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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2일조회 0

건네기 전 망가진 중고품, 판매자 책임일까

중고거래 앱에서 쓰던 카메라 렌즈를 팔기로 하고 토요일 오후 지하철역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계약금 조로 10만원도 먼저 받았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밤, 책상 위 렌즈를 아이가 건드려 바닥에 떨어졌고 앞 유리에 실금이 갔습니다. 판매자는 사실대로 말해야 할지, 값을 깎아 줘야 할지, 아예 거래를 없던 일로 해야 할지 망설입니다. 계약과 인도 사이 며칠 동안 물건에 생긴 일을 누가 떠안는지는 민법이 꽤 촘촘하게 정해 두었습니다.

중고품 거래에서 판매자가 지는 의무는 무엇인가

새 제품을 주문하면 같은 모델 아무것이나 받으면 됩니다. 중고품은 다릅니다. 사진 속 그 렌즈, 그 흠집이 있는 바로 그 물건을 사기로 한 것입니다.

이렇게 당사자가 특정한 물건 하나를 넘기기로 한 채무를 특정물 인도채무라고 합니다. 민법 제374조는 이 경우 채무자가 그 물건을 인도하기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계약을 맺은 순간부터 건네는 순간까지, 판매자는 그 물건을 맡아 지키는 사람의 자리에 섭니다.

계약금을 주고받았는지는 이 의무의 출발점과 관계가 없습니다. 물건과 값이 정해지고 사겠다, 팔겠다는 말이 오간 때 매매는 이미 성립합니다. 그때부터 그 렌즈는 곧 남에게 넘어갈 물건이므로, 평소처럼 들고 나가 써 보거나 아무 데나 올려 두는 습관이 이 기간에는 문제가 됩니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그 사람이 평소 자기 물건을 어떻게 다루는지와 관계없이, 같은 처지의 평균적인 사람에게 거래상 요구되는 정도의 주의를 말합니다. 대가 없이 물건을 맡은 사람에게 요구되는 자기 재산과 같은 주의보다 무거운 기준입니다.

「이행기의 현상대로」는 무슨 뜻인가

제462조는 특정물 인도채무자가 이행기의 현상대로 그 물건을 인도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계약할 때의 모습이 아니라 넘기기로 한 날의 모습 그대로 건네면 된다는 뜻입니다.

얼핏 판매자에게 유리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조문은 제374조와 짝을 이룹니다. 판매자가 보존 의무를 다했는데도 생긴 변화라면 그 상태대로 넘기면 되고, 의무를 다하지 못해 생긴 변화라면 그대로 넘긴다고 책임이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망가진 데 판매자의 잘못이 있었나.

판매자 쪽 잘못으로 망가졌다면

책임이 남습니다. 제390조는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은 때 채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그 단서는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만 빼 줍니다.

렌즈를 아이 손이 닿는 책상 위에 덮개 없이 두었다면 과실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판매자가 물건을 지인에게 잠시 맡겨 두었다가 그 사람이 떨어뜨린 경우라면 제391조가 문제 됩니다. 채무자가 타인을 사용하여 이행하는 경우 그 피용자의 고의나 과실은 채무자의 것으로 본다는 조문입니다.

매수인이 고를 수 있는 길은 대개 세 가지입니다.

  • 흠이 생긴 상태로 받되 그만큼 손해배상이나 감액을 요구하는 것
  • 렌즈를 쓸 수 없을 정도라면 제546조에 따라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는 것
  • 해제와 함께 다른 매물을 구하느라 더 든 비용을 손해로 청구하는 것

아무 잘못 없이 망가졌다면

이번에는 판매자가 렌즈를 케이스에 넣어 서랍에 보관했는데, 윗집 배관이 터져 방이 물에 잠긴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판매자의 과실이 없으니 손해배상 책임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매수인이 망가진 물건에 원래 값을 다 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물건이 아예 못 쓰게 되어 인도할 수 없게 되었다면 제537조가 적용되어, 판매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대금을 받을 수 없고, 이미 받은 계약금은 돌려줘야 하는 방향으로 정리됩니다.

일부만 상했을 때가 어렵습니다. 제462조대로 현상 그대로 넘기면 된다고 볼지, 대금을 얼마나 조정할지는 사안마다 판단이 갈리고 실무에서도 다툼이 잦은 지점입니다. 이럴 때는 법리를 따지기 전에 사진을 보여 주고 조정된 가격을 서로 합의하는 편이 빠릅니다.

약속한 날을 넘긴 뒤에 망가졌다면

시점이 바뀌면 결론도 바뀝니다. 약속한 토요일에 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거래가 밀린 상태라면, 제392조에 따라 판매자는 자기에게 과실이 없어도 그 지체 중에 생긴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반대로 매수인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아 밀렸다면 무게가 매수인 쪽으로 옮겨 갑니다.

제392조에도 빠져나갈 틈은 있는데, 약속한 날 제때 넘겼더라도 어차피 같은 손해를 피할 수 없었던 경우가 그것입니다. 다만 그런 사정은 판매자 쪽에서 밝혀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기대기는 쉽지 않습니다.

파손 시점과 사정판매자의 책임대금은 어떻게 되나
인도 전, 판매자 과실손해배상 책임 있음감액 또는 해제 후 계약금 반환
인도 전, 누구의 과실도 없음 (전부 못 쓰게 됨)배상 책임 없음판매자가 대금을 청구하지 못함
판매자가 약속일을 어긴 뒤과실이 없어도 원칙적으로 책임배상과 함께 정산
매수인이 받으러 오지 않은 뒤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을 때만 책임매수인이 대금을 부담하는 쪽으로 기울어짐

분쟁을 줄이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숨기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파손 사실을 알리지 않고 건넸다가 나중에 드러나면 단순한 보존 의무 문제를 넘어 고의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
· 판매글에 올린 사진과 상태 설명 원문
· 거래 약속 날짜와 장소가 적힌 채팅 내역
· 파손이 생긴 날짜와 경위, 파손 부위 사진
· 계약금을 받은 날짜와 금액
· 수리 견적서나 동일 모델 시세 자료

알릴 때는 언제 무엇을 알렸는지가 그대로 남는 채팅이나 문자가 전화보다 낫습니다.

판매자라면 파손을 안 날 바로 사진과 함께 알리고 감액이나 해제 중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 편이 낫습니다. 매수인이라면 받기 전에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사진을 남기십시오.

정리

중고품은 바로 그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라서, 판매자는 계약 뒤 건네기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물건을 지켜야 합니다. 그 의무를 다했다면 넘기는 날의 모습대로 건네면 되고, 다하지 못했다면 배상이나 해제를 감수해야 합니다.

누구의 잘못도 없이 물건이 사라졌다면 판매자는 대금을 받지 못합니다. 약속 날짜를 누가 어겼는지에 따라 무게가 또 달라집니다. 금액이 큰 장비나 차량처럼 다툼이 길어질 거래라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산 방식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374조, 제390조, 제391조, 제392조, 제401조, 제462조, 제537조, 제546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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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판매자가 「원래 그 상태였다」고 주장합니다.

판매글 사진과 상태 설명이 가장 강한 반박 자료입니다. 거래 전 추가로 받은 사진이나 영상이 있다면 함께 정리하고, 파손 부위가 사진에 없었다는 점을 날짜와 함께 보여 주십시오.

택배로 보내기로 했는데 배송 중에 깨졌습니다.

직거래와 달리 운송인이 끼어 있어 판매자의 보존 의무와 운송인의 책임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먼저 택배사에 사고 접수를 하고 포장 상태 사진을 확보한 뒤, 판매자와 매수인 사이 정산은 그 결과를 보고 정하는 편이 순서입니다.

계약금을 받았는데 파손됐으니 두 배로 돌려줘야 하나요?

계약금을 두 배로 돌려주는 것은 해약금 약정에 따라 판매자가 스스로 계약을 해제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파손으로 인한 해제나 이행 불능은 그와 별개로 판단하므로, 어떤 이유로 계약이 정리되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파손을 알리고 값을 깎아 주기로 했는데 매수인이 또 문제를 삼습니다.

감액 합의가 있었다면 그 내용이 채팅 등에 남아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알린 파손 범위 안의 문제라면 합의로 정리된 것으로 볼 여지가 크고, 알리지 않은 다른 흠이라면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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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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