고라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른 보험사에 대한 직접청구권도 검토 대상입니다. 어느 구성이 가능한지는 사고의 경위와 상대와의 관계에 따라 갈립니다.
■ 지금 순서대로 하실 일
① 사고일, 진단서 발급일, 가해자를 특정한 날, 마지막으로 배상 협의가 오간 날을 표로 만듭니다. ② 그 표에서 제766조 제1항의 안 날을 정하고 오늘까지의 기간을 셉니다. ③ 3년 안에 상대의 승인이나 본인의 소 제기가 있었는지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④ 계약 관계가 있었다면 채무불이행 구성이 가능한지 살핍니다. 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내용증명보다 소 제기나 지급명령 신청처럼 제168조의 중단 사유에 곧바로 해당하는 조치를 택합니다. 날짜 계산 하나로 결론이 갈리는 사안이므로 자료를 모으신 뒤 변호사와 기산일을 확정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62조, 제168조, 제174조, 제390조, 제766조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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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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