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9천만원인데 경매개시결정은 두 건이 왔습니다. 살고 있는 아파트와 고향에 남겨 둔 작은 주택이 같은 채권자의 신청으로 함께 경매에 올라간 것입니다. 아파트 하나만 팔려도 빚과 비용을 갚고 남는데 두 채를 다 잃어야 하느냐는 물음이 나옵니다. 민사집행법은 이 상황을 과잉매각이라 부르고, 한 개의 부동산 값으로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과 집행비용을 갚기에 충분하면 다른 부동산의 매각을 허가하지 말라고 법원에 지시해 두었습니다. 그 조문이 어느 단계에서 작동하는지, 채무자가 어느 집을 남길지 고를 수 있는지, 언제 무엇을 내야 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두 채가 경매에 올라가는 것 자체는 막을 수 없나
신청 단계에서는 막기 어렵습니다. 채권자는 부동산 여러 개에 한꺼번에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고, 어느 집 하나로 충분한지는 개시결정 단계에서 따지지 않습니다.
조문이 작동하는 자리는 뒤쪽입니다.
민사집행법 제124조 제1항은 여러 개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경우에 한 개의 부동산의 매각대금으로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과 강제집행비용을 변제하기에 충분하면 다른 부동산의 매각을 허가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매각을 허가할지 결정하는 매각결정기일에 걸리는 장치입니다. 개시결정과 감정, 입찰까지는 두 채 모두 진행되고, 낙찰자가 정해진 뒤에야 한 채를 걸러 냅니다.
두 채를 다 잃는 것은 아니지만,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과잉매각
채권자의 채권액과 집행비용을 갚는 데 필요한 범위를 넘어 채무자의 부동산을 파는 것을 말합니다. 기준은 신청 채권자의 채권만이 아니라 그 절차에서 배당받을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이며, 여기에 강제집행비용을 더한 금액을 한 개의 부동산 매각대금이 넘는지로 판단합니다.
충분하다는 것은 무엇과 무엇을 비교하는 것인가
한쪽에는 한 개 부동산의 매각대금이 놓입니다. 감정가가 아니라 실제 최고가매수신고 금액입니다. 다른 한쪽에는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과 강제집행비용이 놓입니다.
여기서 모든 채권자가 핵심입니다.
신청 채권자의 9천만원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저당권을 가진 은행, 배당요구를 한 다른 채권자, 가압류권자가 있으면 그 금액이 모두 더해집니다. 아파트에 2억원의 근저당이 있다면 매각대금은 먼저 그쪽으로 가고, 남은 돈으로 9천만원과 비용을 갚을 수 있는지를 봅니다.
채무자가 배당요구 내역과 등기부를 놓고 먼저 셈을 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느 집을 남길지 채무자가 고를 수 있나
고를 수 있습니다. 제124조 제2항은 제1항 본문의 경우에 채무자가 그 부동산 가운데 매각할 것을 지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살고 있는 아파트를 남기고 고향 주택을 팔게 할 수도 있고, 그 반대도 됩니다. 다만 지정한 부동산 하나의 매각대금으로 충분해야 합니다. 값이 낮은 쪽을 지정했는데 그 금액으로 모든 채권과 비용을 갚지 못하면 제1항의 요건을 채우지 못하므로 두 채 모두 매각이 허가됩니다.
지정에는 시점이 있습니다. 매각허가가 있을 때까지입니다. 입찰 결과가 나오면 바로 서면을 내야 합니다.
| 단계 | 근거 | 채무자가 할 수 있는 것 |
|---|---|---|
| 매각기일(입찰) | 제103조 | 두 채 모두 입찰이 진행됨, 최고가매수신고 금액을 확인 |
| 매각결정기일 전 | 제124조 제2항, 제120조 제2항 | 매각할 부동산을 지정하는 서면과 과잉매각 이의를 제출 |
| 매각결정기일 | 제120조 제1항, 제123조 | 출석해 의견을 진술, 법원은 이의가 정당하면 불허가 |
| 허가결정이 난 뒤 | 제129조, 제130조 | 1주 안에 즉시항고, 매각대금의 10분의 1을 보증으로 공탁 |
법원이 알아서 걸러 주나, 아니면 내가 말해야 하나
조문은 허가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어 법원의 직권 사항처럼 읽힙니다. 제123조 제2항도 제121조의 사유가 있으면 직권으로 매각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래도 말해야 합니다.
법원이 다른 채권자의 채권액을 전부 합산해 한 채로 충분한지를 스스로 계산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제120조는 매각결정기일에 출석한 이해관계인에게 의견을 진술하게 하고, 이의는 매각허가가 있을 때까지 신청하도록 합니다. 채무자는 이해관계인입니다. 이 자리에서 과잉매각을 지적하고 어느 집을 팔지 지정하는 것이 확실한 길입니다.
- 경매개시결정문과 매각물건명세서에서 두 사건의 매각기일과 매각결정기일을 확인합니다
- 등기부와 배당요구 내역으로 각 부동산에 붙은 채권액을 모두 더해 봅니다
- 입찰 결과가 나오면 한 채의 매각대금이 전체 채권액과 비용을 넘는지 계산합니다
- 넘는다면 매각결정기일 전에 매각할 부동산 지정서와 과잉매각 이의신청서를 냅니다
- 매각결정기일에 출석해 같은 내용을 진술합니다
그래도 두 채가 함께 팔리는 예외는
제124조 제1항 단서가 제101조 제3항 단서를 끌어옵니다. 세 가지입니다.
- 토지와 그 위의 건물을 일괄매각하는 경우
- 재산을 분리하여 매각하면 그 경제적 효용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
- 채무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제98조에 따라 법원이 위치와 형태, 이용관계를 고려해 일괄매각을 결정한 사건에서 이 예외가 등장합니다. 아파트와 고향 주택처럼 떨어져 있고 따로 팔아도 값이 떨어지지 않는 부동산은 여기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공장 부지와 그 위의 건물, 나란히 붙은 두 필지는 다릅니다.
주의
세 번째 예외인 채무자의 동의는 서면에 서명하는 형태로 올 수 있습니다. 채권자 쪽이 절차를 빨리 끝내자며 두 채 모두 매각에 동의하는 서류를 내밀면, 그 서명으로 제124조의 보호가 사라집니다. 서명 전에 그 문서가 무엇에 대한 동의인지 확인하십시오.
불허가가 나면 남은 집은 어떻게 되나
불허가된 부동산의 절차는 거기서 멈춥니다. 다만 허가된 부동산의 대금이 납부되고 배당이 끝나 채권이 모두 갚아져야 남은 집의 경매도 정리됩니다.
낙찰자가 대금을 내지 않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허가된 집의 매각이 무산되면 한 채로 충분하다는 전제가 무너져 남은 집의 절차가 다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대금 납부와 배당까지 지켜보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리
민사집행법 제124조는 한 개의 부동산 매각대금으로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과 집행비용을 갚기에 충분하면 다른 부동산의 매각을 허가하지 않도록 하고, 어느 것을 팔지는 채무자가 지정할 수 있게 한 조문입니다.
작동 시점은 매각결정기일이며, 토지와 건물의 일괄매각, 분리 시 효용 저하, 채무자의 동의라는 세 예외가 있습니다. 채무자가 채권액을 합산해 과잉매각을 지적하고 지정서를 내는 것이 확실하며, 놓쳤다면 즉시항고하되 매각대금의 10분의 1을 공탁해야 합니다.
두 건의 개시결정을 받으셨다면 등기부와 배당요구 내역부터 모아 집행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와 어느 집을 남길지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사집행법 제15조, 제98조, 제101조, 제103조, 제120조, 제121조, 제123조, 제124조, 제125조, 제129조, 제130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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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두 채 모두 경매개시결정이 났습니다. 지금 당장 한 채를 빼 달라고 할 수 있나요?
개시결정 단계에서는 어렵습니다. 제124조는 매각을 허가할지 정하는 매각결정기일에 작동하므로, 입찰 결과가 나온 뒤 한 채의 매각대금으로 모든 채권액과 비용을 갚을 수 있음을 보여 주며 지정서와 이의를 내야 합니다.
남길 집을 제가 고를 수 있나요?
제124조 제2항에 따라 채무자가 매각할 부동산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정한 한 채의 매각대금으로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과 집행비용을 갚을 수 있어야 하고, 매각허가가 있기 전에 서면으로 내야 합니다.
채권자는 한 명인데 왜 다른 채권자 금액까지 더하나요?
조문이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이라고 적었기 때문입니다. 저당권자와 배당요구를 한 채권자, 가압류권자의 금액이 모두 들어가므로, 등기부상 부담이 큰 집은 한 채로 충분하다는 계산이 어려워집니다.
매각허가결정이 이미 났습니다. 방법이 남아 있나요?
제129조에 따라 손해를 볼 이해관계인은 즉시항고를 할 수 있고, 제130조에 따라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사유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야 합니다. 매각대금의 10분의 1을 보증으로 공탁해야 하며, 채무자의 항고가 기각되면 그 보증은 돌려받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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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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