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한 물건의 검수 결과를 알리는 이메일이 금요일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계약서에는 통보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이의를 내지 않으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달력을 짚어 보니 30일째가 일요일입니다. 그 전 금요일까지 서류를 보내야 할지, 월요일에 보내도 될지 헷갈립니다. 답부터 말하면 월요일에 닿아도 늦지 않습니다. 하지만 첫날을 어떻게 세는지, 그날까지 무엇이 도착해야 하는지를 놓치면 하루 차이로 이의할 기회를 잃습니다.
통보를 받은 그날도 하루로 치나
치지 않습니다.
날이나 주, 달, 해를 단위로 기간을 정했다면 첫날은 빼고 그다음 날부터 셉니다. 금요일에 통보를 받았다면 토요일이 1일째입니다. 반나절이 남았다고 그날을 하루로 치면 기간이 실제보다 짧아지기 때문에, 민법은 아예 첫날을 계산에서 빼 버렸습니다.
예외가 둘 있습니다. 하나는 기간이 그날 오전 0시부터 시작하도록 정해진 경우입니다. 11월 1일부터 한 달간 임대한다는 계약처럼 시작 시각이 자정에 맞춰져 있으면 11월 1일을 첫날로 셉니다. 다른 하나는 48시간, 90분처럼 시간이나 분 단위로 정한 기간입니다. 이때는 그 순간부터 곧바로 시계가 돕니다.
| 기간을 정한 방식 | 언제부터 세나 | 언제 끝나나 |
|---|---|---|
| 시간·분 단위 (예: 48시간 안에) | 그 순간부터 바로 | 정한 시간이 다 흐른 시각 |
| 날·주 단위 (예: 통보일부터 30일) | 다음 날부터 (첫날 제외) | 마지막 날 자정 |
| 달·해 단위 (예: 3개월, 1년) | 다음 날부터 (첫날 제외) | 마지막 달에서 시작일에 해당하는 날의 전날 자정 |
| 0시에 시작하도록 정한 경우 (예: 11월 1일부터 한 달) | 그날 자체를 첫날로 셈 | 같은 방식으로 마지막 날 자정 |
나이는 또 다릅니다. 태어난 날을 넣어 만 나이로 셉니다. 기간 계산의 원칙과 섞어 생각하지 마십시오.
마지막 날은 어떻게 찾나
날 단위라면 단순합니다. 앞의 예에서 통보를 10월 30일 금요일에 받았다면 10월 31일이 1일째이고, 30일째는 11월 29일입니다. 기간은 그 마지막 날이 끝나는 자정에 만료됩니다. 29일 오후 6시가 아니라 밤 12시까지라는 뜻입니다.
달이나 해로 정했다면 날짜를 하나하나 세지 않고 달력으로 계산합니다. 3월 10일에 받은 통지로 한 달이 시작되면 3월 11일부터 세어, 마지막 달인 4월에서 시작일에 해당하는 11일의 전날, 곧 4월 10일로 끝납니다. 한 달이 30일인지 31일인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마지막 달에 그 날짜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1월 30일에 통지를 받아 1월 31일부터 한 달을 세면 2월에는 31일이 없습니다. 이럴 때는 그달의 말일에 기간이 끝납니다. 2월이 28일로 끝나는 해라면 2월 28일입니다.
끝나는 날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면 어떻게 되나
기간의 말일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기간은 그다음 날로 끝납니다. 일요일은 공휴일에 들어가므로, 말일이 토요일이면 하루 밀려 일요일이 되고 일요일도 공휴일이니 다시 밀려 월요일이 됩니다. 앞의 예에서 11월 29일이 일요일이므로 이의 기간은 11월 30일 월요일 자정까지입니다.
설이나 추석처럼 연휴가 길면 연휴가 모두 지난 첫 평일까지 늘어납니다. 대체공휴일과 임시공휴일도 공휴일로 봅니다. 어떤 날이 공휴일인지는 보통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기준으로 따집니다.
여기서 자주 틀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규칙은 끝나는 날에만 적용됩니다. 첫날이 토요일이라고 해서 월요일부터 세기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요일에 통보를 받으면 토요일부터 그대로 세고, 중간에 낀 주말과 휴일도 모두 날수에 들어갑니다. 뒤로 밀리는 것은 끝나는 날 하나뿐입니다.
이 원칙은 계약상 기한에만 쓰이지 않습니다. 매수인이 하자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하는 청구, 채권자취소의 소를 낼 수 있는 1년, 소멸시효의 마지막 날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됩니다.
그날까지 보내면 되나, 도착해야 하나
상대방에게 하는 의사표시라면 도착해야 합니다. 민법은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기한 마지막 날에 우체국 창구에서 내용증명을 부쳤다는 사실만으로는 기한을 지켰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그 우편이 다음 날 배달되었다면 이의는 기한을 넘겨 도착한 것이 됩니다.
주의
월요일까지 늘어난 것은 상대방에게 닿아야 하는 기한입니다. 월요일 오후 늦게 우체국에서 등기를 부치면 도착은 화요일 이후가 되어 기한을 넘깁니다. 늘어난 하루를 믿기보다 이메일과 문자를 같은 날 함께 보내 도달 기록을 남기십시오.
법원에 내는 서류는 법원에 접수된 때를 기준으로 봅니다. 전자소송으로 제출하면 법원 창구가 닫힌 저녁이나 주말에도 접수되지만, 마감일 자정을 1분이라도 넘기면 다음 날 접수로 찍힙니다. 서버가 붐비는 마감 직전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약서에 다르게 적혀 있으면 무엇이 우선하나
계약서가 우선합니다. 민법의 기간 계산 규정은 법령이나 재판, 당사자의 약정에서 따로 정하지 않은 경우에 쓰이는 기본값입니다. 계약서에 영업일 기준으로 센다고 적혀 있으면 주말과 공휴일은 처음부터 날수에서 빠집니다. 반대로 말일이 휴일이어도 연장하지 않는다고 적어 두었다면 토요일에 끝나는 기간은 토요일로 끝납니다.
계약서에서 먼저 찾아볼 문구
· 영업일 기준, 은행 영업일 기준 같은 표현
· 기간 말일이 휴일이어도 연장하지 않는다는 조항
· 발송일 기준인지 도달일 기준인지 정한 통지 조항
· 기한을 지나면 승인이나 포기로 본다는 간주 조항
통지 조항도 같이 보십시오. 발송한 날을 기준으로 한다고 적혀 있다면 마지막 날 등기를 부친 것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구가 없으면 도달이 기준이라고 보고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한이 걸린 서류, 지금 무엇부터 확인하나
순서대로 짚어 보십시오.
- 기간이 시작되는 사건이 무엇인지 확정한다. 통보를 받은 날인지, 계약한 날인지, 물건을 인도받은 날인지.
- 그날을 뺀 다음 날부터 센다. 0시에 시작하도록 정했다면 그날부터.
- 날 단위면 날수를 더하고, 달·해 단위면 달력으로 계산해 마지막 날을 찾는다.
-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 뒤 첫 평일로 옮긴다.
- 계약서의 영업일·연장 배제·통지 조항을 확인해 위 결과를 고친다.
- 도착 기준이면 그 날짜보다 적어도 2~3일 앞서 보낸다.
계산 결과는 메모로 남겨 두십시오. 상대방이 기한을 넘겼다고 주장하면 그 계산 과정이 곧 반박 자료가 됩니다.
정리
첫날은 빼고 셉니다. 마지막 날은 그날 자정에 끝나고, 그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다음 평일까지 늘어납니다. 주말에 걸린 기한이라고 서둘러 금요일에 몰아 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밀리는 것은 끝나는 날뿐이고, 계약서가 달리 정했다면 그 조항이 먼저입니다. 상대방에게 보내는 통지라면 기한 안에 닿아야 합니다. 이의 기간이나 시효처럼 하루가 권리를 가르는 기한이라면 계산이 맞는지 변호사와 함께 한 번 더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11조, 제155조, 제157조, 제159조, 제160조, 제161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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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통보를 받은 날이 일요일이었습니다. 월요일부터 세면 되나요?
아닙니다. 첫날은 계산에서 빠지므로 일요일에 받았다면 월요일이 1일째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월요일부터 세는 것과 같지만, 이는 첫날을 빼는 원칙 때문이지 휴일이라서 미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기간 중간에 추석 연휴가 끼어 있으면 그만큼 늘어나나요?
늘어나지 않습니다. 중간의 휴일은 모두 날수에 들어갑니다. 연휴가 마지막 날과 겹칠 때만 연휴가 끝난 다음 평일로 기간이 연장됩니다.
월요일로 연장된 기한, 월요일 몇 시까지인가요?
원칙적으로 월요일이 끝나는 자정까지입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하는 통지라면 그 시각 안에 상대방이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여야 하므로, 밤늦게 보내는 방식은 다툼을 부를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영업일이라는 말이 없고 그냥 7일이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법의 기본 계산법대로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7일을 셉니다. 7일째가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다음 평일까지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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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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