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거래처가 물품대금을 주지 않아 작년 봄에 그 회사 명의 부동산에 가압류를 걸어 두었습니다. 그 뒤로 상대가 조금씩 갚겠다고 해서 소송까지는 가지 않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런데 어제 법원에서 제소명령이라는 서류가 왔습니다. 소송을 내지 않으면 가압류가 풀린다는 내용 같은데,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냥 두면 정말 없어지는지 알고 싶습니다.
본인 사안은 보전처분을 유지하려는 채권자가 언제까지 본안을 내야 하고 무엇을 법원에 증명해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손에 든 제소명령의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애써 걸어 둔 가압류가 벗겨지므로, 날짜부터 세셔야 합니다.
■ 지금 받으신 서류의 정체입니다
민사집행법 제287조 제1항이 근거입니다. 가압류법원은 채무자 쪽에서 구하면 변론을 열지 않은 채, 채권자에게 일정한 기한을 주면서 본안을 내고 그 사실을 서면으로 밝히라고 명하여야 합니다. 이미 재판이 걸려 있다면 그 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증명을 내면 됩니다. 조문이 명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판사가 사정을 보아 넘겨 주는 구조가 아니라 상대가 구하면 나오는 결정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왜 벌써 이런 것이 왔느냐를 따지실 일이 아니라 기한을 맞추는 쪽으로 곧장 움직이셔야 합니다.
■ 몇 주가 주어지고 무엇을 내야 하나
같은 조 제2항이 하한을 그어 두었습니다. 기한은 2주보다 짧게 잡히지 않습니다. 사건에 따라 더 넉넉히 주어지기도 하니 결정문에 적힌 날짜를 그대로 확인하십시오. 기점은 결정이 만들어진 날이 아니라 그 결정이 본인에게 닿은 날이므로 봉투의 송달 도장을 사진으로 남겨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내야 할 서면은 두 가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직 소를 내지 않았다면 소장을 접수한 뒤 담당 재판부에서 소제기증명원을 받아 가압류를 명한 법원에 제출하고, 이미 다투는 중이라면 소송계속사실증명원을 떼어 같은 곳에 내시면 됩니다. 접수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움직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 기한을 흘리면 벌어지는 일
제3항이 결과를 적어 두었습니다. 정해진 때까지 증명이 들어오지 않으면 법원은 상대의 신청을 받아 결정으로 가압류를 없앱니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더 숨어 있습니다. 제4항은 서면을 낸 뒤 그 소를 스스로 거두거나 각하 판결을 받은 경우를 애초에 내지 않은 것과 똑같이 다룹니다. 관할을 잘못 잡았거나 청구취지를 고치려고 일단 취하하고 다시 내는 방식이 여기서는 위험합니다. 급하게 접수부터 해 놓고 나중에 정리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소를 유지한 채 청구취지변경으로 손보는 쪽을 먼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 제소명령이 오지 않더라도 3년이 벽입니다
상대가 아무 말 없이 기다리는 길도 있습니다. 제288조 제1항 제3호는 가압류를 집행한 뒤 3년이 지나도록 본안을 내지 않은 상태 자체를 취소 사유로 삼습니다. 기산점이 결정을 받은 날이 아니라 실제로 집행이 이루어진 때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같은 항은 가압류를 붙일 이유가 사라졌거나 형편이 달라진 경우와 상대가 법원이 정한 담보를 걸어 둔 경우도 사유로 들고 있습니다. 특히 3년 사유는 채무자 말고 이해관계인에게도 신청 자격이 열려 있어, 그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이나 뒤에 붙은 권리자가 먼저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 취소 결정을 받았다면 남은 시간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제288조 제2항은 이 신청을 가압류를 명했던 법원이 판단하되 본안 재판이 시작된 뒤라면 그 재판부가 맡도록 하고, 제3항은 심리와 불복에 관하여 제286조의 여러 항을 끌어옵니다. 그래서 법원은 기일을 열어 양쪽에 알린 뒤 이유를 적은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는 즉시항고가 열려 있습니다. 더 눈여겨보실 것은 준용되는 제286조 제6항입니다. 취소하는 결정을 하면서 채권자가 고지받은 날부터 2주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효력이 늦게 생긴다고 선언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그 며칠이 다음 수를 두는 시간입니다.
■ 오늘 하실 일의 순서
① 결정문 송달일과 기한 마지막 날을 달력에 적습니다. ② 집행이 끝난 날짜를 찾아 3년이 어디쯤 왔는지 함께 표시합니다. ③ 본안 소장을 준비해 접수하고 증명원을 발급받아 가압류법원에 냅니다. ④ 낸 서면의 접수 사실을 사건검색으로 확인합니다. ⑤ 이미 취소 결정이 나왔다면 즉시항고 기간과 담보 공탁금 회수 방법을 함께 정리하십시오. 상대의 재산이 그 하나뿐이라면 변호사와 청구취지부터 확정해 움직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사집행법 제276조, 제277조, 제286조, 제287조, 제28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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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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