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명령을 받아 거래처 통장에서 드디어 돈이 넘어왔습니다. 받을 돈을 받았으니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집행법원 쪽에서는 아직 사건이 열려 있습니다. 받은 금액이 얼마인지 법원에 알려야 사건이 닫히고, 그 사이 다른 채권자가 끼어들어 있었다면 받은 돈을 그대로 가질 수도 없습니다. 반대로 추심이 번거로워 그만두고 싶을 때는 말로 그만둘 수 없고 서면이 필요합니다. 돈을 받은 뒤와 받기를 포기할 때, 두 갈래에서 채권자가 법원에 내야 하는 종이를 정리했습니다.
돈을 받았는데 왜 법원에 알려야 하나
추심명령은 채권자에게 남의 채권을 대신 받아 올 권한을 주는 결정입니다. 권한을 준 법원이 결과를 모르면 사건을 끝낼 수 없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36조 제1항은 채권자가 추심한 채권액을 법원에 신고하도록 정합니다. 이 신고가 들어와야 집행법원은 압류된 채권이 얼마나 소멸했는지, 압류가 남은 부분이 있는지를 기록에 남깁니다. 전부를 받았다면 사건은 그 신고로 종결되고, 일부라면 나머지 압류가 살아 있습니다.
신고를 미루면 어떻게 될까요. 조문에 직접적인 제재는 없지만, 다른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해 둔 사건에서 신고 없이 돈을 쓰면 나중에 그 돈을 돌려놓으라는 다툼으로 번집니다.
추심의 신고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실제로 받아 낸 금액을 집행법원에 알리는 절차입니다. 사건번호, 추심한 날짜와 금액, 제3채무자를 적은 서면으로 하며, 이 신고가 다른 채권자의 배당요구를 막는 마지막 시점이 되기도 합니다.
받은 돈을 그대로 가져도 되는 때와 안 되는 때
갈림길은 신고 전에 경쟁자가 있었는지입니다.
제236조 제2항은 신고 전에 다른 압류나 가압류, 배당요구가 있었을 때에는 채권자가 추심한 금액을 바로 공탁하고 그 사유를 신고하도록 합니다. 혼자 압류한 채권이라면 받은 돈은 자기 몫입니다. 그러나 같은 채권에 다른 채권자가 겹쳐 있었다면 받은 돈은 나눌 재원이지 내 돈이 아닙니다. 공탁하면 제252조에 따라 법원이 배당절차를 열고, 거기서 순위와 비율에 따라 나누어 받습니다.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습니다. 내가 먼저 압류했으니 먼저 받은 돈은 내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채권집행에서는 압류의 선후가 우선권을 만들지 않습니다. 겹친 채권자들은 같은 자격으로 배당에 참가합니다.
| 신고 전 상황 | 채권자가 할 일 | 근거 |
|---|---|---|
| 다른 압류·가압류·배당요구 없음 | 추심한 금액을 법원에 신고, 돈은 보유 | 제236조 제1항 |
| 다른 압류·가압류·배당요구 있음 | 추심한 금액을 바로 공탁하고 사유 신고 | 제236조 제2항 |
| 공탁 뒤 | 법원이 배당절차 개시, 채권자는 계산서 제출 | 제252조 제2호 |
| 추심 신고 뒤 | 새로운 배당요구 불가 | 제247조 제1항 제2호 |
신고 시점이 다른 채권자에게 미치는 영향
추심의 신고는 문을 닫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제247조 제1항은 우선변제권이 있는 채권자와 집행력 있는 정본을 가진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을 정해 두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채권자가 제236조에 따른 추심의 신고를 한 때입니다. 신고가 접수된 뒤에 들어온 배당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추심한 채권자 입장에서는 신고를 빨리 할수록 경쟁자가 늘어날 여지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돈이 들어온 날 바로 신고서를 준비하는 편이 낫습니다. 입금 내역을 붙여 집행법원에 내거나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올리면 됩니다.
신고서에는 무엇을 적나
정해진 서식은 없지만 법원이 기록을 정리하는 데 필요한 사항은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 사건번호와 채권자, 채무자, 제3채무자의 표시
- 추심명령의 결정일과 송달일
- 추심한 날짜, 금액, 받은 방법(계좌이체, 현금 등)
- 청구금액 가운데 남은 금액이 있는지 여부
- 신고 전에 다른 압류·가압류·배당요구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공탁한 사실과 공탁번호
마지막 항목이 핵심입니다. 제3채무자가 제237조에 따라 진술서를 냈다면 거기에 다른 압류 여부가 적혀 있으니 그 진술서를 다시 꺼내 확인하십시오.
추심을 그만두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나
받기가 어렵거나 소송까지 가야 하는 채권이라면 추심명령을 내려놓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제240조가 그 길을 열어 둡니다.
제1항은 채권자가 추심명령에 따라 얻은 권리를 포기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단서에서 기본채권에는 영향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추심권을 포기한다고 해서 채무자에게 받을 돈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받을 권한만 내려놓는 것이고, 집행권원은 살아 있어 다른 재산에 다시 집행할 수 있습니다.
제2항이 방법을 정합니다. 포기는 법원에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하고, 법원사무관등은 그 등본을 제3채무자와 채무자에게 송달합니다. 제3채무자에게 전화로 안 받겠다고 말하는 것은 효력이 없고, 서면이 접수되어 등본이 송달되어야 정리됩니다.
주의
추심권 포기는 추심명령의 효력만 거두는 것이고 압류명령까지 취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압류까지 풀고 싶다면 압류명령 신청을 따로 취하하여야 합니다. 둘을 혼동해 압류만 취하하고 추심명령을 남겨 두거나, 반대로 추심권만 포기하고 압류가 남아 제3채무자를 계속 묶어 두는 일이 생깁니다.
포기하지 않고 미루기만 하면 어떻게 되나
조용히 내버려 두는 쪽이 더 위험합니다.
제239조는 채권자가 추심할 채권의 행사를 게을리 한 때에는 이로써 생긴 채무자의 손해를 부담하도록 합니다. 제3채무자가 그 사이 폐업하거나 시효가 완성되어 받을 수 없게 되면, 채무자는 그 손해를 추심채권자에게 물을 수 있습니다. 제250조는 배당요구를 해 둔 다른 채권자가 일정한 기간 안에 추심하도록 최고하고, 따르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직접 추심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니 받을 생각이 없다면 제240조로 정리하고, 받을 생각이라면 제249조의 추심의 소까지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합니다. 중간은 없습니다.
확인할 것
· 제3채무자 진술서에 다른 압류·가압류가 적혀 있었는지
· 추심금 입금 내역과 날짜를 증빙으로 챙겼는지
· 겹친 채권자가 있다면 공탁서를 먼저 받았는지
· 추심권 포기와 압류 취하 가운데 어느 쪽이 필요한지
· 포기 신고 뒤 등본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었는지
정리
추심명령 사건은 돈을 받는 순간이 아니라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에 정리됩니다. 신고 전에 다른 채권자가 겹쳐 있었다면 받은 돈은 공탁하여 배당으로 넘기고, 겹친 사람이 없다면 신고만으로 끝납니다.
추심을 그만둘 때도 서면입니다. 제240조의 포기는 기본채권을 건드리지 않으므로 다른 재산으로 집행을 이어 갈 수 있고, 압류까지 풀려면 별도의 취하가 필요합니다. 어느 서류를 낼지는 사건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겹친 채권자가 있거나 제3채무자가 다투는 사안이라면 변호사와 순서를 정한 뒤 움직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사집행법 제236조, 제237조, 제239조, 제240조, 제247조, 제249조, 제250조, 제252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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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추심한 돈이 청구금액보다 적습니다. 신고는 어떻게 하나요?
받은 금액을 그대로 적어 신고하면 됩니다. 남은 금액에 대한 압류와 추심명령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제3채무자가 나중에 지급하는 돈을 계속 추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번 받을 때마다 신고를 반복해야 기록이 맞습니다.
공탁해야 하는 줄 모르고 추심금을 이미 썼습니다.
신고 전에 다른 압류나 배당요구가 있었다면 공탁의무가 있었던 사안입니다. 지금이라도 같은 금액을 공탁하고 사유를 신고하는 편이 낫습니다. 늦었다고 미루면 다른 채권자가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으로 다투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추심권을 포기하면 채무자에게 받을 돈 자체가 없어지나요?
아닙니다. 제240조 제1항 단서가 기본채권에는 영향이 없다고 정합니다. 남의 채권을 대신 받을 권한만 내려놓는 것이고, 판결이나 공정증서로 확정된 채권은 그대로 남아 다른 재산에 집행할 수 있습니다.
제3채무자에게 안 받겠다고 말했으면 포기가 된 것 아닌가요?
되지 않습니다. 제240조 제2항은 포기를 법원에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법원이 그 등본을 제3채무자와 채무자에게 송달합니다. 말로 한 통보는 효력이 없고, 서면 신고가 접수되어야 포기로 처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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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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