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친구와 둘이 5년 가까이 카페를 함께 운영해 왔습니다. 처음에 저는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대고 친구가 매장을 맡는 식이었고 계약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는 손을 떼고 싶은데 친구는 가게를 계속하겠다고 합니다. 제가 넣은 돈을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그 동업에 끝나는 날이 정해져 있었는지, 그리고 빠지는 날 장부가 어떤 모습인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간을 두지 않은 동업이라면 언제든 손을 뗄 수 있고, 돌려받는 것은 가게나 기계 자체가 아니라 그 값에 해당하는 돈입니다.
■ 계약서가 없어도 조합일 수 있습니다
민법 제703조 제1항은 두 사람 이상이 서로 출자해 함께 사업을 하기로 약속하면 그것으로 조합이 성립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출자를 금전이나 그 밖의 재산으로 해도 되고 노무로 해도 된다고 열어 두었습니다. 종이에 도장을 찍었는지, 상호를 무엇으로 걸었는지는 요건이 아닙니다. 그래서 돈을 댄 사람과 몸으로 일한 사람이 이익을 나누기로 했다면 계약서가 없어도 조합으로 다루어질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원금과 확정 이자만 약속했다면 대여에 가깝습니다.
■ 언제 손을 뗄 수 있고 언제 막히나
제716조가 두 갈래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제1항은 존속기간을 아예 정하지 않았거나 조합원이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하기로 한 경우를 다루며, 이때는 각자 언제든지 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조합에 불리한 시기를 골라 나가는 것은 막습니다. 성수기 직전이나 큰 수주를 앞둔 시점이 문제가 되는 대목입니다. 제2항은 기간을 정해 둔 경우인데, 이때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나갈 수 있습니다. 건강이 무너졌거나 신뢰가 깨질 만한 사정이 여기에 놓입니다.
■ 내 뜻과 무관하게 빠지게 되는 경우
제717조는 스스로 나가는 것 말고도 조합원 자격이 끊기는 사유 네 가지를 적어 두었습니다. ① 사망 ② 파산 ③ 성년후견의 개시 ④ 제명입니다. 이 가운데 제명은 제718조가 요건을 좁혀 두었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나머지 조합원 전원의 뜻이 모여야 결정할 수 있고, 결정했더라도 본인에게 알리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 효력을 주장하지 못합니다. 두 사람뿐인 동업에서 한쪽을 제명하겠다는 통보가 오면 요건부터 따져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 몫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합니까
제719조가 셈법을 정합니다. 제1항은 나간 사람과 남은 사람 사이의 계산을 나간 그 시점의 재산 상태에 맞추어 하도록 했습니다. 나중에 사업이 잘되든 망하든 그 결과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뜻이라, 빠지는 날짜를 특정해 두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제2항은 무엇을 내놓았든 그 지분을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게 했습니다. 기계를 들여놓았다고 그 기계를 도로 가져오는 구조가 아닙니다. 제3항은 진행 중인 공사나 아직 끝나지 않은 거래처럼 결말이 나지 않은 항목은 마무리된 뒤에 따져도 된다고 합니다.
■ 지금 확보해 두실 것
나가겠다는 말을 꺼내기 전에 다섯 가지를 챙기시기 바랍니다. ① 제710조는 각 조합원에게 언제든지 업무와 재산 상태를 검사할 권한을 주므로, 장부와 통장 사본, 세금계산서, 재고 목록을 이 권한을 근거로 요구합니다. ② 손익을 나누는 비율이 계약에 없다면 제711조 제1항에 따라 출자가액에 비례해 정해지므로 각자 얼마를 냈는지를 증빙으로 맞춥니다. ③ 탈퇴 의사는 말이 아니라 내용증명으로 보내 도달일을 남깁니다. ④ 그날 기준의 자산과 부채를 정리한 표를 만들어 상대에게 확인을 요구합니다. ⑤ 미완결 거래는 따로 목록을 잡아 둡니다. 부동산이 끼어 있거나 상대가 장부 공개를 거부한다면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정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703조, 제710조, 제711조, 제716조, 제717조, 제718조, 제71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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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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