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오래 알던 지인이 사업 자금 대출에 보증인만 서 주면 된다며, 한도는 500만원이고 6개월이면 끝난다고 했습니다. 은행에 같이 가서 서류에 서명했는데 나중에 보니 보증 금액이 5천만원, 기간은 3년이었습니다. 지인은 연락이 잘 닿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보증을 무를 수 있을까요?
본인 사안은 계약 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 속아 맺은 보증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속인 사람이 은행이 아니라 지인이라면, 은행이 그 거짓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이 있어야 보증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 속인 사람이 계약 상대가 아니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보증계약의 상대방은 지인이 아니라 은행입니다. 민법 제110조 제1항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지만, 제2항은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에서 제3자가 사기를 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서명을 받은 계약이므로, 아무 사정도 모른 은행에까지 손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 은행이 알 수 있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은행 창구에서 지인이 직원 앞에서 형식상 서명일 뿐이라거나 금액이 작다고 설명했고 직원이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면, 은행이 알 수 있었다는 주장의 재료가 됩니다. 반대로 직원이 보증 금액과 기간을 하나하나 읽어 주고 확인 서명을 받았다면 이 주장은 힘을 잃습니다. 은행에 ① 서명한 보증 서류 일체 ② 설명 확인서 ③ 상담 기록의 사본을 요청해 당시 무엇이 설명됐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 취소는 은행을 상대로 직접 해야 합니다
제140조는 사기로 의사표시를 한 사람과 그의 대리인, 승계인이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142조는 상대방이 정해져 있으면 그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취소하도록 합니다. 지인에게 화를 내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은행 지점과 본점 앞으로 취소한다는 뜻과 그 이유를 적은 내용증명을 보내십시오. 취소가 인정되면 제141조에 따라 보증계약은 처음부터 없던 것이 됩니다.
■ 취소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제146조에 따라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계약한 날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속았다는 것을 안 날이 추인할 수 있는 날의 기준이 되므로, 은행에서 독촉장을 받거나 실제 보증 금액을 처음 확인한 날짜를 기록해 두십시오. 은행이 이미 보증 이행을 청구해 왔다면 답변을 미루지 말고 그 단계에서 취소를 함께 주장해야 합니다.
■ 취소가 어렵다면 지인에게 돌려받는 길을 준비합니다
지인의 부탁으로 보증을 섰다면 제441조의 수탁보증인에 해당해, 대신 갚은 돈을 지인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 제442조는 지인의 채무 이행기가 도래한 때 등에는 갚기 전에 미리 구상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둡니다. 거짓말로 손해를 입힌 부분은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으로 따로 청구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사기죄 고소도 검토 대상입니다. 지인의 재산이 빠져나가기 전에 가압류를 함께 고려하십시오.
■ 정리하면 이렇게 움직이시면 됩니다
① 은행에 서류 사본과 설명 기록을 요청합니다. ② 지인이 금액과 기간을 속인 메시지, 통화 녹음을 모읍니다. ③ 은행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이 보이면 은행에 취소 통지를 보냅니다. ④ 그렇지 않다면 지인을 상대로 구상과 손해배상을 준비합니다. 두 갈래는 동시에 진행할 수 있으니 자료를 갖춰 변호사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110조, 제140조, 제141조, 제142조, 제146조, 제441조, 제442조, 제7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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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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