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 목록
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3일조회 0

몇 센티 넘어온 담, 철거 요구도 권리남용 될까

아버지가 1990년대 초에 쌓은 블록 담이 있습니다. 30년 넘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뒷집을 새로 산 이웃이 경계복원측량을 하더니, 담이 자기 땅으로 7센티미터 넘어와 있다며 한 달 안에 헐고 원래대로 해 놓으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담을 헐면 그 아래 배수로와 화단까지 다시 만들어야 하고, 견적은 400만원이 나왔습니다. 고작 몇 센티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 물음에 민법 제2조가 어떻게 답하는지 따져 봅니다.

몇 센티라도 남의 땅이면 헐어야 하나

원칙은 그렇습니다.

민법 제214조는 소유자가 자기 소유권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담이 경계를 넘어 남의 땅 위에 서 있다면 그 자체로 소유권을 방해하는 상태이고, 그 폭이 1미터든 7센티미터든 성질은 같습니다. 넘어온 부분만큼 담을 헐어 달라는 요구는 이 조문에 그대로 기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다툼에서 담 주인이 먼저 받아들여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넘어온 폭이 작다는 것만으로는 요구를 막을 수 없습니다. 막으려면 다른 이유가 필요하고, 그 이유로 흔히 등장하는 것이 권리남용입니다.

권리남용은 어디에 적혀 있나

제2조 단 두 문장입니다. 제1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을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라고 하고, 제2항은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짧은 만큼 조문만으로는 언제 남용이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조항은 다른 모든 조문으로 풀리지 않는 마지막 순간에 꺼내는 일반조항으로 쓰입니다. 소유권처럼 강한 권리를 정면으로 막아서는 장치이기 때문에 법원도 쉽게 손을 들어 주지 않습니다.

권리남용
형식상으로는 권리를 행사하는 모습이지만, 그 행사가 권리를 준 취지에서 벗어나 상대방에게 손해만 입히는 경우 그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권리 자체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그 행사를 막는 데 그칩니다.

작은 침범이라는 사실만으로 남용이 되나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에게 얻을 이익은 거의 없고 상대방을 괴롭히는 결과만 남는 경우, 그리고 그런 행사가 객관적으로 보아도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경우에 한해 남용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 사정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두 측면을 함께 본다는 뜻입니다.

몇 센티라는 숫자는 그 판단의 재료 하나일 뿐입니다. 이웃이 그 띠 모양 땅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철거로 담 주인이 입는 손해가 얼마나 큰지, 요구가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가 함께 올라갑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합니다. 철거 비용이 돌려받을 땅값보다 훨씬 크다는 점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소유자가 자기 땅을 온전히 쓰겠다는 데에는 그 자체로 보호할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정이 저울에 올라가나

판단은 결국 양쪽 사정을 나란히 놓고 하는 비교입니다. 다툼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살펴보는 사정철거 요구가 정당해 보이는 쪽남용 쪽으로 기우는 쪽
돌려받을 땅의 쓸모그 자리에 창고나 주차 공간을 낼 계획이 있음몇 센티 띠 모양이라 따로 쓸 방법이 없음
철거로 상대가 입는 손해담만 헐면 끝나는 간단한 공사배수로, 화단, 건물 벽까지 손대야 함
대안에 대한 태도보상이나 매수 제안이 없었음적정한 값의 매수나 사용료 제안을 이유 없이 거절
요구가 나온 경위측량 직후 담담하게 정리 요청다른 다툼 뒤에 보복처럼 꺼냄

표의 오른쪽 칸이 여러 개 겹칠수록 남용 주장에 무게가 실립니다. 반대로 왼쪽 칸이 하나라도 뚜렷하면, 예컨대 이웃이 담장 자리까지 써서 차고를 넓힐 계획을 설계도로 보여 준다면 철거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담을 쌓은 쪽이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권리남용은 최후의 방패이고, 그 전에 꺼낼 수 있는 길이 여럿 있습니다.

  1. 측량 결과를 받아 보고, 기준점과 측량 시점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의문이 있으면 한국국토정보공사에 다시 경계복원측량을 신청해 비교합니다.
  2. 담이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사진, 항공사진, 이웃 진술로 정리합니다. 20년이 넘었다면 제245조 제1항의 점유취득시효를 검토합니다.
  3. 넘어간 부분을 사들이거나 사용료를 내는 방안을 서면으로 제안합니다.
  4. 합의가 되면 제237조에 따라 경계에 새 담을 공동비용으로 세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용은 절반씩, 측량비는 땅 면적에 비례해 나눕니다.

취득시효는 담 주인에게 가장 강한 주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인정되면 철거 문제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언제 20년이 찼는지, 그 사이 뒷집 땅 주인이 바뀌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날짜 정리가 먼저입니다.

철거를 요구하는 쪽은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

이웃의 입장에서 보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데도 남용이라는 반박을 듣게 될 수 있습니다. 그 반박을 줄이려면 요구의 이유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돌려받은 땅을 어떻게 쓸 것인지, 왜 금전 보상으로는 부족한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가 매수나 사용료를 제안했다면 무조건 거절하기보다 조건을 따져 보는 기록을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감정이 앞서 다른 일로 다툰 직후에 철거를 꺼내면 보복처럼 비칩니다.

주의
상대가 응하지 않는다고 직접 담을 허물면 문제가 커집니다. 담은 상대의 재산이고 경계에 선 담은 제239조에 따라 공유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철거는 합의나 판결을 거쳐 진행해야 합니다.

정리

경계를 넘은 담은 몇 센티라도 철거를 요구받을 수 있고, 넘어온 폭이 작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요구를 막지 못합니다. 권리남용은 이웃이 얻을 이익이 거의 없고 괴롭히는 결과만 남는 예외적인 경우에 인정되는 마지막 방어입니다.

담 주인이라면 측량 재확인과 취득시효 검토, 매수나 사용료 제안을 먼저 꺼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내용증명에 적힌 한 달이 지나기 전에 담이 선 시기를 보여 줄 자료를 모아 변호사와 함께 대응 순서를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조, 제214조, 제237조, 제239조, 제245조, 제741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측량 결과를 그대로 믿어야 하나요?

경계복원측량은 기준점을 어디로 잡았는지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과도면과 측량 성과를 받아 보고, 의문이 있으면 다시 측량을 신청해 비교하거나 소송 단계에서 법원 감정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담이 30년 넘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 우리 땅이 되나요?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고 공연하게 점유했다면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지만, 등기를 해야 소유권을 얻습니다. 침범 사실을 알고도 점유했는지, 그 사이 상대 땅의 주인이 바뀌었는지 같은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자료를 정리해 검토해야 합니다.

철거 대신 땅값만 물어 주면 안 되나요?

상대가 동의하면 가능합니다. 상대가 거절하면 금전 보상을 강제할 근거는 원칙적으로 없고, 다만 보상 제안을 이유 없이 거절한 사정은 권리남용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이웃이 담 철거와 함께 그동안의 사용료도 내라고 합니다.

남의 땅을 쓴 만큼 이익을 얻었다면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다만 금액은 침범 면적과 그 땅의 사용 가치로 셈하므로 몇 센티 폭이라면 크지 않은 경우가 많고, 취득시효가 인정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2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민사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메인 사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