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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3일조회 0

속은 줄 안 뒤에 추인했다면 취소 못 한다

하루 매출이 80만원은 나온다는 말을 믿고 동네 카페를 권리금 포함 5,000만원에 넘겨받았습니다.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3,000만원을 먼저 치렀습니다. 인수 첫 주에 카드 단말기 정산 내역을 보니 지난 반년 동안 하루 평균이 40만원 남짓이었습니다. 양도인이 보여 준 장부는 매출을 부풀린 것이었습니다. 화가 났지만 가게는 이미 열었고 남은 2,000만원의 지급일도 다가옵니다. 이 돈을 그냥 보내면 나중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지, 그 갈림길을 조문으로 살펴봅니다.

속아서 맺은 계약은 어떻게 되돌리나

민법 제110조 제1항은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부풀린 장부를 보여 주며 매출을 속였다면 이 조문이 말하는 사기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

취소는 속은 사람이 쥔 권리입니다. 제140조가 취소할 수 있는 사람을 속은 본인, 그 대리인, 승계인으로 한정해 두었기 때문에 속인 쪽은 이 카드를 쓸 수 없습니다. 취소하면 제141조에 따라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였던 것으로 돌아가고, 서로 주고받은 돈과 가게를 되돌리는 정산이 시작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상대방에게 취소한다는 뜻을 전하면 됩니다.

추인
취소할 수 있는 계약을 그대로 유효한 것으로 굳히겠다는 의사표시입니다. 취소권을 스스로 내려놓는 행위여서, 한 번 하면 그 계약을 같은 이유로 다시 취소할 수 없습니다.

괜찮다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그것도 추인인가

그럴 수 있습니다.

제143조 제1항은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를 추인할 수 있다고 하면서, 추인한 뒤에는 취소하지 못한다고 못 박습니다. 형식은 따로 없습니다. 양도인에게 매출이 좀 다르긴 해도 그냥 계약대로 가자고 보낸 문자 한 통도, 속은 사실을 안 상태에서 보냈다면 추인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출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직후의 대화가 중요합니다. 감정이 앞서 이것저것 말하다 보면 어느 문장이 계약을 그대로 인정하는 말로 남을지 모릅니다. 화가 나도 결정을 미루는 말만 하는 편이 낫습니다.

속은 줄 모르고 한 추인도 효력이 있나

없습니다. 제144조 제1항은 추인이 취소의 원인이 소멸된 후에 해야만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사기라면 속은 상태에서 벗어난 뒤, 즉 진실을 알게 된 뒤라야 추인이 됩니다.

위 사례에서 인수 전에 장부를 보고 좋다, 계약하자고 한 말은 추인이 아닙니다. 그때는 아직 속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단말기 정산 내역을 확인한 날부터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그날 이후의 말과 행동은 하나하나가 추인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제144조 제2항은 법정대리인이나 후견인이 추인하는 경우에는 이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미성년 자녀의 계약을 부모가 추인하는 장면처럼, 원인이 남아 있어도 대신 판단할 사람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추인이 되는 경우가 있나

있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제145조는 추인할 수 있게 된 뒤에 아래 여섯 가지 일이 생기면 추인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이를 법정추인이라고 부릅니다. 본인에게 추인할 생각이 있었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민법이 정한 사유카페 인수 사례에서 생길 수 있는 모습
1. 전부나 일부의 이행남은 양수대금 2,000만원을 아무 말 없이 송금
2. 이행의 청구양도인에게 거래처 목록과 레시피를 넘기라고 요구
3. 경개남은 대금을 새 차용증으로 바꿔 쓰기로 합의
4. 담보의 제공잔금 지급을 위해 보증인을 세우거나 담보를 잡힘
5. 얻은 권리의 양도인수한 가게를 다시 제3자에게 넘김
6. 강제집행양도인을 상대로 받은 판결로 집행에 나섬

속은 줄 안 뒤에 남은 2,000만원을 아무 말 없이 보내면 첫 번째 사유에 그대로 들어맞고,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넘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보낸 손가락 하나로 취소권이 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잔금 지급일이 다가오면 어떻게 하나

제145조 단서가 길을 열어 둡니다. 이의를 보류한 때에는 법정추인이 되지 않습니다. 돈을 보내더라도 그것이 계약을 인정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기록으로 남기라는 것입니다.

  1. 송금 전에 양도인에게 문자와 내용증명으로 매출 기망을 이유로 한 취소권을 유보하고 지급한다는 문장을 보냅니다.
  2. 송금 메모란에도 이의 유보라는 짧은 표시를 남깁니다.
  3. 단말기 정산 내역, 양도인이 보여 준 장부 사진, 계약서의 매출 관련 문구를 한 묶음으로 보관합니다.
  4. 취소할지, 대금 감액이나 손해배상으로 갈지를 정한 뒤 그 뜻을 다시 서면으로 전합니다.
주의
잔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것도 방법처럼 보이지만, 사기를 증명하지 못하면 대금 지체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지급을 멈출지, 유보하고 보낼지는 증거가 얼마나 단단한지에 따라 정해야 합니다.

취소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

제146조가 두 개의 시계를 둡니다.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계약한 날부터 10년입니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먼저 끝나면 취소권은 사라집니다.

사기 사안에서 추인할 수 있는 날은 속은 사실을 안 날입니다. 위 사례라면 정산 내역을 확인한 날부터 3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넉넉해 보이지만 그 사이 잔금을 보내거나 가게를 넘기면 시간과 상관없이 끝납니다. 기한보다 무서운 것이 법정추인입니다.

정리

속아서 맺은 계약은 취소할 수 있지만, 속은 줄 안 뒤에 계약을 인정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그 권리는 사라집니다. 진실을 알기 전의 말은 추인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안 뒤에는 잔금 송금, 이행 요구, 재양도 같은 행동만으로도 추인한 것으로 처리됩니다.

돈을 보내야 하는 날이 먼저 온다면 이의를 유보한다는 기록부터 남기십시오. 취소와 손해배상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남은 대금과 가게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송금 전에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10조, 제140조, 제141조, 제143조, 제144조, 제145조, 제14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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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매출이 다르다는 걸 알고도 영업을 계속했습니다. 이것도 추인인가요?

가게를 운영하는 것 자체는 민법이 정한 법정추인 사유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양도인에게 이행을 요구하거나 남은 대금을 지급했다면 추인으로 볼 여지가 생기므로, 영업을 이어 가더라도 계약을 인정한다는 표현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취소하면 이미 낸 3,000만원은 돌려받나요?

취소된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로 보므로 양도인은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고, 양수인도 넘겨받은 가게와 집기를 돌려줘야 합니다. 그 사이 올린 매출이나 소모한 재고를 어떻게 셈할지는 정산 과정에서 따로 다투게 됩니다.

이의 유보는 꼭 내용증명으로 해야 하나요?

형식은 정해져 있지 않아 문자나 이메일로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는 다툼이 생기기 쉬우므로, 송금 전에 날짜가 찍히는 서면으로 한 번 더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양도인은 매출이 계절마다 다르다고만 합니다.

사기가 되려면 양도인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알면서 보여 주었다는 점이 드러나야 합니다. 같은 기간의 단말기 정산 내역과 양도인이 제시한 장부를 나란히 놓고 차이가 계절 탓으로 설명될 수 있는 수준인지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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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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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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