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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0일조회 0

고용주나 발주자의 파산, 해지돼도 배상 청구 불가

인테리어 공사를 반쯤 마쳤는데 건물주 회사가 파산선고를 받았습니다. 며칠 뒤 파산관재인이라는 사람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통지를 보내왔습니다. 자재는 이미 들여놓았고 남은 공정에 맞춰 인부도 잡아 둔 상태입니다. 2년 계약으로 일하던 직원이 사장의 파산으로 하루아침에 해지 통고를 받는 장면도 같은 구조입니다. 계약을 깨면 손해를 물어 주는 것이 원칙인데, 민법은 파산이 끼어든 고용과 도급에서는 그 원칙을 거두어 둡니다. 왜 그렇게 되어 있는지, 그러면 일한 몫은 어디서 받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고용에서 파산이 생기면 누가 끊을 수 있나

제663조 제1항은 사용자가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때에도 노무자 또는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기간을 정한 고용이라도 해지가 열립니다. 평소라면 제661조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 기간 중 해지가 가능한데, 사용자의 파산은 그 자체로 해지 사유가 됩니다. 둘째, 해지권이 양쪽에 주어집니다. 파산한 사용자 측을 대신하는 파산관재인뿐 아니라 일하던 사람도 스스로 그만둘 수 있습니다. 월급이 끊길 것이 뻔한 사업장에 기간 때문에 묶여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해지했는데 왜 손해배상을 못 묻나

제663조 제2항이 한 줄로 끊습니다. 전항의 경우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해지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내용입니다.

기간이 남은 계약을 중간에 끊으면 상대는 손해를 봅니다. 노무자는 남은 기간의 보수를 잃고, 사용자 측은 대체 인력을 구하는 비용이 듭니다. 그런데 파산이라는 사정은 누구의 잘못으로 돌리기 어렵고, 파산재단은 어차피 모든 채권자에게 나누어 줄 돈이 모자란 상태입니다. 여기에 해지로 인한 배상청구까지 얹으면 다른 채권자의 몫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그래서 파산을 이유로 한 해지에서는 양쪽 모두 배상을 묻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주의할 것은 범위입니다. 막히는 것은 해지로 인한 손해입니다. 해지 전에 이미 일한 기간의 임금은 해지와 무관하게 생긴 채권이므로 이 조문에 걸리지 않습니다.

파산관재인
법원이 파산선고와 함께 선임하여 파산한 사람이나 회사의 재산을 관리하고 처분하며 채권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맡기는 사람입니다. 파산자가 맺어 둔 계약을 이어 갈지 끊을지도 파산관재인이 정하며, 민법 제663조와 제674조는 그 해지·해제권을 명시한 조문입니다.

도급에서는 무엇이 다른가

제674조는 도급인, 즉 일을 맡긴 쪽이 파산한 경우를 다룹니다.

제1항은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때에 수급인 또는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 경우 수급인은 일의 완성된 부분에 대한 보수와 보수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에 대하여 파산재단의 배당에 가입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제2항은 고용과 똑같이 각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합니다.

고용과 다른 점은 해제라는 표현과 그에 딸린 정산 규정입니다. 고용은 매달 임금이 정리되므로 해지 시점까지의 임금만 남지만, 도급은 보수가 일의 완성에 걸려 있어 중간에 끊으면 그때까지 한 일의 값을 따로 셈해야 합니다. 그래서 완성된 부분의 보수와 별도 비용을 파산재단에 신고하여 배당받도록 길을 열어 둔 것입니다.

구분고용 (제663조)도급 (제674조)
파산한 사람사용자도급인(발주자)
계약을 끊을 수 있는 사람노무자 또는 파산관재인수급인 또는 파산관재인
끊는 방식해지 (장래를 향해)해제
이미 한 일의 값해지 전 임금은 별도 채권완성된 부분의 보수와 비용을 파산재단 배당에 가입
해지·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양쪽 모두 불가양쪽 모두 불가

완성된 부분의 보수는 어떻게 셈하나

공사 전체 금액 가운데 끝낸 공정의 비율로 잡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인테리어 공사 5천만원 가운데 철거와 목공을 마쳤고 그 공정이 전체의 40퍼센트라면 2천만원이 완성된 부분의 보수로 논의됩니다. 여기에 보수에 포함되지 아니한 비용이 더해집니다. 계약 보수와 별도로 수급인이 부담하기로 했던 비용, 예를 들어 발주자 요청으로 추가한 자재비 같은 것이 들어갑니다.

반면 남은 공정을 했더라면 얻었을 이익, 잡아 둔 인부를 돌려보내며 생긴 손실은 해제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여 제674조 제2항으로 막힙니다.

발주자가 아니라 시공사가 파산하면

조문의 적용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674조는 도급인의 파산만을 다룹니다. 일을 맡은 수급인이 파산한 경우에는 이 조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경우 도급인은 제673조에 따라 손해를 배상하고 해제하거나,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이행할지 해제할지를 정하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따라 처리됩니다. 어느 쪽이 파산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지므로 파산선고 결정문에서 파산자가 누구인지부터 확인하십시오.

고용도 같아서, 노무자 개인이 파산선고를 받았다고 해서 사용자가 제663조로 해지할 수는 없습니다.

주의
파산관재인의 해제 통지를 받고도 공사를 계속하면 그 뒤에 들어간 비용은 완성된 부분의 보수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통지를 받은 날 공정을 멈추고 그날까지의 작업 상태를 사진과 기성 내역으로 남겨 두어야 배당 신고의 근거가 됩니다.

파산재단에 어떻게 신고하나

  1. 파산선고 결정문과 파산관재인 선임 내용을 확인하고, 채권 신고 기간을 법원 공고에서 찾습니다.
  2. 해제 통지를 받은 날까지의 기성 내역을 공정별로 정리하고 사진, 자재 구입 영수증, 인건비 지급 내역을 붙입니다.
  3. 완성된 부분의 보수와 보수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을 항목별로 나누어 채권신고서를 작성합니다.
  4. 해제로 인한 손해(남은 공정의 이익 등)는 신고 대상이 아니므로 분리하여 적지 않습니다.
  5. 파산관재인이 금액을 다투면 채권조사기일에서 이의가 나오므로 공정률 산정 근거를 준비합니다.
확인할 것
· 파산선고를 받은 쪽이 사용자·도급인인지, 노무자·수급인인지
· 해지·해제 통지를 받은 날짜와 그날까지의 작업 상태
· 해지 전 미지급 임금 또는 완성된 부분의 보수 내역
· 보수에 포함되지 않은 별도 비용의 증빙
· 파산 사건의 채권 신고 기간

정리

사용자나 발주자가 파산하면 상대방과 파산관재인 모두 계약을 끊을 수 있고, 그 해지나 해제로 생긴 손해는 어느 쪽도 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파산재단을 지키고 책임을 누구에게도 돌리지 않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러나 이미 일한 몫은 남습니다. 고용에서는 해지 전 임금이, 도급에서는 완성된 부분의 보수와 별도 비용이 파산재단에 대한 채권으로 신고됩니다. 받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르는 선이 조문에 적혀 있으니, 통지를 받으셨다면 그날 기준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신고 전에 변호사와 금액 구성을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661조, 제663조, 제673조, 제674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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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파산한 회사에서 받지 못한 밀린 월급도 못 받나요?

제663조 제2항이 막는 것은 해지로 인한 손해의 배상입니다. 해지 전에 일한 기간의 임금은 해지와 무관한 채권이므로 파산재단에 신고하여 받을 수 있고, 임금은 다른 법률에 따라 우선하여 변제받는 범위도 있습니다.

파산관재인이 공사를 계속해 달라고 합니다.

파산관재인은 해제하지 않고 계약을 이어 갈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 이후 보수가 제대로 지급될 것인지가 관건이므로, 계속 시공 전에 보수 지급 방식과 시기를 서면으로 확인받고 파산관재인 명의로 약정을 다시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약서에 파산 시 위약금 조항이 있으면 받을 수 있나요?

제674조 제2항은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고 있어 위약금 약정이 그대로 관철될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파산재단의 다른 채권자와의 형평이 문제되므로, 약정 문구와 파산 절차의 성격을 함께 검토하여야 합니다.

제가 먼저 해제해도 배상을 못 받는 것은 같나요?

같습니다. 제674조 제1항은 수급인에게도 해제권을 주고, 제2항은 각 당사자 모두 배상청구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누가 해제했는지와 관계없이 완성된 부분의 보수와 별도 비용만 배당에 가입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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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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