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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5일조회 0

하자 책임 면제 특약, 알고 숨긴 하자에는

해운대 골목에 카페를 내면서 바닥과 화장실을 포함한 실내 공사를 4,200만원에 맡겼습니다. 업체가 공사비를 300만원 깎아 주는 대신 준공 뒤 하자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특약을 넣자고 했고, 개업 날짜가 급해 그대로 서명했습니다. 넉 달 뒤 아래층 가게 천장으로 물이 샜습니다. 업체에 연락하자 특약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공사 당시 작업자가 보낸 메시지를 다시 보니, 화장실 방수층을 생략했다는 사실을 현장소장도 알고 있었던 정황이 보입니다.

하자 책임을 면제하는 특약은 원래 유효한가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공사비를 깎는 대신 사후 책임을 덜어 주는 거래는 당사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민법 제672조의 문장도 그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수급인이 제667조와 제668조의 담보책임이 없음을 약정한 경우에도 알고 고지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는 그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특약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그 효력이 닿지 않는 지점 하나를 남겨 둔 것입니다.

면제되는 대상은 하자의 보수와 손해배상, 그리고 해제입니다. 특약 문구가 넓게 적혀 있어도 조문이 그어 둔 한계를 넘지는 못합니다.

알고 고지하지 않은 사실이란 무엇인가

두 요소가 겹쳐야 합니다. 수급인이 그 하자를 알고 있었을 것, 그리고 도급인에게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문은 과실로 몰랐던 경우를 넣지 않았습니다. 업체가 꼼꼼히 봤다면 알았을 하자라도 실제로 몰랐다면 특약이 그대로 작동합니다. 반대로 알고 있었다면 하자가 사소해 보였다는 변명도 통하기 어렵습니다. 공사비 할인은 도급인이 알 수 없는 위험을 나눠 지겠다는 약속이지, 업체가 숨긴 흠까지 떠안겠다는 약속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는 매매에도 똑같이 들어 있습니다. 제584조는 매도인이 담보책임 면제 특약을 했더라도 알고 고지하지 않은 사실과 제3자에게 권리를 설정하거나 양도한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지 못하게 합니다. 물건을 파는 쪽이든 일을 해 주는 쪽이든 숨긴 것은 특약으로 덮을 수 없다는 같은 생각입니다.

담보책임 면제 특약
목적물에 하자가 있어도 수급인이나 매도인이 보수, 손해배상, 해제 책임을 지지 않기로 미리 정한 약정입니다. 유효하지만, 책임을 지는 쪽이 알고도 알리지 않은 하자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업체가 알았다는 것은 어떻게 보여 주나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알았다는 것은 마음속 사정이라 업체가 순순히 인정할 리 없습니다. 결국 정황을 쌓아 보여 줘야 합니다.

  • 공사 중 작업자와 현장소장이 주고받은 메시지, 단체대화방 기록
  • 방수재 발주서와 거래명세서, 실제 반입된 자재 수량
  • 공정별 사진, 특히 타일을 덮기 전 바닥 상태를 찍은 사진
  • 누수 원인을 밝힌 전문가 소견서나 법원 감정 결과

방수층을 아예 시공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 자체가 업체의 인식을 강하게 뒷받침합니다. 공정을 빠뜨린 사람이 그것을 몰랐다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짧게 말해 생략은 숨김에 가깝습니다.

특약이 깨지면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

제667조 제1항에 따라 도급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데 보수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아래층까지 물이 새는 방수 하자를 중요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제2항은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업체에 다시 맡기기 싫다면 다른 업체의 견적으로 보수 비용을 배상받는 길을 고를 수 있습니다. 아래층 천장 수리비와 영업을 쉰 기간의 손실도 손해로 논의됩니다.

잔금이 남아 있다면 지렛대가 됩니다. 제3항이 제536조를 준용하므로, 업체가 보수나 배상을 하지 않는 동안 남은 공사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해제는 쉽지 않습니다. 제668조는 하자로 계약 목적을 이룰 수 없을 때 해제를 허용하면서도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은 제외합니다. 건물에 붙어 일체가 된 공사라면 해제보다 보수와 배상으로 정리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목적물이냐에 따라 기간이 다르고, 이 사안처럼 실내 공사는 어느 칸에 들어가는지부터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구분청구 기간근거
일반적인 도급 목적물인도받은 날부터 1년제670조 제1항
인도가 필요 없는 일일이 끝난 날부터 1년제670조 제2항
토지·건물 기타 공작물, 지반공사인도 후 5년제671조 제1항
석조·금속 등으로 조성된 공작물인도 후 10년제671조 제1항 단서
위 하자로 멸실·훼손된 경우멸실·훼손된 날부터 1년제671조 제2항

어느 칸이 적용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가장 짧은 1년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1년이 지나 버리면 그 공사가 5년짜리 칸에 들어간다는 점을 도급인 쪽이 설득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누수를 발견한 날과 준공일, 인도일을 각각 기록해 두십시오.

내가 고른 자재나 내 지시 때문이었다면

책임이 빠질 수 있습니다. 제669조는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이나 도급인의 지시에서 비롯된 때에는 앞의 담보책임 조문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사장님이 직접 사 온 타일이나 고집한 배수 구조가 원인이라면 업체에 묻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단서가 균형을 잡습니다. 수급인이 그 재료나 지시가 부적당함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면 다시 책임을 집니다. 면제 특약의 한계와 같은 논리입니다. 전문가로서 문제를 알았다면 말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리

하자 책임을 면제하는 특약은 유효하지만, 업체가 알면서 숨긴 하자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이 한계를 넘으면 보수 청구와 손해배상, 잔금 지급 거절이 다시 열립니다. 관건은 업체가 알았다는 사실을 메시지와 자재 기록, 공정 사진으로 보여 주는 일이고, 청구 기간도 함께 챙겨야 합니다.

증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흩어집니다. 누수를 발견했다면 원인 조사를 맡기기 전에 현장 사진부터 남기시고, 청구 방향은 변호사와 함께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672조, 제667조, 제668조, 제669조, 제670조, 제671조, 제584조, 제536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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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특약에 어떤 하자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래도 청구할 수 있나요?

문구가 아무리 넓어도 업체가 알고 알리지 않은 하자에는 면제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다만 업체가 몰랐던 하자라면 특약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업체가 알았다는 점을 보여 줄 자료가 핵심입니다.

공사비를 할인받았으니 그만큼 손해배상이 줄어드나요?

할인은 업체가 모르는 위험을 나눠 지는 대가로 볼 수 있습니다. 알고 숨긴 하자에 대한 책임까지 할인으로 상쇄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손해액을 정할 때 사정으로 고려될 여지는 있어 계약 경위를 함께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업체에 보수를 요구했더니 추가 비용을 내라고 합니다.

면제 특약이 깨지는 하자라면 보수는 업체의 의무이므로 추가 비용을 낼 이유가 없습니다.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보수를 요구한 내용증명을 남기고, 응하지 않으면 다른 업체 견적으로 보수 비용 배상을 청구하는 쪽으로 정리합니다.

아래층 가게가 저에게 배상하라고 합니다.

아래층에 대한 배상 문제와 업체에 대한 청구는 따로 진행됩니다. 아래층에 물어 준 금액은 업체의 하자로 생긴 손해로 다시 청구할 수 있으므로 지급 내역과 수리 견적을 빠짐없이 보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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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4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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