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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11일조회 0

선물 받은 중고차 고장, 준 쪽에 따질 수 있나

외삼촌이 새 차를 뽑으면서 2014년식, 주행거리 16만 km인 승용차를 그냥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명의를 옮기고 3주쯤 지나 고속도로에서 계기판에 경고등이 켜졌고, 정비소는 변속기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며 380만 원짜리 견적서를 내밀었습니다. 정비사가 무심코 한마디를 보탰습니다. 이 증상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을 거라고요. 공짜로 받은 차라 말을 꺼내기도 민망한데, 알고도 넘긴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물로 받은 물건에 흠이 있을 때 준 사람이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지 정리했습니다.

공짜로 받은 물건이 고장 나면 원칙은 무엇인가

준 사람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민법은 증여한 물건이나 권리에 하자나 흠결이 있더라도 증여자는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돈을 주고 산 경우라면 판 사람에게 고쳐 달라거나 계약을 물리자고 할 수 있지만, 대가 없이 받은 물건은 사정이 다릅니다. 호의로 건넨 사람에게 품질까지 보증하라고 하면 아무도 선뜻 무언가를 주지 않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바탕에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차가 낡았다거나, 받은 뒤에 예상보다 빨리 부품이 닳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수리비를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10년 넘게 탄 차라면 언제 어디가 고장 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점도 받는 쪽이 감수한 것으로 읽힙니다.

그런데 준 사람이 고장을 알고 있었다면

여기서 예외가 열립니다. 같은 조문 단서는 증여자가 하자를 알고도 수증자에게 알리지 않은 때에는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모르고 준 사람과 알면서 숨긴 사람을 똑같이 대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변속기에서 소리가 나서 지난 1년 사이 정비소에 두 번이나 다녀왔으면서 "아무 문제 없다"고 넘겼다면, 그것은 호의가 아니라 수리비를 떠넘긴 셈이 됩니다. 이때는 그 하자로 생긴 손해, 대표적으로 수리비와 그동안 차를 못 쓴 데 따른 비용을 놓고 배상을 구할 길이 생깁니다.

문제는 증명입니다.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준 사람의 머릿속에 있으니 받은 쪽이 바깥의 흔적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 준 사람 명의로 남은 정비소 입고 기록과 견적서
  • 보험사에 접수된 사고 수리 이력
  • 차를 넘기기 전후에 주고받은 문자나 메신저 대화
  • 새 정비소가 적어 준 고장 원인과 추정 발생 시기

특히 정비 기록은 날짜가 찍혀 있어 힘이 셉니다. 증상을 처음 진단받은 날이 차를 넘긴 날보다 앞서 있다면 알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쓰입니다.

할부금이나 세금을 떠안는 조건이었다면

순수한 선물이 아니라 조건이 붙은 선물이었다면 결론이 바뀝니다. 민법은 상대부담 있는 증여, 즉 받는 사람도 무언가를 지는 증여에 대해 증여자가 그 부담의 한도에서 매도인과 같은 담보책임을 지도록 했습니다. 이런 증여에는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도 함께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남은 할부금 600만 원을 대신 갚는 조건으로 차를 받았다면, 그 600만 원만큼은 사실상 돈을 주고 산 것과 비슷하게 봅니다. 고장이 났을 때 그 범위에서는 판 사람에게 묻듯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구분순수한 선물조건이 붙은 선물
예시아무 대가 없이 차를 넘겨받은 경우남은 할부금이나 자동차세 체납분을 떠안는 조건으로 받은 경우
준 사람의 책임원칙적으로 없음떠안은 부담의 한도에서 판 사람과 같은 책임
예외고장을 알면서 말하지 않았다면 책임부담 한도를 넘는 부분은 순수한 선물과 같이 봄
받은 사람이 할 일알고 숨겼다는 정황을 모으기부담액과 하자를 함께 정리하고 기간을 확인하기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매수인이 하자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조건부 선물에서도 이 기간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고장을 확인한 날짜를 기록해 두십시오.

받은 차를 돌려주고 끝낼 수는 없나

받은 쪽이 먼저 계약을 물리는 길은 좁습니다. 고장 수리비가 차값보다 클 때 차라리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순수한 선물에서 받은 사람이 하자를 이유로 증여를 해제할 근거는 조문에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거꾸로 준 쪽이 마음을 바꾸는 경우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증여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았다면 각 당사자가 해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이미 이행한 부분에는 해제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차를 건네받고 이전등록까지 끝났다면 증여는 이행이 마친 상태이므로, 말로만 한 약속이었다는 이유로 차를 도로 가져가겠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정리하면 차를 주고받는 일이 끝난 뒤에는 어느 쪽도 쉽게 되돌리지 못합니다. 남는 쟁점은 고장의 책임을 누가 지느냐 하나입니다.

말을 꺼내기 전에 무엇부터 해야 하나

가족이나 지인 사이라 감정이 먼저 상하기 쉽습니다. 순서를 정해 두면 대화가 덜 거칠어집니다.

  1. 정비소에서 고장 원인과 추정 발생 시기를 적은 소견서나 견적서를 받습니다.
  2. 차를 넘겨받은 날짜, 이전등록일, 고장을 처음 안 날짜를 한 장에 정리합니다.
  3. 할부금, 체납 세금, 보험료처럼 대신 떠안은 돈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4. 준 사람에게 고장 사실을 알리고, 미리 알고 있었는지를 정중하게 묻습니다.
  5. 대화가 어긋나면 그때까지의 자료를 묶어 내용증명이나 지급명령, 소액사건 소송을 검토합니다.
주의
고장 난 부품을 정비소에서 그냥 폐기하게 두면 나중에 원인을 다툴 자료가 사라집니다. 교체한 부품은 돌려받거나 사진과 함께 보관해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수리를 서두르기 전에 다른 정비소의 의견을 하나 더 받아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지점은 어디인가

수리비가 몇십만 원이라면 대화로 정리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엔진이나 변속기처럼 금액이 크고, 준 쪽이 몰랐다고 버티는 경우에는 증거를 어떻게 엮느냐가 결론을 가릅니다. 정비 이력 조회 결과와 대화 내용을 시간 순서로 맞추는 작업, 조건부 증여였는지를 보여 줄 송금 내역 정리가 핵심입니다. 이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자료를 점검하면 청구할 금액과 근거를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정리

선물 받은 물건의 고장은 원칙적으로 받은 사람이 감수합니다. 예외는 두 가지입니다. 준 사람이 하자를 알면서 말하지 않았을 때, 그리고 받는 쪽이 할부금 같은 부담을 떠안았을 때입니다.

앞의 경우는 알고 있었다는 흔적을 찾는 싸움이고, 뒤의 경우는 부담의 크기와 6개월이라는 기간을 챙기는 일입니다. 어느 쪽이든 고장을 처음 안 날짜와 정비 기록이 출발점이 됩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554조, 제555조, 제558조, 제559조, 제561조, 제580조, 제582조

관련 안내: 부산 민사변호사 · 민사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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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명의 이전 전에 고장이 났다면 어떻게 되나요?

아직 차를 건네받기 전이고 증여 약속이 서면으로 남아 있지 않다면, 받기로 한 쪽도 증여를 해제하고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장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받기로 했다면 이후에 하자를 이유로 책임을 묻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준 사람이 고장을 몰랐다고 하면 끝인가요?

말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준 사람 명의의 정비 기록이나 보험 수리 이력, 차를 넘기기 전의 대화에서 증상을 언급한 흔적이 있다면 알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자료가 전혀 없다면 청구는 어렵습니다.

자동차세 체납분을 대신 낸 것도 부담에 해당하나요?

차를 받는 조건으로 체납 세금이나 남은 할부금을 대신 떠안기로 했다면 상대부담 있는 증여로 볼 여지가 큽니다. 그 금액의 한도에서 판 사람과 같은 책임을 물을 수 있으므로, 송금 내역과 그런 조건을 주고받은 대화를 보관해 두십시오.

부모님께 받은 차도 같은 원칙인가요?

가족 사이의 증여도 같은 규정이 적용됩니다. 다만 실제로는 관계 때문에 청구를 망설이시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리비 규모와 증거가 충분한지 먼저 따져 보고 대화로 정리할지 정식 절차로 갈지를 정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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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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