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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2일조회 0

찾아가지 않는 수선품, 불어난 보관비는 손님 부담

시장 골목에서 가죽 수선집을 하는 사장님 선반에는 주인 없는 가방이 몇 개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봄에 손잡이 교체를 맡기고 간 손님의 것입니다. 수선이 끝났다고 문자를 보낸 지 넉 달이 지났고, 전화는 받지 않습니다. 가게가 좁아 결국 동네 창고 한 칸을 월세로 빌려 옮겨 두었고, 장마철엔 곰팡이가 필까 습기 제거제까지 사 넣었습니다. 손님이 나타나면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그 사이 가죽이 상했다면 가게가 물어 줘야 할까요.

손님이 안 찾아가면 법적으로는 어떤 상태인가

수선을 맡기고 맡는 관계는 일을 완성하고 그 결과에 보수를 받는 도급에 가깝습니다. 가게는 고친 가방을 돌려줄 채무를 지고, 손님은 그것을 받아 갈 위치에 섭니다.

그런데 돌려주는 일은 가게 혼자 끝낼 수 없습니다. 손님이 와서 받아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460조 단서는 이렇게 채무의 이행에 채권자의 행위가 필요한 경우, 변제 준비가 끝났다고 알리고 수령을 최고하면 변제의 제공이 된다고 정합니다. 「수선이 끝났으니 찾아가십시오」라는 문자가 바로 그 역할을 합니다.

그 뒤에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채권자지체가 됩니다. 제400조는 채권자가 이행을 받지 않거나 받을 수 없는 때 이행의 제공이 있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고 적었습니다.

채권자지체
빚을 갚을 쪽이 제대로 이행을 내밀었는데 받을 쪽이 받지 않거나 받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수선집과 손님 관계에서는 고친 물건을 받아 갈 손님이 채권자이고, 손님이 오지 않는 동안이 지체 기간입니다.

그 사이 가방이 상하면 가게가 책임지나

대부분은 아닙니다.

제401조는 채권자지체 중에는 채무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평소라면 작은 부주의로도 책임을 졌겠지만, 손님이 받아 가지 않는 동안에는 그 기준이 크게 낮아집니다. 창고에 옮겨 습기 제거제까지 넣어 두었는데도 가죽에 얼룩이 생겼다면 가게가 배상할 일은 드뭅니다.

다만 기준이 낮아졌을 뿐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비가 새는 곳에 그대로 쌓아 두었거나, 처분해도 되겠다 싶어 남에게 넘겨 버렸다면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귀찮아도 보관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늘어난 보관비는 누가 내나

손님입니다. 제403조는 채권자지체로 목적물의 보관 또는 변제의 비용이 증가한 때 그 증가액을 채권자가 부담한다고 적었습니다.

요점은 증가액이라는 단어입니다. 원래 수선 과정에서 들었을 비용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손님이 제때 왔다면 쓰지 않았을 돈, 즉 지체 때문에 새로 생긴 비용만 청구 대상입니다.

비용 항목청구할 수 있나근거로 남길 자료
따로 빌린 창고 임차료 중 해당 물건 몫지체로 늘어난 부분이면 가능임대차계약서, 이체 내역, 보관 사진
습기 제거제, 보관용 포장재지체로 새로 산 것이면 가능영수증
수령 독촉 등기우편 요금변제 비용 증가로 볼 여지우체국 영수증, 발송 내역
원래의 수선 재료비와 공임지체와 무관, 수선 대금으로 별도 청구접수증, 견적서

창고 임차료처럼 여러 물건이 함께 쓰는 비용은 나누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차지한 면적이나 상자 수로 나눈 계산표를 만들어 두면 손님과 이야기할 때 설득력이 생깁니다.

수선비를 못 받았는데 가방을 돌려줘야 하나

그렇지 않습니다. 도급의 보수는 제665조에 따라 완성된 물건을 인도할 때 함께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손님이 수선비를 내지 않으면 가게도 가방을 내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보다 강한 장치도 있습니다. 제320조는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사람이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으면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수선비는 바로 그 가방에 관하여 생긴 채권입니다. 손님이 비용을 다 치르기 전까지는 가방을 쥐고 있어도 되고, 늘어난 보관비까지 함께 정산하자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맡아 둬야 하나, 처분해도 되나

마음대로 버리거나 팔면 안 됩니다. 앞에서 본 고의 책임이 바로 그 장면에서 생깁니다. 법이 열어 둔 출구는 따로 있습니다.

  1. 수령 최고를 다시 서면으로 보냅니다. 문자 외에 내용증명으로 기한을 정해 찾아가라고 알리고, 보관비가 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적습니다.
  2. 그래도 오지 않으면 제487조의 변제공탁을 검토합니다. 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않을 때 목적물을 공탁해 채무를 면하는 제도이고, 공탁한 뒤에는 제488조 제3항에 따라 지체 없이 공탁통지를 해야 합니다.
  3. 가방처럼 공탁소에 맡기기 어려운 물건이면 제490조가 길을 냅니다. 공탁에 적당하지 않거나 훼손될 염려가 있으면 법원의 허가를 얻어 경매하거나 시가로 팔고 그 대금을 공탁할 수 있습니다.
  4. 수선비를 받지 못한 상태라면 제322조 제1항에 따라 유치권자로서 유치물 경매를 신청하는 길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법원을 거친다는 점이 같습니다. 가게 벽에 처분 안내문을 붙여 두었다는 것만으로는 이 절차를 대신하기 어렵습니다. 번거롭지만 이 과정을 밟아 두어야 나중에 손님이 나타나도 할 말이 생깁니다.

주의
오래된 맡긴 물건을 정리하겠다며 중고로 팔거나 폐기한 뒤 손님이 나타나 물건값을 청구하는 다툼이 생깁니다. 보관비를 받을 권리가 있어도 물건을 임의로 처분하면 그 권리보다 큰 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처분이 필요하면 공탁과 법원 허가 절차를 밟으십시오.

앞으로 같은 일을 줄이려면

대부분의 분쟁은 접수증 한 장에서 갈립니다. 맡길 때 적어 둔 내용이 나중에 늘어난 비용을 따지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접수증에 넣어 둘 것
· 손님 이름과 연락 가능한 번호 두 개
· 수선 내용, 예상 완료일, 수선비
· 완료 후 무료로 보관하는 기간과 그 뒤의 보관료
· 연락이 닿지 않을 때 서면으로 최고한다는 안내
· 손님 서명과 접수 날짜

완료 연락은 통화로 했더라도 끊은 뒤 같은 내용을 문자로 한 번 더 보내 기록을 남겨 두십시오.

정리

수선이 끝났다고 알리고 찾아가라고 했는데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그때부터 채권자지체입니다. 그 기간에 물건이 상해도 가게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책임지지 않고, 지체 때문에 늘어난 보관비는 손님이 부담합니다. 수선비를 받기 전까지 물건을 돌려주지 않을 권리도 가게에 있습니다.

다만 물건을 임의로 처분하는 순간 이야기가 뒤집힙니다. 맡긴 물건이 오래 쌓였다면 최고와 공탁, 법원 허가 순서를 어떻게 밟을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20조, 제322조, 제400조, 제401조, 제403조, 제460조, 제487조, 제488조, 제490조, 제665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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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완료 문자를 보낸 날부터 보관비를 계산하면 되나요?

지체는 이행의 제공이 있은 때부터 시작되므로 수령을 최고한 문자가 도달한 날이 기준이 됩니다. 다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그 뒤 실제로 늘어난 비용이므로 날짜와 함께 지출 자료를 남겨 두셔야 합니다.

손님 연락처가 바뀌어 연락 자체가 안 됩니다.

알고 있는 주소로 내용증명을 보내 도달 여부를 확인하고, 그래도 닿지 않으면 그 기록을 모아 두십시오. 채권자를 과실 없이 알 수 없는 경우에도 변제공탁을 할 수 있으므로 공탁 절차에서 그 사정이 쓰입니다.

보관비를 받을 때까지 물건을 안 돌려줘도 되나요?

수선비는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서 유치할 근거가 분명합니다. 보관비 증가분도 함께 정산을 요구할 수 있지만 금액을 두고 다툼이 생기기 쉬우니 산정 근거를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맡긴 물건이 휴대폰처럼 개인정보가 담긴 것이라면요?

처분 절차를 밟더라도 저장된 정보는 함부로 열람하거나 지우지 마십시오. 법원 허가를 받아 경매하거나 매각하는 경우에도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문제가 따로 생길 수 있으므로 진행 전에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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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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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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