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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7일조회 0

집 관리만 부탁했더니 담보 대출까지 일으켰다면

2년 해외 근무를 떠나면서 동생에게 집 열쇠와 인감도장을 맡겼습니다. 관리비 내고 고장 나면 고쳐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귀국 석 달 전 등기부를 떼어 보니 처음 보는 금융회사 이름으로 근저당권이 잡혀 있습니다. 동생은 사업 자금이 급했다며 고개를 숙입니다. 이제 이 대출은 누구의 빚이 되는지, 근저당은 지울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민법 대리 규정 가운데 권한의 범위와 표현대리를 중심으로 결론이 어디서 갈리는지 분석했습니다.

관리만 맡긴 사람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민법 제118조가 기준입니다. 권한을 정하지 아니한 대리인은 두 가지만 할 수 있습니다. 보존행위, 그리고 대리의 목적인 물건이나 권리의 성질을 변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용하거나 개량하는 행위입니다.

맡긴 사람이 따로 정하지 않았을 때할 수 있나근거
깨진 창문 수리, 누수 보수할 수 있음 (보존행위)민법 제118조 제1호
집의 성질을 바꾸지 않는 범위의 이용·개량할 수 있음제118조 제2호
집을 담보로 근저당 설정, 대출 실행권한 밖제118조의 범위를 넘음
집을 파는 계약권한 밖제118조의 범위를 넘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일은 집을 지키거나 쓰는 일이 아닙니다. 소유권에 부담을 얹는 처분에 가까운 행위라서 이 조문이 허락하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맡길 때 무엇을 해도 된다고 말했는지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관리만 부탁했다면 대리권은 위 표의 위쪽 두 줄에 머뭅니다.

권한 밖의 대출 계약은 그 자체로 무효인가

원칙은 본인에게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114조는 대리인이 권한 내에서 한 의사표시만 본인에게 직접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권한 밖의 행위는 제130조의 무권대리가 되어 본인이 추인하지 않는 한 본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형 입장에서는 이 대출과 근저당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문제는 다음 조문입니다.

금융회사가 믿었다면 결론이 뒤집히나

제126조는 대리인이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본인이 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입니다.

이 조문이 적용되려면 대리인에게 어떤 대리권이든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이 사안에서는 그것이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집 관리를 맡긴 순간 동생은 제118조 범위의 대리권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싸움은 금융회사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하나로 모입니다.

조문은 정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나열하지 않습니다. 결국 사정을 모아 판단하게 되는데, 이런 사정들이 저울에 오를 수 있습니다.

  • 동생이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기 관련 서류를 함께 가지고 왔는지
  • 금융회사가 소유자 본인에게 전화나 면담으로 의사를 확인했는지, 확인이 어렵지 않았는지
  • 대출금이 소유자가 아니라 대리인 계좌로 들어갔는지
  • 위임장의 작성일, 필체, 기재 내용에 의심할 만한 부분이 있었는지

서류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면 형에게 불리한 사정이 됩니다. 반대로 본인이 해외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확인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다면 정당한 이유를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형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침묵하면 안 됩니다. 대출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그 뜻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제132조는 추인이나 거절의 의사표시를 상대방에게 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동생에게만 화를 내고 끝내면 법적으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셈입니다. 금융회사에 내용증명으로 추인 거절의 뜻을 보내십시오. 제131조는 상대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본인에게 추인 여부의 확답을 요구할 수 있고, 그 기간 안에 답이 없으면 추인을 거절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금융회사의 서면을 받았다면 기간을 확인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다음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지우는 문제입니다. 금융회사가 순순히 말소에 응하지 않으면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를 규정한 제214조를 근거로 말소를 구하는 소송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 소송에서 금융회사는 제126조의 표현대리를 내세울 것이고, 결론은 앞서 본 정당한 이유에서 갈립니다.

어느 쪽으로 끝나든 동생은 책임을 지나

집니다. 다만 상대가 달라집니다.

표현대리가 인정되어 형이 대출 부담을 떠안게 되면, 형은 동생에게 그 손해를 물을 수 있습니다. 관리를 맡긴 관계는 제680조의 위임으로 볼 수 있고, 제681조는 수임인이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사무를 처리하도록 합니다. 사업 자금 마련은 그 본지와 거리가 멉니다.

표현대리가 부정되면 금융회사는 동생에게 향합니다. 제135조 제1항은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추인도 받지 못한 대리인에게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계약 이행이나 손해배상 책임을 지웁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조 제2항입니다.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이 책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금융회사가 확인을 게을리해 표현대리에서 진 경우라면 동생에 대한 이 청구에서도 같은 사정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집을 맡기기 전에 확인할 것
· 위임장에 관리 범위를 적고 처분과 담보 설정은 제외한다고 명시했는지
· 인감도장과 등기 서류는 관리 열쇠와 따로 보관했는지
· 맡긴 기간이 끝나면 대리권을 거둔다는 뜻을 서면으로 남겼는지

정리

관리만 부탁받은 대리인의 권한은 보존과 성질을 바꾸지 않는 이용·개량까지입니다. 담보 대출은 그 밖에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본인에게 효력이 없지만, 금융회사에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제126조에 따라 본인이 책임을 집니다.

결론을 가르는 것은 서류와 확인 절차입니다. 발견한 즉시 금융회사에 거절의 뜻을 서면으로 보내고, 대출 당시 어떤 서류가 오갔는지부터 확보하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114조, 제118조, 제126조, 제129조, 제130조, 제131조, 제132조, 제135조, 제214조, 제680조, 제681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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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동생이 제 인감도장을 가져갔는데 그것만으로 정당한 이유가 되나요?

인감도장과 서류를 갖고 있었다는 점은 상대방에게 유리한 사정이지만 그것 하나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본인 확인을 할 수 있었는지, 대출금이 어디로 갔는지 같은 사정을 함께 봅니다.

대출 이자를 몇 번 대신 냈는데 문제가 되나요?

본인이 그 대출을 알고 이자를 냈다면 추인으로 볼 수 있다는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추인할 생각이 없다면 이자를 대신 내기 전에 거절의 뜻부터 서면으로 밝혀 두십시오.

근저당만 지우면 대출 원금은 안 갚아도 되나요?

표현대리가 부정되면 그 대출은 본인에게 효력이 없으므로 본인이 갚을 의무도 없습니다. 이때 금융회사는 대리인에게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됩니다.

관리를 맡긴 기간이 끝난 뒤에 대출을 받았다면요?

대리권이 소멸한 뒤의 행위라면 제129조의 대리권 소멸 후 표현대리가 문제됩니다. 대리권 소멸을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되, 그 제삼자가 과실로 몰랐다면 예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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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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